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거리두기 속 이러닝, 원격근무, 음식배달, 공유 스쿠터 분야 활발 -
- “단순 시장 확대 넘어 생활양식이 변하는 과정”, 장기성장 기대 -
대만은 2003년 사스 이후 기침, 발열 증상이 있을 경우 타인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생활화돼 있을 정도로 공중 보건위생 의식이 높은 곳이다. 대만은 2020년 1월 21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감염원을 알 수 없는 국내 감염 사례도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집단 발병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이러닝, 원격근무, 음식배달 서비스, 공유 스쿠터 등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닝
대만은 1월 21일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당초 2월 11일 개학 예정이었던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개학일을 2월 25일로 2주간 연기했고 대학들도 2월 25일 이후로 개학을 연기한바 있다. 3월 중순경 타이베이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확진환자 2명이 발생해 해당 학교가 14일 간 휴교하기도 했고 현지 명문대인 대만대학교는 4월부터 수강자가 많은 강의를 위주로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하면서 대만 교육 시장 내 이러닝 관심에 불을 지폈다.
코로나19 이후 대만 이러닝 시장에서는 PaGamO, Hahow, VoiceTube와 같은 대만계 스타트업과 Snapask와 같은 외국계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PaGamO는 온라인 게임에서 미션을 수행하듯 초·중·고 교과과정별 과제를 수행하면서 영토를 개척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원격교육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이 업체 창립자인 Mr.Yeah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로 일일 활성 사용자(DAU, Daily Active User) 수가 2만 명 수준에서 4만 명으로 배증했다고 한다.
크라우드 펀딩 형태의 온라인 강좌 플랫폼인 Hahow도 코로나19 이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외국어를 비롯해 각종 직무, 취미생활 관련 강좌를 이용할 수 있는데 강좌 개설을 위한 예매기간 동안 모금한 예약금이 목표액을 달성하면 강좌가 시작되고 목표액 달성에 실패할 경우 예약금 전액을 환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업체는 2019년 12월 400만 달러에 달하는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기업 교육 서비스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이 업체가 받는 기업 교육 문의는 한 달새(2020년 2월/1월) 두 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3월에는 직원 수가 1만 7000명에 달하는 금융지주회사와 제휴에 성공해 주목받기도 했다.
유투브 콘텐츠 기반 영어 학습 플랫폼인 VoiceTube도 있다. 이 플랫폼은 콘텐츠 내용에 따른 영어·중국어 자막 생성, 핵심 단어장, 받아쓰기 테스트, 따라 읽기 기능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원 수가 380만에 달하고 8만 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10월에는 340만 달러에 달하는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해 일본, 베트남 등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계 화상영어 업체로 대만,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iTutor그룹의 경우 설립 5년 되던 해(2003년)에 사스가 발생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바 있는데 2020년 2월에는 코로나19로 사용량이 전년대비 3배 증가했다.
PaGamO 사용화면(상), Hahow 인기강좌(하)
자료: PaGamO 유튜브 채널, Hahow 홈페이지
원격근무
코로나19 확산에 대만 기업들은 원격근무·재택근무를 대책의 일환으로 고려하고 있다. 대만의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TSMC는 3월 말 들어 생산직 이외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4월 초 청명절 연휴 기간 내 유동 인구 증가로 감염 확산이 우려되자 전자업계, 금융계, 여행업계는 속속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 지원 프로그램 업체인 U-Office Force사 Mr.량 최고경영자는 “대만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1년 원격근무 시장 규모가 배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원격근무에 대한 기업의 심리적 저항감이 많이 해소된 상황이며, 코로나19 이후 2021년경부터 이 분야에 대한 기업의 구매·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만에서는 아마존 워크스페이스(WorkSpace)·차임(Chime),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 웹엑스(Webex), 슬랙(Slack) 등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외에도 M+메신저, U 미팅, U 웹세미나, U-Office Force 등과 같은 현지 프로그램이 이용되고 있다. 하드웨어 분야 대만기업들도 시장 참여를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VR 업체인 HTC는 VR 기반 협업 플랫폼인 VIVE Sync를 출시했고 컴퓨터 업체인 Acer는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컴퓨터 업체 Gigabyte는 원격 근무 수요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운영비용 절감 필요도 높아진 데 착안해 전자제품 유통업체와 협력해 노트북PC 렌탈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로 급부상한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의 경우, 보안 문제가 제기되자 대만 정부(행정원)는 각 부처와 정부 출연·출자 기관에 공문을 보내 사용금지를 지시했다. 원격근무 수요 확대는 정보보호 중요성을 제고해 바이러스 백신, 네트워크 보안, 원격 접근·제어, 특권계정 관리, 클라우드 보안 감시 등 정보보호 서비스 시장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현지 산업연구기관은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