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됫박과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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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꺼내도 꺼내도 끝도 없고 한도 없이
나오는 보물단지를 화수분이라고 한다.
옛날 가난한 농사꾼이 있었다.
어느 해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라고는
좁쌀 한 톨 없었다.
어느 날 생각다 못해 집에 있는
솥단지 숟가락 젓가락만 남기고 나머지
집에 있는 세간을 몽땅 장에 내다 팔았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겨우 쌀 한 됫박을 살 수 있었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한 됫박을 사서
어깨에 메고 가는데 앞에
한 남자가 큰 함지박에 개구리를 잔뜩 담아서 온다.
"그 개구리는 뭣에 쓰려하오"
"아 하하, 집에 먹을 것이 없어
이거라도 구워 먹으려고요"
흉년이 들어 살기가 어려우니
개구리라도 잡아먹고살아 보겠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농부의 생각은 저것들도
한 세상 살아 보려고 태어났을 텐데
한 철도 살아 보지 못하고 죽
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애처로웠다.
그러다 농부는 쌀자루를 내려놓고
넌지시 말을 꺼낸다.
"쌀 한 됫박 드릴테니
그 개구리 나에게 파시오." 하니
남자는 얼시구나 하고 승낙한다.
그런데 농부는 근처에 있는 연못으로 가더니
개구리들을 물속으로 다 넣어주었다.
이제 농부는 개구리도 없고 쌀도 없다.
그런데 돌아가는 농부의 등 뒤에서
갑자기 개구리 때가 '개골개골' 하면서
요란스럽게 물 밖으로 몰려나온다.
무슨 일인가 해서 보니 개구리 때가
물속에서 낡은 바가지 하나를
끌고 나온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농부는
미소를 씨익 지으며
그 바가지를 받아 들었다.
"그래 저 미물도 고마움의 표시로
낡은 바가지로 은혜 갚음을 하나보다."
이렇게 생각했다.
낡은 바가지 하나 들고 돌아온 농부는
마루에 걸터앉아 하늘만 바라본다.
그때, 쌀이라도 사 오면 죽이라도 끓여 먹으려
아이들과 함께 기다리던 아내는
남편이 돌아온 기척에 반갑게 남편을 맞는다.
"여보 쌀은 어디 있소"
"으이 그게,
쌀 대신 빈 바가지 하나 가져왔소,
부엌 부뚜막 위에 얹어
놓았으니 소중하게 쓰소."
아내는 싱긋 웃고 아무런 생각 없이 부엌으로 나간다.
"여보, 당신 농담도 참 잘하시는구려,
빈 바가지라 그러더니 쌀이 한가득
들어 있구먼요."
어! 농부는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부엌으로 간다.
아니 이럴 수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아내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배고픔에 지친 농부는
이상하게 생각을 하면서도 깊은 생각할
여유가 없다.
쌀밥 지어 맛있게 먹을 생각 외에는...
다음 날 아침 아내가 부엌에 나가더니 놀라 펄쩍 뛴다.
아니 비어있던 바가지에
또 쌀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비워지면 또 가득하고,
또 비워지면 가득하고 농부는 조용히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본다.
개구리들이 목숨을 살려 준 은공을
화수분 바가지로 갚으려 함이구나 하고...
그 후 농부는 주위에 배고픈 사람들에게
쌀을 나누어주어 서로 배고픔을
이겨내었다.
그러나 그 화수분 바가지는
농부가 죽은 후로는
더 이상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짧은 옛날이야기 속에서
내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