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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드래코니안, 테론
ㅡ 내심장이 다시 뛰면 전설의 드래곤이 눈뜨고 세상은 멸망의 길이 생긴다 ㅡ
“옛날에 필렌이라는 드래곤들의 왕이있었단다.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있는 필렌은 인간과 드래곤을 동시에 다스
렸다는 얘기도 돌았단다.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는 인간과 드래곤이 함께 살았다고 했잖니? 그 때,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드래곤이 바로 필렌이란다.”
“우와, 그럼 필렌은 지금 어떻게됬어요?”
“모습을 감추었단다……. 어느날 갑자기……. 그때부터 드래곤은 인간이 필렌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인간들을
공격했지.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고…… 길가에는 시체들이 널려져있었단다.”
마치 회상하듯 지그시 눈을 감고 찬찬히 말하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눈을 떴을 땐 눈가에 눈물이 가득 서려져있었다.
할아버지가 말을 다시 이을려 할때,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손님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활짝 웃으며 문 쪽으로 달려가나는 프렌. 하지만 점점 얼굴이 굳어져갔다. 문 앞에는 핏방울이 떨어져
있었고, 의자에 앉은 남자는 커헉, 거리며 피를 토해냈다. 여기를 병원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하지만 프렌은 다급히 방으로 들어가 서랍 안에서 구급상자를 꺼내 왔다. 붕대를 꺼내고 소독약을 꺼내 남자의 팔에
있는 커다란 상처에 발랐다. 괴로운 신음을 토해내며 프렌의 어깨를 턱 하고 잡는 남자.
“하넨……흐윽, 하넨을 살려줘…….”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아픔보다는 애처로움이 가득 묻어나는……. 하넨, 쓰러질 때까지 그가 불른 이름이였다.
할아버지는 남자를 업고 방으로 들어왔다. 온 몸에 칭칭 감긴 하얀 붕대는 붉게 물들어갔다. 그 때, 프렌의 눈에 띄는
손목에 그려진 독수리 문향. 낯이 많이 익었다. 손목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프렌을 힐끔 보고 할아버지는 물든 붕대를
갈며 말했다.
“가세론 기사단이군. 얼마전에 드래곤들과 싸우러간댔더니 돌아왔나보구나”
“가세론……기사단이요? 기사단이 어떻게 여기에…….”
“드래코니안.”
할아버지의 중얼거림에 프렌은 무슨 뜻이냐는 듯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할아버지의 눈이 잠시 흔들리더니
이내 입을 때었다.
“드래곤과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종이란다. 드래코니안과 드래곤뉴트가 있는데, 드래코니안은 인간쪽에 가깝고
드래곤뉴트는 드래곤 쪽에 가깝지. 드래코니안은 높은 지능을 가졌고, 드래곤뉴트는 더 높은 힘과 지능을 가졌지.
하지만 그 둘은 브레스를 쓸수없어. 가끔 정체를 숨기고 기사단에 들어가는 드래코니안들도 있단다.”
동공이 커진 프렌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이도 나와 같은 드래곤이다. 하지만 드래곤도, 인간도 아닌 혼종이다.
왠지모르게 눈이 찡했다. 드래곤도아니고 인간도 아니고, 그 사이에서 얼마나 방황했을까. 프렌은 자신도 모르게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안쓰러운 눈빛을 하고 남자를 쳐다보고 있는 프렌을 보고 할아버지는 너무 가까이
하지말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가셨다. 프렌은 할아버지의 왼쪽 손에 있던 상처가 붉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 ● ●
“…….”
푸른 색 눈을 반짝이며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남자. 그의 옆에는 프렌이 붕대를 감다말고 잠들어있었다.
남자는 자신이 덮고있던 이불을 프렌에게 덮어주고 방을 나갔다. 그의 눈에 띈 건, 의자에 앉아있는 한 긴 생머리의 남자.
긴 생머리의 남자는 손을 튕기더니 이내 다시 할아버지로 변했다. 남자는 놀란 눈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인기척이라도 해주시오. 프렌인 줄알고 깜짝놀랐소.”
“당신……. 마법사…….”
말을 잇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손가락으로 공중에 가로로된 선을 그었다. 그러자 남자의 입이 닫히더니 입술이 떼어지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주름진 얼굴로 씨익웃으며 말했다.
“비밀로 해주시게. 프렌이 알면 안돼”
남자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끄덕거리는 동시에 입술이 떼어졌다. 할아버지는 또 다시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에게
의자를 내밀었다. 남자는 어떨결에 할아버지와 마주앉아버렸다. 할아버지는 남자에게 차와 빵조각을 내밀었다.
남자는 고개를 숙이며 차와 빵을 들었다. 할아버지는 남자의 맞은 편에 앉아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다시 붉은 눈의
남자로 변한 할아버지. 자신 앞에 놓인 홍차를 후루룩 마시고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드래코니안. 테론이 자네 이름인가?”
“……마법사는 다르군요”
“헬린이라고 불러주게.”
헬린은 테론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부담스러운 시선에 테론은 고개를 숙이고 차를 마셨다. 헬린은 아무감정도
없는 눈으로 테론을 훑었다. 손등위에 반짝이는 비늘하나. 헬린은 피식, 웃으며 빵을 베어먹었다. 테론은 피식웃는 헬린
을 보며 잠시 주춤했다.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는 테론. 더이상 여기에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벌떡일어났다.
헬린은 테론을 보지도 않고 차를 후루룩 마셨다.
“그만 가봐야 할것같습니다.”
그러자 손을 튕기며 다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한 헬린. 그와 동시에 쾅ㅡ하고 문이 열리고 충혈된 눈으로 테론 앞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는 프렌.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였다. 프렌이 테론의 어깨를 턱, 하고 잡자 으윽, 하며
쓴 신음소리를 내뱉는 테론. 프렌은 씨익웃으며 그 자리를 계속해서 쳤다.
“이봐, 아직 낫지도 않았으면서 어딜 가겠다는거야? 눈떠보니까 너가 없어서 깜짝놀랐잖아. 벌써 죽어서 할아버지가
묻은줄 알았지, 하하하. 나을 때까지 어디 갈 생각마. 아, 특별히 하숙비는 공짜로 쳐주지.”
빠른 속도로 말하는 프렌의 말에 테론은 멍해졌다. 프렌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테론의 어깨를 퍽, 소리가 나게 쳤다.
어깨의 붕대는 다시 붉게 물들고 테론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헬린은 인자한 웃음을 띄으며 허허, 하고웃었다.
프렌은 씨익 웃다가 손뼉을 치고는 아파하는 테론을 보며 말했다.
“하넨은 누구야?”
프렌의 질문에 테론의 얼굴은 굳어져갔다. 프렌은 실수했다는 걸 알아차려 자신의 입을 탁탁 쳤다. 테론은 씁쓸한
미소를 띄으며 고개를 푹숙였다. 분위기가 갑자기 다운되버렸고, 테론의 등뒤에선 검은 오로라가 보이는 착시현상도
생겼다. 그렇게 침묵을 깬 건 테론이였다.
“늦었……겠죠. 피도 많이흘렸었는데…… 나때문에…… 내가 죽인거야.”
내가 죽인거라는 말 한마디에 프렌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져갔다.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과거.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마을과 여러마리의 드래곤들. 그리고 드래곤들 사이에서 한 중년의 여자의 심장에 칼을 꽂은
한 어린 소녀, 테르시아 프렌. 피가 솟고 중년의 여자는 프렌을 쳐다보며 서서히 숨을 거두었다. 자신의 손에 잔뜩묻은
빨간 피를 보고 온 몸을 떠는 프렌. 그런 프렌을 뒤에서 꼭 안아주는 키이누 헬렌. 그의 입가엔 자그만한 웃음이 띄어졌다.
잠시 회상에 젖어있는 프렌을 보고 헬렌은 자리에서 일어나 프렌의 어깨에 손을 탁 하고 얹었다. 프렌은 화들짝 놀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리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테론을 보며 말했다.
“소중한 사람이구나….”
안녕하세요 큼훼입니다^.~ 처음으로 판타지 소설을 써봤는데 어떨지 몰르겠네요ㅠ.ㅠ 드래곤을 바탕으로 쓴 소설입니다. 평소에 드래곤 판타지 소설을 너무 좋아했거든요 호호-0-.. 그저 여러분들이 재밌게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내요ㅠ눈팅은 하지마시고 댓글달아주세요! 감사합니다 여러분^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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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옷. 아직까지 드래곤과 인간의 혼혈에 대해서 다룬 작품은 처음인듯 하군요.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