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미연입니다.
짧은시간, 많은 여운을 남기고 돌아온
지난 일요일 진각노인요양센터 봉사활동 후기를 짧게나마 남기려 합니다.
일요일 10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 못해,
잠시나마 봉사활동 자체가 무산 될 뻔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적은인원이지만 모인 사람들이라도 봉사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을 모아
우여곡절끝에 요양센터로 입성했습니다.
그래서 윤재희(단원), 오미연(단원), 임행근(카페회원) 3인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구요,
최영란 단원은 마음과는 다르게 몸이 천근만근 따라주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저희를 요양센터로 인솔만 해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번에는 꼭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을 보니
남은 저희들이라도 영란 선배 몫까지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담당 복지사님께 유의사항을 브리핑 받고 난 뒤, 저희가 향한 곳은
치매 어르신들이 모여 계신다는 4층이었습니다. 뿔뿔이 흩어지지 않아 다행이었어요.
4층에 올라가니 어르신들은 TV 시청 중이셨습니다.
먼저 저희에게 주어진 일은, 청소였습니다 -
실은 오전에 봉사를 하게되면 목욕봉사 같은 일이 주어진다고 들었어요.
해서 제 개인적으로는 좀 걱정 (초보자가 목욕봉사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오전 목욕이 이미 끝난것 같았어요. 목욕을 하러 왔다갔다 하는 그런 분주한 분위기는 아니었거든요.
저희 셋은 배정받은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르신들이 주로 생활하시는 '침대' 청소 담당이었어요.
이방 저방 다니면서 침대를 걸레로 하나도 빠짐없이 닦아드렸구요,
쇠로 된 봉 손잡이와, 벽에 묻은 이물질들을 찾아 닦는 일을 했습니다.
재희선배와 행근오라버니는 두분이 짝을 지어서 어르신들이 앉아계신
'의자'와 '쇼파'를 퐁퐁으로 한 분은 닦고 한 분은 헹구어내는 작업을 하시더라구요.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을 뻘뻘 흘리는데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되려 봉사자 두 분 얼굴은 밝아 보여 참 좋았어요~
먼저 침대청소가 끝난 저는 주변을 둘러보다, 식사준비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곧 있을 점심식사 준비가 한창이어서 식사준비를 도와드렸어요.
어르신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쟁반에
된장국에, 흰쌀밥, 게살무침에, 생선조림, 부추전까지.... 아주 영양가득해 보이는 밥상을 준비합니다.
각 각 어르신의 상태에 맞는 형태로 밥과 반찬이 제공 되었는데요
잘 씹지 못하시는 분들의 밥과 반찬은, 갈아서 제공되더라구요. 세심한 준비가 인상깊었습니다.
제가 이러는 와중에, 쇼파 청소를 마치시고....
두분이 이제 향한 곳은 베란다-
정오의 볕이 아주 강한 하루였는데 불구하고, 밖으로 나가 베란다를 닦게 되었네요.
땀흘리며 열심히 청소한 두 분. 박수 짝짝짝!
(환상의 복식조 같죠? ㅎ)
12시가 되어,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 식사가 가능하신 어르신들은 직접 식사를 하셨구요,
저희 셋은, 몸의 거동이 어려우신 분들의 식사 도우미가 되었습니다.
제가 도와드린 할머니는 몸이 마비가 되어서 말을 잘 못하시고, 움직이지 못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예쁜이 할머니"라고 불러드리면 참 좋아하시는 분이셨는데요,
밥 한숟가락, 물 한모금, 먹여드릴때마다
계속 우셔서...... 제가 어찌할줄 몰랐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내 곧
밥 한 숟가락 먹여드리고, 눈물 닦아드리고,
국 한 모금 드리고, 눈물 닦아드리고 했네요.
제가 고마우셔서 그랬는지, 아니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 때문이었는지,
그 어떤 의미의 눈물이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괜시리 저도 덩달아 눈물이 나서 혼났네요.
이루어질 지 모르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많이 안 우셨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했어요....
식사 후, 이어진 휴식타임.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담소도 나누고, 같이 TV도 보고, 함께 산책도 해드리고,,,
저희 세 명, 일당백 정신으루다가~ ㅎㅎ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가더라구요.
한 할머님은 제 긴머리카락과 바스트가 탐(?)이 나셨는지... 지대한 관심을 표현해주셔서 아주 아주 조금 당황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청초하고 아름다웠을 할머님의 처녀시절이 상상되어 코 끝이 시큰했네요.
여튼,
저희가 약속한 시간 1시가 되어, 아쉬움을 남기고 봉사활동을 마무리 하고 돌아왔습니다.
봉사 시작 전, 치매어르신들이 계신 층이라 더 힘들거라던 사회복지사님의 말에
사실 조금 겁 먹었었는데요, 봉사 끝나고 난 뒤, 아까의 제 모습을 혼내주었습니다.
그 어떤 사람들보다 따뜻하고 아이같은 분들이셨는데 말이죠. 제가 왜 그런 생각을 했었나 싶더라구요.
되려, 어르신들을 통해서 많이 느끼고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짧아, 별로 도와드린 것도 없이 돌아온것 같아 죄송했는데,
그곳에 상주하고 계신 요양사 님들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주셔서....
오히려 몸둘바를 몰랐어요. 더 귀한 일 하고 계신분들은 바로 당신들이신데 말이죠.
기분좋은 봉사활동입니다. 가슴이 뛰네요 ^^
든든한 재희선배, 카페 회원이시지만 더 열심히 참여해주신 행근오라버니
너무너무너무 고생많이 하셨어요.
다음번 극단무리 봉사활동에는 더 많은 분이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함께요~
첫댓글 이런 훌륭한 후기를... ㅠㅠ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니.. 따뜻한 봉사팀의 마음이 느껴져서 참 감사하네요.. 아이구.. 정말.. 너무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행근오빠. 재희언니. 미연언니. ㅠㅠ 훌륭한 봉사활동 후기 전체메일로 보냈습니다.. 부디 모두 이 따뜻한 마음을 읽고 다음회에 더 많은 인원이 함께 했음 합니다..ㅋ
에구...같이 하지 못한게 너무 죄송하네요...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울 미연이는 락학 후기에 봉사활동 후기까지 올려줘서 고맙다^^ 사랑해~~
행근오빠.. 진짜 항상 밝은 웃음으로 뭐든 열심히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 날 유일한 남자로 힘쓰는 일 도맡아 하셨군요! ^^ 감사합니다.. 그리고 재희언니! 너무나 익숙하고 편안하게 차분하게~ 잘 해주었구나..ㅋ 사진의 느낌이 바로 전달되네..^^ 그리 미연언니.. 봉사에 대한 열의가 있어서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그 열의를 이어받아 다음엔 저도!! ^^ 언니의 헤어와 바스트에 관심을 쏟으신 할머님이 궁금하군요! ㅋㅋ 정말.. 모두 고생하셨고.. 감사드립니다
너무 멋진 후기네용.. 그날 엄마와 오랜만에 데이뚜라 갈 수가 없어서 너무 미안했는데.. 다음엔 꼭 참여 할 수 있었음 좋겠네용.. 세분 모두 너무 고생하셨습니다..(꾸벅)(꾸벅)
말도 안되는 핑계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한 맘 그지 없고... 그래도 일당 백의 정신으로다가 활동해 주신 세분 아름답습니다~~~ ^^
아~아름답다~~~~
담엔 나도 꼭 갈래요!!! ^^
한국에 있을때 봉사활동 참여 못하고 온게 젤루 걸리네요~~고생하셨고 좋은 시간이었을거라 생각합니다.목욕봉사 자신있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