‘글루텐 프리’ 열풍! 건강을 위해 밀을 끊는 사람들
밀가루는 해롭다? 글루텐의 오해와 진실
호텔에 근무하는 L양은 최근 동료들의 권유로 한 달간 밀가루를 과감히 끊었습니다.
빵, 국수, 떡볶이 등 평소 즐겨먹던 것들과의 이별이 쉽지 않았지만, 몸 이곳 저곳에 효과가 느껴지니 참을 만 해졌습니다.
“늘 더부룩하던 속이 편해지고 일 년 내내 달고 살던 뾰루지가 없어졌어요. 배도 쏙 들어갔고요.”
요즘 L양처럼 밀가루를 원료로 쓰지 않는 음식만 섭취하는 ‘글루텐 프리’ 요법을 시행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글루텐(Gluten)은 밀가루 속 불용성 단백질 성분으로 반죽을 부풀게 하고 쫄깃쫄깃한 식감도 냅니다. 최근 이 글루텐이 장내 염증을 일으키고 소화기 질환과 피부장애, 천식과 비염, 두통까지 온갖 병의 원인이 된다고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데요. 미란다 커, 마일리 사이러스, 기네스 펠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서 몸매 관리를 하려는 여성들 사이에서 밀가루 기피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글루텐을 위한 변명
정말 글루텐이 만병의 근원일까요?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하고 더부룩한 느낌에 심하면 설사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선천적으로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여 나타나는 ‘젖당불내증’ 증상입니다. 마찬가지로 ‘글루텐 민감성’을 보이는 사람들은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 장애와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글루텐이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소장 점막에 남아 면역계를 자극해 염증을 유발한다고 하죠. 이 때문에 심각한 장염증질환인 ‘셀리악병’도 글루텐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셀리악병 환자들에 대한 면밀한 연구 결과 상당수가 글루텐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데요. 식품 속 다른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교수는 "셀리악병을 걱정해서 글루텐 프리 식품을 드시는 것보다 탄수화물을 적게 복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판 중인 글루텐 프리 식품에는 오히려 탄수화물과 당분, 나트륨의 함량이 높아 비만 등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무조건 밀가루를 기피하기보다 개개인의 체질을 고려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밀가루 현명하게 섭취하기
피자, 자장면, 파스타, 칼국수 등 밀가루 식품의 문제는 단순히 밀가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트륨, 설탕, 인공조미료, 지방(버터, 마가린, 쇼트닝 등) 등의 각종 첨가물과 조리법이 주범이라고 할 수 있죠. 밀가루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밖에서 먹는 밀가루 식품의 섭취량을 줄여야 합니다. 수입정제밀가루 대신 우리밀이나 통밀로 만들어진 식품을 구매하고, 집에서 건강식으로 조리해 먹습니다. 튀김보다 찜이나 국으로 담백하게 섭취하세요. 면류를 주식으로 먹을 때는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 식품(고기, 달걀 고명)을 곁들여 먹으면 좋습니다.
밀가루 음식을 중단하려면 한 번에 끊기보다는 일주일에 걸쳐 서서히 줄여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완전히 안 먹을 수 없지만 건강을 위해 노력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