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스산 감자 [구수영]</p><p> </p><p> </p><p> </p><p> </p><p>서산 사는 지인에게 감자 한 상자를 주문했더니</p><p>스산 감자가 왔다 스산 스산 몇 번이고 말하는데</p><p>입에 착착 감기는 스산 감자</p><p>지난해 오월이었던가 그녀 음니 부고를 받고</p><p>갔던 스산, 마애 삼존불상이</p><p>얼뜨기 천주교 신자에게 어서 오라고</p><p>손짓하는 삼거리</p><p>까막 치마저고리에 화장기 없는 그녀</p><p>나는 이제 고아가 되었네</p><p>나는 이제 고아가 되었어</p><p>하얀 감자꽃 꽃 내 은은하던 오월이었다</p><p>스산 감자 몇 개 꺼내 삶는다 가장 순도 높은 온도에서</p><p>마침내 몸을 터트려 적멸에 든 하지감자</p><p>포실포실한 속살에 굵은 소금을 살짝 찍으면</p><p>그 찰진 식감이 가슴 아린</p><p> </p><p>             - 흙의 연대기, 도서출판 실천, 2021</p><p> </p><p> </p><p> </p><p> </p><p>* 서산이라고 쓰고 스산이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p><p>스산 스산...</p><p>대개 학암포를 가거나 천리포수목원을 갈때는 서산을 지나가게 된다.</p><p>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서산에서 들러가는 곳이 딱 두군데다.</p><p>하나는 '커피 린'. 드립커피를 잘 내리는 집이다.</p><p>또 하나는 '소박한 밥상'이다. 정갈한 음식을 정말 소박하게 내오는 집이다.</p><p>그런 스산을 지나치려면 길가에 육쪽마늘을 팔곤 하였다.</p><p>그래서 스산하면 아,육쪽마늘이 떠오른다.</p><p>감자가 포슬포슬한지는 이제 알았으니 학암포 가는 길 있으면 감자를 사봐야겠다.</p><p>서산을 스산이라고 하면 커피도 크피라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ㅎ</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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