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경과된 음식들은 배려하지 말고 젓가락을 놓으시라~
귀한 어르신 오셔서 역시 귀한 음식을 대접하였는데 게중 유통기한 경과된
먹거리가 있었다.
겨울이라 괜찮겠지 & 화목한 분위기 어색해질까봐 후다닥 먹어치웠는데
그게 발원지였나보다.
자정께부터 튀어오르는 점박이가 예사롭지 않았다.
계획에도 없던 주사가 양 궁뎅이에 한 방씩..,
팔순을 코앞에 둔 어르신들이라 서둘러 전화를 넣었는데 간만 즐거우셨다는
웃음보따리!
다행과 함께 감사함이 넘치고 넘치었다.
입동이 지나며 금세 다가온 수능일을 날씨도 기억함인지 기온이 영하에
머물렀다 한다.
딸래미 또한 주인공인지라 작년처럼 그저 포근함 속에서 무사 마무리되도록
D-9일 마음을 모은다.
병원을 거쳐 출근과 함께 산적해있는 일들 앞에서 흔들흔들~
내년도 사업계획이 마무리되고 결산과 관계된 크고 작은 일들이 진행형이다.
10여일이 넘는 외유여서일까?
점심시간이 모자라도록 이어지는 손님들과의 미팅 그리고 말말말-
누구 한사람 시국과 미국의 대선이야기를 빼놓지 않으시니 백성의 도리이고
미래를 염려하는 민초들의 충언이니 하루빨리 원상의 자리에서 다같이
열심을 기울이도록 입을 모은다.
계획된 미팅을 위하여 달려가는 화성!
가을걷이를 마친 논에서는 지난 여름의 수고를 위로하듯 철새들의 화음이
풍성하고-
밭에서는 금세 수확될 다 자란 배추가 참으로 먹음직스럽다.
어지러움과 반목도 수고의 땅 위에서는 한낱 이슬일 뿐이니 농업이 중시된
농자천하지대본야 순박했던 그 세상을 결코 잊지 말자.
주차장 비슷한 도로와 사잇길를 거쳐 화성 도착-
약속된 지인을 만나는데 두어달 전과 비교하여 안색이 여엉 좋지 않으시다.
"무슨 일 계셨던거에요?"
말을 잇지 못하고 한참을 머뭇거리던 지인, 대장암 수술을 하셨단다.
다행히 초기 발견이라하여 심각성은 덜해 보이지만 드시는 것들이 일정기간
극히 제한적이니 당신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어찌해..,
그 틈바구니에서도 습관처럼 담배를 뒤적거리니 이토록 한심한 인사를 가만
둘 수 없어 담배를 내동댕이치고, 유격장에서나 쓰였을 법한 불호령으로 쥐를
잡았다.
재삼삼삼 금연약속을 확인하고서야 상경길에 올랐는데 가방을 두고 왔넹~
아이고!
제 정신이나 잘 가다듬으시지..,
고속도로에서 우회하였으니 금세 한시간여를 도둑맞고 말았다.
공자님의 장유유서(長幼有序)를 가벼이 여긴 벌이었낭?
덕분에? 저녁식사약속을 미루었으니 아직 완전하지 않은 오장육부에겐 오히려
잘된 셈법이라 알바 휴무일인 아들을 삼청동으로 꿰내었다.
차가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섬섬옥수 한복을 차려입은 고운 아가씨들이
밤이슬 앉은 삼청동의 단풍 중 단풍이라 눈이 어지럽고 포장마차 오뎅국물에
입이 호시절이다.
어-느새 굵은 어른으로 성장한 아들의 음성이 군데군데 함께이니 갑작스런
삼청동 회동^^이 참으로 즐겁다.
겨울바람
두루마기 잊은 삼청동
아 꽃의 허물
생일이 코 앞인 후배직원을 위하여 값은 시장보다 저렴하지만 생긴 가치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알랑드롱 팬던트!
이 무가보(無價寶) 단골가게가 하필이면 오늘이 휴무일인가 보다.
허기야 찾은 날이 매 일요일 뿐이었으니..,
그러나-
을씨년스런 날씨가 무색하게 저고리, 두루마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색동옷
선남선녀들의 웃음과-
스펀지밥 수 새겨진 딸래미 양말 열컬레(만원) 그리고 예상되는 호들갑-
아들과의 스킨쉽이 과분한 선물이었다.
귀가 길 통로인 청와대 불빛이 다만 서러웁네.
역시 스펀지밥 양말 열컬레 만으로도 하루의 피곤을 씻는 딸래미!
호들갑을 넘어 hug 세례가 넘치고 또 넘친다.
쉿~ D-9일
공부방과 독서실을 물리고 집안이 제 정리방이니 키보드 작은 소음도 조심 또 조심
제 아빵의 고 3은 학력고사 전전야까지 5Km 산을 넘어 불 밝힌 학교 교실이
아방였는데..,
땀이 흥건하도록 무서웠던 그 새벽길이 애닳도록 그리운 것은..,
보물 숨겨진
겨울이 익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