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우리는 학년초, 중반이 되면 학부모 참관 수업을 합니다.
그러나..
작년 딸아이가 6살 유치원 생인데, 학부모 참여수업을 했습니다.
다녀와서의 나의 느낌은..
이. 거. 다.
^^
학부모 참관 수업에서의 학부모의 유일한 관심사는..
수업의 전체 틀이 아닌.. 내 아이입니다.
그래서..
담임 교사가 내 아이를 발표 시켜 주는지, 내 아이는 수업에 집중을 잘 하는지.. 등등에 초점이 있습니다.
(그것도 제작년 우리 아이가 5살 때 참관 수업 때 겪어 보고야 안 내용이죠..)
그러나.
제가 5살 때 어린이집 학부모 참관 수업을 겪으며 느낀 점은..
아.. 우리 아이가 산만하구나, 왜 우리 아이는 발표를 안 하지? 등등의 좌절감이었습니다.
하지만..
6살 때의 참여 수업은, 지켜만 보는 지루함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호흡하며, 몸으로 부대끼며 그저 즐거운 한 시간을 보냈다는 만족감이 크게 자리잡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어떻게 하면 즐거운 학부모 참여수업을 만들지를 고민했습니다.
다행히 6학년 담임이 되며
즐사성 연수 때 함께 했던 동그랗게 서서 인형 주고 받기 놀이를 하기로 했죠.
학부모들께도 학부모 참관 수업이 아닌 참여수업이니 편안한 복장으로 오라 알림장에 적었구요 (한 학부모는 청소시키려나 생각하고 왔다는 ㅜㅜ)
다 모였고, 동그랗게 원을 만들었습니다. 학부모는 자녀 바로 옆에 앉도록 했구요. 모두들 앉아서..
1단계 : 인형과 인사하기, 대화하기(밥 뭐하고 먹었는지 말하주라 했더니, 토끼 인형은 당근을 먹었다는 말을 들었다네요.)
교사 : "나는 인형에게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칭찬~~!!"
학생 :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 "나는 얘기도 잘 해줘" 라며..
2단계 : 인형에게 칭찬 한 마디 하기- 머리 쓰다듬으며 칭찬
3단계 : 오른쪽과 왼쪽 사람에게 칭찬하기 - 칭찬 했다면 나도 머리 쓰다듬으며 칭찬
일어서서..
4단계 : 규칙 설명 - 1. 내가 인형을 던져서 옆사람에게 전하고, 그 옆사람 인형을 내가 받습니다,
2. 머리 위로 30센치 이상 띄우기
5단계 : 해 볼까요?
라고 하면.. 마구 던지고, 땅에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교사 : 오른쪽으로 던질까요? 왼쪽으로 던질까요?
학생 : 오른쪽이요~~(대다수)
교사 : 어떻게 던지면 잘 주고 받을 수 있을까요?
학생 : 하나둘셋 하고 함깨 던져요.
역시 똑똑한 굄터 아이들입니다. ^^
그러더니.. 반장이 시작을 외쳤고 다함께 하나둘 셋 하며 던졌습니다.
아이들 30명, 어머님들 10명 남짓..
목표는 한번만이라도 떨어뜨리는 사람 없이 주고 받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아이들에게 힘들 주며..
"우리반 할 수 있어요." 라며.. 중간 중간 집중과 방법에 대한 고민을 나눴죠..
결국.. 수업 시작 30분 후 아이들과 학부모가 하나가 되어
한 명도 떨어뜨리지 않고 성공했습니다.
흥분의 도가니였죠 ^^
(사실 교사들이 할 때는 15명 정도의 교사들이 10개가 목표였고, 결국 포기하지 않고(강사가 중간에 그만 두라 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더라구요 ^^;;) 해냈을 때의 만족감을 잊을 수 없기에.. 23일 금요일 학부모 공개수업때의 성공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학부모의 성취감들..
모두 앉아 소감을 발표시켰습니다.
"해낼 줄 몰랐는데 해내서 기쁘다, 협동이 중요하다, 처음엔 못했는데 집중하니 되었다, 아이들의 힘이 느껴졌다.. " 등등의 반응들..
6단계 : 선물 증정
"나는 우리반이 성공할 줄 알았어요. ^^ 그래서 선물을 준비했죠."
라며..마술로 내가 뽑은 카드가 나의 이야기가 되게 했다며 아이들의 콧기름도 바른 긍정카드를 하나씩 고르게 했죠.
그리고 돌아가며 자기의 카드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맞아맞아 하며 그 아이에 해당되는 카드에 반응해 주었죠..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세요, 라고 했더니..
수업 후 몇 몇이 나와 테이프좀 빌려달라며.. 책상에 붙이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
총회가 끝나고 학부모와 면담시간에.. 17년간 아이를 키워왔지만 이런 참여수업은 처음이라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네요. 아이와 함께 해서 즐거웠다구요..
.....
2010년 12월 말일 경.. 부천덕산초까지 와서.. 연수해주신 강사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공개수업은 저에게 있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
즐사성을 변형해서.. 저의 올해 모토가
즐사깨 굄터 만들기 입니다. (빌려 써도 되는지.. ^^ 즐거운 배움활동 속에 사랑을 느끼며 배려하고, 깨달음을 얻는 굄터(사랑의 교실) 만들기)
6학년.. 그 어렵다는 6학년을 하며 하루 하루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연수 후에 저의 생각과 생활이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던 까닭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첫댓글 감동입니다! 선생님이 행복하는 것으로부터 교육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거듭나기 위해 늘 애쓰시고 노력하는 선생님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아아..이런거구나..싶네요. 좋은 수업 행복한 수업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수업보여주셨군요.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더 노력해서.. 더욱 행복한 학급 만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