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10여 년 넘게 단골로 가던 이발관에서 머리를 깍으러 갔었다.
그 이발소는 70이 넘은 노부부가 종업원도 없이 운영하는 새마을 이발소로 우리가 생각하는 옛날 이발
관의 모습 그대로이다.
남편은 머리를 깎고 아내는 염색을 하고 머리를 감겨주는 분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30여 년 넘게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한 지 1년이 넘어서 1년 만에 찾아가서 이발도 하고 염색도 하
였는데 TV에서 미스터 트롯 멤버들의 재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염색을 하면서 그 아주머니는 미스터트롯맨들을 무지하게 좋아하지만 그중에 김호중 팬이라고 이야기
를 한다.
그러면서 일반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김호중에 대한 정보들을 이야기해 주는데...
김호중의 팬클럽이 4만 명이 있는데 너무 적어서 속이 상하지만 그 팬클럽에서 돈을 모아서 코로나 성
금도 기부를 하고 김호중의 학교에도 기부를 하며 적립금도 몇 억이 될 정도로 많이 모아 놓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왜 팬들이 그냥 좋아하면 되지 그렇게 돈을 모아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 했더니....
그것이 무엇이 이상한 것이냐고 하면서 자신도 10만원 정도는 얼마든지 회비를 낼 용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작은 돈도 아니고 그런 돈을 왜? 했더니.....
자신이 김호중의 노래를 듣고 받은 위로를 생각한다면 전혀 아깝지도 않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우리 국민들이 우울해하고 있을 때 미스터트롯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는가를 한 번 생각해보라고 한다.
할 말은 없었다.
요즈음은 걸그룹들 삼촌팬클럽들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팬클럽들은 여성들이 대부분으로 아이돌이
나 스타들의 팬클럽으로 그 숫자들이 수십 만 명이 넘기도 하는데 지금은 글로벌 시대니 BTS 같은 팬클
럽의 숫자는 수천만도 넘을 것이다.
그래서 전에는 남자들이 팬클럽을 결성하는 일은 없는데 왜 여성들은 팬클럽에 가입하기를 좋아하고 자
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자신의 가족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그 이유를 분석해 본 적
이 있었다.
그 때는 남녀의 자아(自我) 곧 멘탈(mental)의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여성들은 가정에서 남편이나 자식들 그리고 부모들 특히 시부모들에게 위로나 위안을 받는 것보다 상처
와 설움을 받는 일이 더 많기 때문에, 가족들에게서 상처를 받는 것을 스타를 통해서 위안을 받아야 하
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상을 희생해가면서 팬클럽 활동을 하는 것이나 자신의 가족들보다 팬클럽
의 일이 우선인 사람들까지 이해를 해 줄 생각은 없다.
자존감이 높거나 자아가 제대로 확립된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나 스포츠팀을 응원하는 정
도로 좋아하지 자신의 일상을 희생하면서까지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유투브를 만들어서 방송을 하고 광고를 하는 것....
만약 집 사람이나 딸이 그렇게 한다면 아마도 나는 말릴 것이다.
각자의 생각의 차이기는 하지만 그냥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만 하면서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첫댓글 네, 말씀하신 그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