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번 2018년에 열린 축구 지상 최대 토너먼트 대회가 끝이 보인다. 그래서 3·4위전을 앞두고 간단하게 프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경기는 벨기에 vs 잉글랜드이다. 두 팀 다 유럽의 강호이다. 더 웃긴 점은 이번 대회 전까지 한동안 네임벨류에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 했다.
벨기에는 한 동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 했으나 쿠르투아(첼시), 루카쿠(맨체스터유나이티드), 에덴 아자르(첼시), 케빈 데 브라이너(맨체스터시티), 베르통언(토트넘), 콤파니(맨체스터시티), 알더베이럴트(토트넘) 등등 이름값있는 젊은 선수들을 배출하기 시작했고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서 오랜만에 월드컵 본선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본선에서도 알제리, 러시아, 대한민국을 잡고 16강에 오르고 거기서도 미국을 잡고 8강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게 발목을 잡히며 강팀을 넘지 못 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솔직히 여기까지는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었으니 경험만 쌓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강팀을 넘지 못 하는 것은 유로 2016에서도 있었다. 같은 조였던 이탈리아를 넘지 못 했고 8강에서는 웨일스에게 패배해 기적의 희생양이 되었다.
잉글랜드는 더욱 심각했다. 유로 2008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해 본선에 진출하지도 못 했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고 16강에서 독일에게 1 : 4라는 처참한 스코어를 내며 탈락을 했다. 루니(DC유나이티드), 제라드(레인저스감독), 램파드(더비카운티감독)이 포진되어있는 황금세대가 낸 성적이라서 충격이 컸다. 유로 2012에서는 본선에 진출하고 조 1위로 당당히 8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이탈리아를 상대로 졸전을 거듭한 끝에 승부차기로 패배해 탈락했다. 그리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아예 조 최하위로 탈락을 했다. 유로 2016에서는 손쉽게 예선을 통과하며 순조로워보였다. 그러나 거기서도 졸전을 거듭하며 웨일스에게 밀려 조 2위로 16강을 가더니 거기서는 아이슬란드에게 1 : 2로 패배를 당하며 겨울동화의 흥행의 희생양이 되었다. 진짜 그 경기는 아깝게 진 것도 아니고 아이슬란드가 좀 더 잘해서 졌다.
하지만 벨기에와 잉글랜드 둘 다 체질개선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벨기에는 유로 2016 이후 빌모츠를 경질하고 2012 / 13시즌 위건을 FA컵을 우승시키고 2013 / 14시즌 에버튼을 리그 5위로 이끌어 2014 / 15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진출시키는데 성공시킨 하비 마르티네즈 감독을 선임했다. 그리고 그는 벨기에를 2018 러시아월드컵에 가장 먼저 본선으로 진출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도 파나마, 튀니지, 잉글랜드를 격파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비록 16강 일본전에서는 졸전을 거듭한 끝에 간신히 샤들리(웨스트브로미치)의 결승골로 8강에 올랐지만 8강에서는 강호 브라질을 격파하며 체질개선이 성공했음을 증명했다. 잉글랜드는 유로 2016 이후에 호지슨(크리스탈팰리스)이 사퇴하고 샘 앨러다이스를 선임했지만 중간에 폭행 등 논란이 생겨 결국 사퇴해 연령대 대표팀을 맡았던 사우스게이트를 선임했다. 근데 이 젊고 세련된 감독은 전임 감독들과 다르게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일단 대표팀 내 선수들끼리의 작은 불화(소속팀이 서로 라이벌 관계여서)를 고쳤고 각각의 강점을 중심으로 전술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에 간단하게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본선에서도 튀니지, 파나마를 격파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16강에서는 콜롬비아(승부차기), 8강에서는 스웨덴을 격파하며 4강에 진출했다. 비록 두 팀 다 4강에서 각각 프랑스, 크로아티아에게 패배해 3·4위전에서 재회했지만 매우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벨기에의 하비 마르티네즈 감독은 이번 본선에서는 3-4-3 포메이션을 주로 썼다. 이 포메이션은 확실히 강팀을 상대로도 위력적이고 약팀을 상대로도 네임벨류가 더 높으면 괜찮은 포메이션이다. 왜냐하면 벨기에의 빠른 템포의 공격과 수비의 안정감이 공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래서 파나마, 튀니지를 상대로 대승을 할 수 있었고 빠른 템포로 브라질을 붕괴시키는데 성공했다.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번 본선에서는 3-5-2 포메이션을 주로 썼다. 이 포메이션은 투톱 포메이션을 통해 상대 수비진의 초점을 분산시켜 케인(토트넘)의 위치선정 능력을 살리고 수비진의 안정화가 될뿐더러 영(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트리피어(토트넘)의 공격 성향도 살리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튀니지, 파나마를 무찌르고 가볍게 16강에 진출해 콜롬비아(승부차기), 스웨덴을 격파하며 4강에 진출했다. 더 놀라운 점은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승리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해냈고 스웨덴에 약한 점도 깼다.
아마 이 두 팀 다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고 해도 잉글랜드가 좀 더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벨기에가 조별예선에서는 승리를 했지만 그건 이미 16강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1, 2위를 다투는 상황이었고 오히려 2위로 올라가야 대진이 좀 더 좋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지 않은 승리였다. 게다가 전적은 잉글랜드가 15승 1무 1패로 그 의미가 크지 않은 패배를 제외하면 무패였다. 그리고 둘 다 체질개선이 잘 되었고 네임벨류가 비슷하다. 그래서 전적이 좀 더 우세한 잉글랜드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두 팀 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