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오후엔 남산을 가자고 한다.
이번 주가 지나면 벚꽃이 다 떨어질 것 같아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진행하는 KBS 전국노래자랑 프로를 보고나서,
아내를 앞에 태우고 차를 몰아 한남대교를 건너,
한남동 언덕길을 넘어 장충단 국립극장 앞에 도착했다.
유료도로로 들어갈려 했더니,
작년부터 자동차 진입을 금지 한단다.
할 수 없이 다시 타워호텔을 옆에 끼고 한남동으로 향하여 하얏트 호텔 쪽으로 향했다.
소월 길을 달리는데 편도 2차선 도로가 차선 하나는 완전 주차장이었다.
남산 안중근 기념관 앞 공용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남산 식물원근처에서 시작하여 장충동 국립극장 까지 약 3km의 숲속 길.
남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서울 시민의 산보를 위한 차 없는 2차선 아스팔트 길로 들어섰다.
남산은 여의도 윤중로와는 고도 차이가 나서 약 5일정도 늦게 벚꽃이 핀다.
연인들, 가족들, 외국인들 할 것 없이 만발한 벚꽃을 즐기면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이었다.
다들 행복한 웃음을 지으면서...
하긴 우리 부부도
아내는 청바지에 진 자켓을 걸치고,
나도 하얀 면바지에 잠바차림으로 마치 젊은 연인인양
손을 꼬옥 맞잡고 걸어 다녔다.
남산에서 내려와 을지로 4가에 있는 30년 전통의 식당에서,
아내가 선호하는 메뉴로(보통은 식당가면 내가 선호하는 식사로 주문함.)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귀가하는 길에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조경수 전문 정원에서,
꽃이 핀 홍매화 두 그루를 6만원 주고 사와서 아파트 정원에 심었다.
어둠 컴컴한 밤에 달빛을 받으며 삽질을 하자니,
그 옛날 강원도 첩첩 산중에서 군대 생활 하던 때가 떠올랐다.
비무장 지대 철책선에서 이 맘때 보초를 서면 6.25 전쟁 전에
마을이 있던 자리에 초가집은 다 무너졌고,
담 모퉁이엔 복숭아꽃, 살구꽃이 붉게 또는 하얗게 피어 달빛에 처연하게 아름답던 모습이.
물이 가득한 방죽엔 물고기가 하얗게 물위로 뛰어 오르던 한 편의 詩(시) 같던 그 정경을..
인위적으로 인간의 접근을 금지하고 수십년이 지난 후의 자연이 남긴 모습들을.....
나는 드라이브를, 여행을, 꽃을 좋아 한다.
내년 봄이면 또 다시 붉은 매화꽃이 발코니 아래에서 필 것이다.
현재 살구나무 두 그루(살구가 제법 달린다.), 모과나무 한 그루(모과 역시 달림.),
산수유 두 그루, 목련 한그루, 개나리 두 그루, 감나무 한 그루, 회양목, 대추나무 두 그루,
그 밖에 이름을 모르는 꽃나무가 몇 그루 더 있다.
첫댓글 반가워요..님~!! 그곳은 벚꽃이 한창이니 부인과 함께 꽃구경 즐거우셨겠네요..^^ 남산은 가본지가 오래되어서 그리워집니다..남산.. 추억이 많은곳이랍니다 ..바쁜일상 속에서 잠시 자연을 만끽하고 오셨으니 ..충전하시여 파이팅 하시길...다녀갑니다 ~ 또 뵈어요 ^^*
초딩때 남산으로 소풍갈땐 다리만 아팠었는데 작년에 가보니 별로 변하진 않았더라구여...좋았겠다 두분 데이트...저도 춘천에 가는길이 눈을 즐겁게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더라구여.오래간만에 혼자한 여행 저역시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