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카트라즈 감옥에서 열린 베네피트 화장품 이색 발표회]
초대된 37개국 기자, 죄명은 섹시… 수갑 채우고 감옥에 수감시켜
CEO "당신이 즐겁다면 우린 성공"
시작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음식점에서였다. 볶음밥을 먹고 있는데 머리에 무스를 바른 경찰 한 명이 갑자기 들어섰다. "송혜진씨죠? 지난주에 광화문에서 불법 횡단 하신 적 있죠? 그리고, 섹시하시죠?" "네에?"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경찰은 분홍색 수갑을 꺼냈다. 그러고는 손목에 '철컥' 채웠다. "당신을 섹시한 죄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알카트라즈 감옥에 호송합니다!" 식당 안 사람들이 키득키득 웃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중얼거렸다. "이런 베네피트…."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경찰은 분홍색 수갑을 꺼냈다. 그러고는 손목에 '철컥' 채웠다. "당신을 섹시한 죄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알카트라즈 감옥에 호송합니다!" 식당 안 사람들이 키득키득 웃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중얼거렸다. "이런 베네피트…."
- ①알카트라즈 감옥에서 열린 베네피트 신제품 행사. 댄서들이 춤을 추고 있다. ②감옥 행사장 입구. 철문 앞에 베네피트의 상징인 마네킹이 서 있다. /베네피트 제공
◇수갑 차고 감옥에 갇히다
저녁 8시. 영화 '더 록'의 배경으로 쓰였던 알카트라즈 감옥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한번 갇히면 나올 수 없었다는 악명 높은 곳. 이젠 사적지(史跡地)이자 관광 명소지만 특별한 허가 없이 안에서 행사를 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 기자들과 줄을 지어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삐걱거리는 철문을 열자 느닷없이 베네피트의 직원들이 튀어나오며 외쳤다. "웰컴 투 알카트라즈!"
- 경찰 변장을 한 베네피트 직원이 식당에 있는 기자를 찾아와 “체포하겠다”고 하는 모습.
베네피트 CEO 장 앙드레 루조(Rougeot)는 "'쉽다' '유죄' '감옥'이라는 콘셉트를 정해놓고 끝까지 밀어붙인 행사"라고 했다. "우리는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될 만한 일을 한다. 당신이 즐겁다면 유쾌하다면, 그것만으로 성공이다."
◇웃음을 판다, 도시를 판다
감옥에서 시달리다 탈출한 13일. 베네피트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루조 사장과 다시 마주 앉았다. "혁신을 만들려면 우리부터 제정신이 아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웃음 마케팅'을 위한 예산을 따로 책정한다." 그는 "우리의 시작은 처음부터 재기발랄했다. 그 뿌리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시(市)의 협력도 컸다. 루조 사장은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도 동성연애 결혼을 합법으로 인정하고 소수민족을 차별하지 않는 도시다. 그 자유로운 정신이 베네피트를 있게 했다고 믿고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를 알리기 위해 애쓴다"고 했다. 베네피트의 모든 제품 패키지는 샌프란시스코의 명소(名所)를 배경으로 한다. 알카트라즈 감옥 행사도 시의 협조가 있기에 가능했다. 루조 사장은 "우린 웃음을 팔고 샌프란시스코를 판다. 우리가 그 어떤 브랜드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