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의 차이는 편견하고는 조금 다른 걸로 보아야할 것입니다.
사실 편견도 입장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많지만 그 당사자가 아니면 제 3자는 확실한 내용을 모으면서 자신의 눈으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요즘 최저 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근로자와 기업주, 정부가 크게 갈들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노동자를 대표하는 측에서는 기업주와 정부 안에 반발해서 회의에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는데 거부해도 조만간 올 해의 최저임금은 결정이 날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물가가 올라 피해를 더 본다.”(근로자)
“더 올리면 문 닫을 수밖에 없다. 도와주십시오.”(기업주)
“현 최저임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앞서 올해 5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산업현장을 돌며 들은 당사자의 목소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에 대해 하나같이 불만을 토로했다. 걱정은 하나였다.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최근 이런 내용의 ‘현장방문 결과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최저임금 위원이 사업장을 방문해 근로자와 사용자로부터 들은 의견을 종합한 1부와 근로자·사용자·근로감독관과 위원 간의 집담회 내용을 정리한 2부로 구성돼 있다. 이번 현장방문은 9명의 공익위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근로자위원이 최저임금법 개정에 반발해 최저임금위 참여를 거부한 탓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용자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와 같은 시간당 7530원으로 동결하거나 올리더라도 소폭 인상을 원했다. 근로자는 8000~9000원을 희망했다. 다만 9000원을 바란 근로자도 “그만큼 올리면 좋겠지만 회사에서 사람을 자르려고 할 것 같아서 8000~8500원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자리를 걱정하는 셈이다. 노동단체 소속인 근로자위원 요구안(1만790원)과는 금액도, 고용 사정에 대한 인식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최저임금이 오른 뒤 근로자의 생활은 어떨까. 의외로 불만이 많았다. 경비와 같은 감시단속업무에 종사하는 김모씨는 “야간 업무가 줄고 휴게시간이 늘면서 20만원이 줄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황모씨는 “기사 식당 밥값이 5500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제일 싼 곳이 7500원”이라며 “급여는 그대로인데 물가가 올라 피해를 더 본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고용 사정과 근로조건이 악화했다는 얘기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일자리를 찾고 있는 박모씨는 “회사 경영에 도움을 주면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전해지도록 해 달라”고 공익위원에게 부탁했다. 사용자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금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과 관련, 근로자들은 “고용보험 가입 등 어려운 조건을 달아 (사용자가)신청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용자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사용자의 고민도 깊었다. 집담회에 참석한 모 제빵 가맹점주협의회 부산지회장은 “26개 점포 중 10개 점포는 사장이 직접 제빵기술을 배워서 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업소가 고용을 줄였다는 얘기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임원은 “일거리가 많아지면 기계화라든가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일자리를 늘리는 대신 대체 생산수단을 확대하는 쪽으로 개편이 추진되고 있음을 전했다.
모 편의점주협의회 자문위원은 “최저임금이 시장논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 강도가 높다든지 생산성이 높은 업종은 모르겠지만 편의점은 그렇지 않다”며 업종별로 구분해 최저임금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력 운용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부산봉제산업협동조합 임원은 “회사 문을 닫을 지경인데, 50~60대 여성이 대부분인 봉제업의 경우 문 닫으면 기술 없는 분들은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급여에 차이를 둘 수 없어 숙련공이 직장을 그만두는 형편”이라는 호소도 나왔다. 한 사용자는 “올해 같은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정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도와주십시오”라며 공익위원들에게 읍소했다.
단속권을 가진 근로감독관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다. 부산동부고용청에 근무하는 근로감독관은 “다수의 사업주가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경남 진주의 근로감독관은 “제조업 근로자는 생계를 목적으로 일한다. 프랜차이즈나 편의점·PC방은 잠시 일하는 아르바이트 정도여서 인식이 다르다”며 생계형 근로자와 아르바이트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휴수당(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자동으로 주어지는 하루치 임금) 미지급 문제는 대체로 아르바이트 업종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그나마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뒤 신고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라 해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근로감독관의 고충이었다
일자리안정자금과 관련, “사업주가 보험금만 올랐다고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원제도가 복잡해 철회하는 사례도 많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안정자금이 근로자에게 간다는 보장도 없고 복잡하니 근로장려세제(EITC)가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도입 취지와 현재 적용되는 최저임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체계적인 틀이 있어야 효율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한데, 위에서는 결정만 하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알아서 하라고 한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해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중앙일보,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어느 직종이나 직장이든 간에 돈을 많이 줘서 싫어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저도 올려 준다고 하면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그러나 그게 올려줘서 문제가 아니라 올려 줄 돈이 있느냐의 문제라고 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임금은 겨우 10%도 안 올리면서 임대료는 20 ~ 30%가 올라도 감당하지 않는냐는 얘기들을 하던데 그래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못 견딘다는 것입니다.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하고 임금을 올리라고 하면 누구가 그것을 반대하겠습니까?
임대료 올라가고 임금 올려주자니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과히 틀린 것은 이닌 것 같습니다. 제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무슨 얘기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갈등이 있는 봉합이나 갈등을 무시한 정책은 반드시 여파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에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 것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