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동안 눈팅만 하다가...정말 여유가 생격서... 가문 순례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알고 이 게임을 한다면 재미가 몇 배는 될껍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세상 이치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갈런지는 모르겠지만... 시간 여유가 있을 때까지 한번 해볼 요량입니다.
아... 저는 역사전공자이고 학위도 소유했습니다... 이 게임에 몇 년을 푹빠져서 역설사를 향한 애증을 담고 있는... 쿨럭
역사는 취미로 하면 재미있지만... 전공으로 한다면... 너무나도 암담합니다...
현실이 암담해서 이 게임에 빠져 계속하는 건지... 원... 계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의문이 들때가...
역사는 역사가의 평가에 좌우되기도 하지만... 현재의 상태를 보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 속에서 움직이는 가문들 중 오늘날까지 빛나고 있는 가문을 뽑으라면 단연 베틴 가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알게쉽게 설명한다면... 지금 현재 유럽사회에서 대우받고 사는 집안이 베틴 가문 자손들이라 이겁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후손은 현재 바이에른 주에 망명하여 지방의원하고 있을겁니다. 물론 오스트리아로의 입국은 금지...그 자손들도 절대 돌아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베틴 가문의 후손들은 여전히 대우받고 있습니다.
현재 남계직계로는 벨기에 왕실만이 존재하지만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하면서 존재감이 확~
베틴 가문의 역사는 950년경 베틴 성(Wettin Castle)을 소유하고 있던 디트리히 1세(Dietrich I, 919-976)로 알려져 있어요. 게임에서 1066년 시나리오로 시작하면 베틴 가문이 등장합니다. 테도 베틴이며 신분은 백작입니다.
베틴은 아스카니언 가문에 치여서 그냥 일개 백작으로 몇 대를 내려갑니다. 역사적으로...
베틴 가문이 흥성하는 계기는 아스카니언 가문(House of Ascania)의 분파였던 비텐베르크 계열이 소멸되면서 마이센 변경백 및 튀링겐 백작(Margrave of Meissen and Landgrave of Thuringia)을 차지하면서 입니다. 당시 철저한 남계균분상속이 작용하면서 남계자손이 절멸되면 모든 지위는 신성로마황제에게 돌아가는데 황제가 베틴 가문의 프리드리히 1세(Friedrich I ,1423-1428)에게 이 봉지를 넘겨주었기 때문입니다. 15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베틴이 일개 백작에서 승천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 프리드리히 2세(Friedrich II, 1428-1464)가 가문의 영광을 이룩하는데 작센의 선제후 자리를 차지하면서 황제선출권을 갖게됩니다.
이 베틴 가문의 숨겨진 역사는 종교전쟁에서 빛을 발합니다. 크루세이더 시대에는 가톨릭이 대단하지만 아시다시피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부으짖으며 가톨릭의 권위에 대항을 하자 사뭇 분위기가 달라지죠. 즉 십자군의 시대가 끝나면서 베틴 가문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합니다. 게임의 흐름과는 사뭇 다르죠...
중세 이후 베틴 가문의 흥성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루터파 신교도로 개종하면서이고 또 하나는 자손들의 절묘한 결혼 덕분입니다. 첫 작센 선제후였던 프리드리히 2세에게는 아들 2명이 있어 균분상속의 결과 장남인 에른스트가 대표작위를 갖고 차남인 알프레히트가 나머지 영지를 상속받습니다. 장남 에른스트 계열에서 종교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프리드리히 3세 현명공(Friedrich III, 1486-1525, the Wise)입니다. 자신은 평생 가톨릭 즉 구교도로 살아가지만 뒷구멍으로 역사적인 종교개혁을 이루는 숨은 공신이 되죠. 마틴 루터가 로마교황과 신성로마황제의 핍박에 죽을 위기에 처해졌을 때 기사들을 보내 숨겨준 인물이 바로 베틴 가문의 프리드리히 3세였습니다. 그가 숨겨준 덕분에 루터는 무사히 저서와 성경책을 번역하여서... 결국 종교개혁을 발발시키죠.
프리드리히 3세의 아들인 요한은 아예 루터파 신교도로 개종하여 합스부르크 가문에 대항하게 됩니다. 그 결과 요한의 아들인 요한 프리드리히는 합스부르크의 카를 5세와 한판 붙게 되었고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결국 작센 선제후 자리를 박탈되게 됩니다. 이로서 베틴 가문의 에른스트 계열은 몰락합니다....
프리드리히 3세를 무지 싫어했던 카를 5세는 작센 선제후 자리를 차남 알프레히트의 자손이었던 모리스(Maurice, 1521-1553)에게 줍니다. 장남계열이 몰락하고 차남계열이 그 자리를 대신한겁니다. 모리스의 자손들은 훗날 선거제가 실시되었던 폴란드 왕위를 획득합니다. 선거제의 위엄... 선거에 이기려고 아우구스트 3세가 루터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해버렸습니다. 한가지 아실 사실은... 종교개혁 이루 유럽 왕실은 가문 종교에 맞춰 결혼이 결정됩니다. 베틴 가문의 장남계열들은 선제후 작위 박탈 이후 근근히 지방 소공작으로 유지했지만 결코 종교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차남계열은 종교를 바꾸면서 폴란드 왕위를 획득하였고 그 덕분에 합스부르크 가문과 통혼하여 일약 명문의 길로 들어섰죠. 나폴레옹이 신성로마제국을 해체할 때 차남계열은 작센왕국을 세워 작센왕가를 이룹니다. 구교 왕실로서 전성기를 구가하죠.
차남계열이 획득한 작위는 작센 선제후, 작센왕, 폴란드왕, 리투아니아 대공작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차남계열의 베틴 가문이 대접받느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1918년 1차대전의 패전으로 작센왕가는 모든 작위를 잃고 망명길에 올랐습니다... 그 자손들도 명목상의 타이틀만 지니고 계속 클레임만 주장하지만... 독일공화국이 영원히 지속되는한... 클레임은 클레임일뿐!!!
차남계열은 가톨릭 가문이라... 아시다시피 합스부르크나 비텔스바흐가 주요 통혼권이죠... 이들은 공통점은 모두 몰락해서 한마디로 국물도 없다 이겁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우받고 사는 이들은 바로 장남계열입니다... 루터파 국가가 흥성하면서... 아니 신교도가 자본주의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근대 이후... 이들은 작센지방에 흩어진 조그마한 영지에 연연하며 버티던 그들이 아니죠...
장남계열인 에른스트의 후손들은 카를 5세에게 패배하면서 그야말로 식은밥 아니 찬밥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루터파 국가의 왕실들은 프리드리히 3세 현명공의 숨은 공로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신교도들은 카를 5세와 로마교황의 군대 말발굽 아래 반역자와 배교자란 명분 아래 처형장이나 화형장으로 끌려갔을터이니...
프리드리히 3세의 후손들은 작센과 마이센 지방에 소규모 영지에서 남자균분상속 덕분에 영지가 거듭 쪼개지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쪼개졌냐면... 이하 생략~ 그래서 힘을 못쓰고 있었죠... 그래서 균분상속은 안됩니다!!!
그런데...! 헨리 8세의 그 위대한 종교개혁이 베틴 가문에서 서광을 비춰준겁니다. 베틴 가문은 영원히 헨리 8세의 공덕을 잊지 않아야... 쿨럭~
아시다시피 영국은 철저한 신교도 국가... 절대 가톨릭 군주를 용납 안합니다. 그래서 스튜어드 왕조를 골로 보냈죠... 이 덕분에 하노버 선제후 즉 벨프 가문이 영국 왕위를 차지합니다. 벨프 가문은 유명한 신교도 가문... 벨프 가문은 베틴 가문의 장남 계열의 통혼권 아래에 있었습니다. 독일계열에다 루터파를 신봉하는 북부 신교도 군주 가계...
프리드리히 3세의 직계자손이었던 프란츠(1750-1805)는 작센의 코부르크-잘펠트 지방만을 통치하는 공작이었지만 3남1녀가 결혼한번 잘하는 바람에... 현재까지 온 유럽왕실의 할배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먼저 아들 셋 중 막내를 영국왕의 상속녀에게 데릴 사위로 보냅니다. 그의 이름은 레오폴드... 이 남자는 마누라 잘만나서 잘되면 영국왕... 못되도 자식이 영국왕이 될 처지였습니다. 물론 신교도 왕족만을 용납하는 영국으로서는 이 베틴 가문의 자손을 우대하였죠...
그러나...! 레오폴드는 아내랑 자식을 모두 잃고 그냥... 꼬딱지마한 영지를 가진 공작의 세째아들일뿐... 레오폴드의 4살 많은 누나였던 빅토리아는 첫 남편과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와 있었는데... 글쎄 레오폴드가 아네랑 자식을 모두 잃자 영국왕실은 대소동... 계승자가 없어서 장가 안간 왕자들이 모두 결혼해야 한다는 난리 아닌 난리가 벌어지면서... 이때 빅토리아는 50세 넘은 명목상 미혼의 왕자였던 켄트공 에드워드와 두번째 결혼에 성공... 이 결혼에서 놀라웁게도 딸 출산... 이 아이가 바로바로 빅토리아 여왕이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어머니 빅토리아 베틴의 이름을 물려받았죠.
그렇다면 영국에 장가갔다가 물먹은 레오폴드 베틴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남자는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재차 왕되기 노력을 거듭해서 도전을 합니다... 심지어 조카 빅토리아랑 결혼하려고 계략도 꾸미고 있는데... 빅토리아가 그만... 레오폴드의 큰형님 프란츠의 차남이었던 앨버트에게 한방에 훅 가는 바람에...
빅토리아 여왕은 큰외숙부의 아들이랑 결혼한 것이었습니다. 앨버트 베틴은 숙부와는 달리 마누라가 여왕님... 아들도 왕님... 손자도 왕님... 자손들을 유럽왕실에 쫙 깔아버립니다... 그래서 베틴 가문은 모든 유럽 왕실의 외가가 됩니다.
레오폴드는 열받아서... 가톨릭 국가로 눈을 돌립니다... 신교도 국가가 안되면 구교도 국가라도... 이때 등장한 지역이 바로바로... 브라반트 지역이었죠... 이 지역은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네덜란드가 서로 가지려고 각축하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력균형을 위해 어느 누구도 독점하여 차지하기 힘들어서... 독립국으로 만들기로 협의보죠. 그럼 누굴 왕으로 세워주지? 이때 빅토리아 여왕이 불쌍한 외숙부를 배려하여... 왕님하세요... 결국 레오폴드는 40세 늦은 나이에 벨기에의 초대왕이 됩니다. 그리고... 신교도 군주가 등장하는 것을 반대한 프랑스왕 필립 오를레앙은 레오폴드의 개종과 자신의 딸과 결혼할 것을 제안하였죠... 17세 어린 왕비랑 살게된 레오폴드... 결국 베틴 가문은 또 하나의 왕국을 차지합니다. 물론 구교도로 개종하였지만... 현재까지 그 후손이 왕노릇 잘 하고 있습니다..
프란츠 공작의 장남은 에른스트로 아버지 작위를 물러받았고 아들이 둘이었는데 장남 에른스트는 소시적부터 매독으로 자식이 없었지만 차남 앨버트는 영국여왕 빅토리아와 결혼해서 아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베틴가문의 장남계열 모든 영지는 합쳐져서 빅토리아 여왕의 차남인 앨버트가 차지하죠. 이 후손들이 1918년까지 작센의 베틴 가문 영지를 소유합니다. 지금은 다들 영국으로 돌아갔죠... 그리고 프란츠 공작의 차남이었던 페르디난트는 별일없이 잘 살았는데 그의 장남인 페르디난트가 또 결혼으로 포르투갈 왕이 됩니다. 즉 포르투갈 여왕이었던 마리아2세의 남편이 되면서 왕이 된 겁니다. 물론 포르투갈은 현재 공화정이죠... 즉 왕실은 소멸했지만 오늘날 포르투갈왕위 크레임은 그의 자손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종결이 아닙니다. 프란츠 공작의 차남이었던 페르디난트의 차남은 아우구스트인데 그는 별일없이 잘 살았지만 그의 세째아들이 1908년 오스만투르크의 지배에서 갓 벗어나게 된 불가리아의 초대국왕 패르디난트1세로 추대됩니다. 이게 다... 영국왕실 덕분이겠죠... 아니 빅토리아 여왕의 위엄?! 해가 지지 않는 영국이니...
결국 베틴 가문은 오늘날까지 소멸되지 않고 왕국도 유지하고 권위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테도 베틴은 현재 겨우 백작에 불과하지만... 온 유럽을 지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대가 플레이어가 되신다면...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쎄요... 여유시간을 고려해서 정할 생각이지만... 플레이하는데 도움이 됬으면 하는 바램으로 진행될껍니다. 덧글 감사합니다.
어라? 합스부르크 가문은 아직도 오스트리아에 있는거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요?
합스부르크 가문의 현재 수장은 오스트리아에 거주중입니다. 명목상인 작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ulysses 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던지라...
영국이 신교도 국가였나요?? 헨리8세때까지는 가톨릭이고 그외에는 성공회고 프로테스탄티즘은 크롬웰때 반짝하고 미국으로 ㅌㅌㅌ한게 아닌가요???
@Shapirus 신교로 쳐주는군요. ㄷㄷ 몰랐네요. 워낙 가톨릭과 차이가 없어서 다른 분파로 취급되는줄 알았어요. 게다가 종교전쟁도 별로 큰 관여가 없어서..
@ulysses 30년 전쟁 당시 사위인 팔츠 선제후(칼뱅파 신교도)를 지원하긴 했지만 이 선제후란 위인이 보헤미아 왕 뺏고 황제 자리에서 쫓아내겠다고 합스부르크에게 덤볐다가 사방에서 다굴맞아 시밤쾅하는 바람에... 물론 처음부터 회의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팔츠 선제후가 훅 가고는 초장에 손 뗐죠.
거의 구교랑 같은데 우리에겐 이상하고 그들에게는 당연하게도 정치적으로는 완벽한 신교도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베틴 가문의 고유 문장이 그 작센공작 문장입니다...
안그래도 유서깊은 가문들을 찾아서 플레이하는 재미를 느껴가던 참이었는데, 동기부여 되는 좋은 글입니다. 다음에도 기대되네요.
오오 전공자는 틀리군요! 깊이 보소 오오
전쟁? 그게 뭔가요 역시 결혼이죠
우와 . 디테일하다. 재밌당
작섹-코부르크-고타 공작이 안습인게 영국의 알바니공작으로 먹고살아도 되는데 빅토리아여왕의 강제명령으로 상속받더니 1차대전크리로 영국작위가 싸그리 삭탈당해서 캐망.....
올갓, 1차십자군, 바바로사시기엔 벨프가가 갑이져. 올갓땐 형제 암살시키면 서프랑크의 반절, 상부르군트, 울룸이 내꺼ㄷㄷ
다음편은 벨프로 하려고 했었습니다. 워낙 비중높은 가문인지라... 선견지명?!
@shyisna 오래이어온가문이기도하고 사자심공성애자라ㅎㅎ
귀천상혼이 엄격한 시대라 귀족들은 자신의 가문과 격에 맞는 가문들과만 폐쇄적으로 통혼을 했는데 종교개혁 이후 종교 또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죠.
잘 아시네요... 종교개혁 이후 왕실끼리 종교가 다르면 통혼이 안되었습니다. 물론 결혼 당사자 본인이 결혼을 통해 개종한다면 몰라도... 러시아 황실의 경우 공주들이 무조건 시집오면 정교회로 개종시켰어요. 그래서 개종 싫다고 시집안간 공주도 많았어요... 그리고 공작이라도 격이 다 다르답니다.
@shyisna HIH, HRH, HH, HSH, HIllH 등 혈통에 따른 격이야 뭐... 19세기쯤 되면 유명무실해져서 귀천상혼한 자식의 배우자에게 공작(or 공작부인) 작위를 줘서 손자의 신분을 격상시키는 편법도 동원됐으니까요.
@수아로그 오~ 수아로그님이 왕족경칭법도 다 아시네요... 정말 깊이 있으시네요. 보통사람들로서는 HIH가 His/Her Imperial Highness의 약어이고 HH가 His/Her Highness의 약어라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하죠... 저도 처음에 접했을때 별 쓰잘데 없는... 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동양에서의 폐하, 전하, 각하, 저하, 합하... 등등이 다 이런 경칭이잖아요... 동서양이 다 똑같네... 라고 깨닫았습니다. 19세기에는 프랑스혁명의 영향이 왕실에도 비쳐서 신분의 벽을 깨는 톡톡히했죠. 그래서 혈통의 경외심이 점점 사라지는거죠... 누구나 운빨 좋으면... ㅎㅎㅎ
ㄷㄷㄷ
25번째껄 처음보고 지금 1편부터 보고 있습니다...재미있는글 정말 감사합니다..^^
오오... 소개 글이 25편에 이르렀군요... 재미있는 플레이 하시길 바랍니다.
재밌게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