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피렌체의 여행기는 넵툰의 분수에서 시작해서 천국의 문까지 나누었습니다.
역시 오랜만에 못다한 여행기를 올리려니 기억에 혼선이 생기는 군요. 피렌체와 밀라노의 기억이 뒤섞인듯 합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 기다리고 있던 분수는 넵툰의 분수가 아닌 밀라노에서의 분수였다고 여겨집니다. 피렌체에서는 바로
대성당으로 향했었고 오늘 나누려는 시뇨리아 광장에 넵툰의 분수가 있었죠. 저의 좋지않은 머리를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500년대 아마나티가 만든 귀중한 문화재인 넵툰의 분수는 토스카나 해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분수입니다. 유럽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해외뉴스는 넵툰의 분수 문화재에 대한 토픽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혹 기억나시나요? 취객에 의해 넵툰의 손이
잘려진 사고였었죠. 그러고보니 사고를 당하기 며칠 전 손상되지 않은 마지막 모습을 감상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성당의 ‘천국의 문’까지 감상했습니다. 구약성경의 내용을 10개의 부조로 제작한 이 문을 보고 마치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여겨진다는 미켈란젤로의 극찬이 ‘천국의 문’ 이름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피렌체 여행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피렌체는 12세기부터 유럽의 상공업과 금융업의 중심지였습니다. 그 시대 주요산업인 모직물이 발전했고 귀금속 조합 등으로
경제적으로 탄탄한 곳이었죠. 문제는 정치 그리고 당시 정치와 불가분인 종교였습니다. 13세기부터 교황당(敎皇黨:겔프)과
황제당(皇帝黨:기벨린)의 싸움이 피렌체를 포함한 토스카나 지방과 전이탈리아를 휩쓸었습니다. 이때 피렌체는 인근 도시를 지배하는
토스카나 공화국을 이룹니다. 이후에도 단테를 망명하게 했던 백당(白黨)과 흑당(黑黨)의 싸움 등 혼란한 정세 중에 15세기부터
메디치 가문이 권력을 잡기 시작합니다. 실질적인 메디치 권력체제를 구축한 코지모 메디치는 지금도 피렌체 사람들에게 국부(國父)로
추앙받고 있지요. 오늘 나누는 피렌체의 중심지 시뇨리아에는 그들의 국부 코지모 메디치 1세의 청동 기마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칼이 아닌 종이를 들고 있던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코지모 메디치의 이 청동 기마상은 조반니 다 볼로냐의 작품입니다.
15세기말 코지모 메디치의 손자인 로렌조 메디치에 이르러 실질적인 메디치 독재체재를
확립하고 이제 피렌체는 메디치가문의 후원에 힘입어 문화예술의 중심으로서의 르네상스 황금시대를 맞게 됩니다.
시정(市政)의 중심이었던 베키오 궁전을 비롯하여, 지금은 국립미술관이 된 우피치 궁전, 독특한 고딕 양식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지오토의 벽화 등으로 유명한 산타 크로체 성당, 도나텔로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성 로렌조 성당 등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 주변은 거리 전체가 문화예술박물관과 같습니다.
한때 메디치가(家)의 저택이었던 팔라초 궁전은 현재
미술관이고,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이름높은 아카데미아 미술관, 바르젤로 미술관이라는 통칭으로 알려진 국립미술관, 안젤리코의
벽화로 유명한 산마르코 미술관 등이 왜 피렌체가 문화예술의 꽃인지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독재권력가였던 메디치가문은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그들의 광장에서 늠름한 청동상으로 자리를 잡고 신권정치를 주창하며 한때 권력을 잡았던 수도자 사보나롤라는
바로 그 광장에서 화형을 당하고 오늘날까지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는 이유를 저는 이곳에서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인간을 억압한 종교의 권력가와 인간의 풍요를 위해 축적된 부를 아낌없이 문화예술에 투자한 정치권력가 가운데
후자를 선택하였고, 분명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선택을 축복하심을 보면서 교회는 오늘 인간의 참 풍요로움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물어야할 것입니다.
시뇨리아 광장은 수세기 동안 피렌체 정치 사회의 중심지였고 베키오 궁전의 종이
울리면 사람들은 이 광장에 권력자의 소리를 들으러 모여들었습니다.
로렌조 메디치는 시뇨리아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이렇게 웅변합니다.
“우리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 나는 여러분의 승인 하에 나폴리로 즉시 항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나야말로 적군이 가장
원하는 대상이므로, 본인을 그들에게 인도하면 우리 동료 시민들이 평화를 되찾으리라 믿습니다. ... 이 시대의 그 어떤 시민보다
큰 명예와 의무를 지닌 나로서는 내 목숨을 거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나는 이제 갑니다.
아마 하느님은 내 동생과 나의 피로 시작된 이 전쟁을 내 의지로 끝내기를 바라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죽든 살든, 불행이
닥치든 아니면 행운이 오든 상관없이 내가 우리 도시에 도움이 되기만을 바랄 따름입니다. ... 나는 희망을 믿으며, 시민이라면
응당 자기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도록 하느님께서 내게 은총이 내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시뇨리아 여러분께 나를 겸손히
맡깁니다.”
- ‘메디치가 이야기’에서 /크리스토퍼 히버트(Christopher Hibert)
이제 공부는 대충 마치고 인간중심의
세상이 꽃피웠던 르네상스의 중심부에서 기다리고 있는 시뇨리아 광장으로 함께 가봅니다.
그중 압권은
미켈란젤로 조각의 정수인 다비드상입니다. 메디치가 공화국의 승리를 골리앗을 이긴 다윗의 승리에 비유한 기념작품이란 얘기가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극찬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입니다. 현재 진품은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다고 합니다.
다비드상을 제외한 광장의 조각들은 거의 모두 진품들입니다. 다비드상 옆에는
헤라클레스와 코카스상이 있습니다.
다비드상과 헤라클레스와 코카스상 사이에 베키오 궁전 문이 있습니다. 13세기에 지어져 피렌체의 중앙
관청으로 쓰이다가 16세기부터 메디치가 궁전으로 사용되며 시뇨리아궁으로 불리웠고 코지모 메디치 1세가 아르노강 건너 피티궁으로
옮기면서 오래된 궁전이란 뜻의 베키오궁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피렌체 시청과 박물관으로 함께
사용중입니다.
베끼오 궁전 아니 시청 옆에 위치한 우피치 미술관 쪽으로는 조각품들이 위치한 회랑이 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에는 이름만 들어도 명성이 느껴지는 위대한 미술작품들이 가득하죠. 피렌체 문화예술여행의 정점은 바로 이
미술관일 것입니다. 이곳에는 마르띠니의 '수태고지',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리고
보티첼리,다빈치,미켈란젤로,라파엘로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예약없이 입장은 불가능합니다.
우피치
미술관앞에 늘어선 사람들입니다.
회랑의 조각품들을 감상합니다. 한손엔 칼을 들고 다른 손엔 메두사의 잘려진 머리를 들고 있는
이 조각상의 이름은 ‘메두사의 머리를 든 페르세우스’(Perseus)입니다. 벤베누토 첼리니(Benvenuto Cellini)의
작품이죠. 광장의 작품 중 가장 가치있는 진품입니다.
‘사비니 여인의 약탈’(Rape of the Sabines)입니다.
지암볼로냐(Giamblologna)의 작품으로 사방에서 보도록 제작된 르네상스 최초의 작품입니다.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인 말인 반인반수와 싸우는 사람의 조각은 지암볼로냐의 ‘헤라클레스와 싸우는
켄타우로스 네쏘’입니다.
삐오 페디의 ‘폴리세나의 납치’입니다.
조각품들은 대체로 신화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메디치가문의 힘을 상징하는
내용들입니다. 권력에 대항하는 것에 대한 무자비한 살상의 모습에서 권력자의 권위를 담으려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죠.
나머지 제목을 알 수 없는 작품들을 나눕니다.
다비드상과 헤라클레스상 사이에 출입문이 있는 베키오 궁전(시청)을
다시봅니다.
전체사진을 찍은 것이 없어 제 사진 아래 갖고있던 자료사진을 하나
첨부합니다.
이제 다시 광장의 풍경으로 돌아옵니다.
시뇨리아 광장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나눕니다.
광장의 사진 중에 함께하셨던 녹차골샌님 모습도 보이네요.
머무시는 동안 모두 행복하셨기를...
오늘 여행기는 음원보호를 위해 스크랩은 금지합니다.
나중에 음원을 바꿀 때 필요한 분 퍼가시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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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은 체스키크로물리프성에 나녀왔습니다..자국왕인 프라하왕이 너무도 빼앗고싶어서 침공을 일삼았다는 성답게 너무 아름다웠습니다..나중에 한국에 돌아가 사진과 함께 나눌까 합니다...피란체...새로 공부하는 기분입니다..그리스의 포인트마다 부서진 조각상을 보다 피란체의 조각상을 보며..음...역시 살릴것은 살려야된다" 농담했다가 어린 친구들에게 몰매 맞을뻔 했습니다...
여행기 기대합니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더불어 역사 공부도 잘하고 갑니다 이탈리아가 고대 로마의 유물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어서 르네상 시대를 열수 있는 축복의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간...어쩌면 인간에게서 신을 추방했다는 것은 신을 신 자리에 인간을 인간의 자리에 놓아 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신이 가장 원하는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르네상스라는 것을 통해 해봅니다 ...여행기에서 역사공부도 잘 하고 갑니다....이 정도를 하실려면 일(?)이셧겟습니다 ..덕분에 잘 보고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또 여행기가 올라올려는지요.......
고대 역사의 유물의 회손되지않고 보존되어 후세까지 이토록 잘 보존 된게 신기합니다..그만큼 정성드려 만든 작품이겠기에~ 너무너무 감동입니다..또 애니메이션으로 여러 유명한 아리아 오페라의 진수를 멋지고 재미있게 보여주셨습니다..정말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신부님 감사드립니다.
Deo gratias!
정말 감사합니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고맙습니다.
와우~~~ 감사합니다~~ 베끼오궁전이라함은.. 노인의 궁전이란건가용? @.@ 너무나 유명한! 재밌~는 아리아!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예, 비슷하게 맞히셨는데... 오래된 궁전이란 뜻이죠.
자그마한 우리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보고 또 보았습니다. 정말 큰 선물 감사드립니다. 요한 드림.
저는 2000년 희년을 맞아 그곳을 다녀 왔읍니다 이태리는 조상들 덕에 산다는 말도 들었고요 다시 보니 감회가 깊고 반갑읍니다 감사 합니다 스콜 신부님
저는2005년5월달에남펀회갑때다녀왔습니다,....다시보니반갑네요..신부님고맙습니다,,,또한번가고싶어지네요..
지난 5월에 회갑 기념으로 16일 동안 다녀 았습니다 다시금 감회에 젖어 행복 합니다 신부님 감사 합니다
15년 정에 갔던 곳 감개무량합니다. 다시 보게 해 주시어 정말 고맙습니다,
몇해전에 피렌체를 갔었지만 ....다비드상만 기억에 남았었는데, 지금 훌륭한 작품을 감상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상잘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가서 보긴 봤습니다만 저 비슷한 건물과 박물관 성당들이 헷갈려서...암튼 거길 또가서 본 기분이네요 또 감사합니다
뒤늦게 들어와 잘 보고 갑니다~ 시간있을때 찬찬히 다시 감상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하는 작가들 대단합니다
그런데 이 조각들 원래 이 자리에 있던 것들 아니죠? 관광객들을 위해서 광장에 진열해 놓은 것 아닌가요?
이탈리아 국가소득중 상당부분이 관광객들로 부터 나올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