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푹푹찌는 날씨. 강백호는 오랜만에 병원밖으로 나와 한창 신나 있었다.
강백호: 으어어 이게 얼마만에 마셔보는 카나가와 공기냐~
채소연: 후훗! 겨우 공기정도에 감격이라면 곧먹게될 카나가와의 음식을 먹을땐 울겠구나.
그렇다. 몇주동안 병원음식만 먹고 있던 강백호를 위해 안선생님이 깜짝선물을 준비하셨다. 그 선물은 바로 카나가와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전통식당중 하나에 강백호를 데리고 가는것. 물론 가격은 고급식당이니만큼 상당히 비싸지만 다행스럽게도 가게의 주인과 안선생님이 친분이 있어서 공짜로 얻어먹을수 있었다.
이한나:그동안 소문으로만 듣고 갈엄두도 못내던 곳이었는데...
야 이거 정말 기대되네.
안선생님: 호홋! 요 일주일간 열심히 공부한 것에 대한 상이라네.
강백호: 으아아아!!! 참지대뱃살이 먹고싶다!!!!
(휠체어를 마구 흔들어댄다)
채소연: 아앗! 안정해야되 백호야!
아직 완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안정이 필요한 강백호. 하지만 대뱃살 먹을 생각에 꽉찬 강백호가 안정하는 것은 강백호가 3점슛을 넣기 만큼 힘들다.
안선생님: 아, 다왔군요.
가게안
강백호: 우와. 괴, 굉장한데!
이름있는 고급식당이니 만큼 가게안도 굉장히 웅장했다. 그동안 제대로된 식당한번 못가본 강백호는 물론이고 채소연, 이한나도 굉장히 놀라고 있었다.
이한나: 야 정말 굉장한걸!
채소연: 아 이거 우리만 오다니, 다른 부원한테 너무 미안한걸
강백호: 하하 괞찮아 괞찮아, 다른 녀석들은 좀더 연습해야...
이한나: 니가 그중 제일 필요해! (부채로 때린다)
강백호: 꽥!
가게주인: 이야아 이거 누군가? 안한수 아닌가? 하하 이것참 오랜간만이네
안선생님: 허허, 오랜만에 신세좀 지겠네 친구여
변성수: 자자, 거기 가만히 있지말고 어서 이리 오게나
가슴에 주방장 변성수라고 이름이 새겨진 안선생님과 비슷한 나이의 남자가 안선생님과 일행들을 특실로 안내했다
강백호: 아저씨! 저 참치대뱃살 5인분요!
강백호의 느닷없는 주문이 쇄도했다.
이한나: 이 멍청아! (부채로 패대긴다)
강백호: 꽥!
변성수: 하하 자네가 바로 그 유명한 강백호군인가 보군
강백호: 어라?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요?
변성수: 내 친구 안한수와 내 아들한테서 자네 얘긴 종종 듣고있다네. 거참, 아들녀석 말대로 참 난데없고 황당한 학생이군
강백호: 엥? 아저씨 아들이 누군데 날 알아요?
채소연: 변성수... 똑같은 변씨라면... 아! 설마...!
채소연이 그 이름을 부리기 전에 한 커다란 남자가 방에 들어왔다.
변덕규: 아버지! 초밥이 떨어져가요! 지금 빨리 더 만들지 않으면... 어? 너희들은...
강백호: 두목원숭이!
안선생님: 오랜만이네 덕규군
변덕규: 아,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안선생님
강백호: 여기서 뭐하는 거야 두목원숭이! 앗! 혹시 두목원숭이도 초대한거에요 영감님?! (안선생님의 턱살을 치며) 저 두목원숭이는 보통인간의 10배는 먹을거라구요! 어이 두목원숭이! 내 대뱃살은 죽어도 못줘!
이한나: 가만히 있어! (퍽)
강백호: 꾸엑!
변덕규: 나참, 부상을 당해도 여전히 씨끄럽군
안선생님: 허허 설마 자네가 말하던 아들이 덕규군일 줄은 몰랐네.
변성수: 이 녀석, 이렇게 덩치는 크고 투박해 보일지 몰라도 요리실력 하나는 내 아들답게 인정할만하다네.
강백호: 두목원숭이가 만드는 요리라니... 만들수 있는 음식은 바나나초밥정도?
변성수: 하하하! 그렇게 궁금하다면 직접 맛보는게 어떤가 백호군. 얘 덕규야, 네가 한번 안선생일행의 요리를 만들어 보거라.
변덕규: 아직 훌륭한 실력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선생님: 후훗, 기대하고있겠네 덕규군.
이한나: '솔직히 말은 안했지만... 약간 걱정되는걸'
채소연: '우리오빠는 요리 무지 못하는데...'
그러나 강백호, 채소연, 이한나의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도저히 요리를 배운지 몇개월밖에 안된 실력이라곤 믿기힘든 변덕규의 요리실력에 강백호일행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백호: 우와왓! 이 대뱃살! 정말 입속에서 사르르 녹는걸! 크윽. 이게 바로 이 천재를 위한 맛이야! (누물)
채소연: 우와와! 이 요리에 세공한것좀봐! 이거 직접 만드신거에요 덕규선배? 정말 굉장해요! 저희 오빠는 제대로 된 요리는 커녕 제대로된 삶은달걀도 못만드는데!
변덕규: 후훗. 칭찬해주니 고맙다.
채치수보다 요리를 잘한다고 하니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변덕규였다
이한나: 솔직히 정말 놀랬어요 덕규선배! 이정도 실력이면 배태랑 요리사라고 해도 믿겠는걸요!
안선생님: 이거참 좀더 노력하면 아버지를 능가할지도 모르겠는걸? 정말 훌륭하네 덕규군.
변덕규: 감사합니다.
변성수: 물론이지! 덕규는 나를 능가할 재능이 충분하다네!
강백호: 이거 농구보다 요리에 더 재능있는거 아냐? 이제 농구는 잊었겠는걸?
변덕규: (움찔) 흠, 쓸데없는 소릴...
강백호: ? 흠....
한껏 좋아진 분위기. 식사는 밤까지 계속되고 강백호일행이 바깥에서 수다를 떠는동안 안선생님과 변성수 주방장은 방에서 술자리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변덕규는 주방에서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하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변덕규: 농구를... 잊는다라...
강백호: 어이, 두목원숭이! 참치대뱃살 하나 더줘!
언제나 그랬듯 눈치 없이 들어오는 강백호
강백호: 뭐해 두목원숭이?
강백호, 변덕규가 뭘하나 쳐다보니... 당근으로 농구공 세공을 깎고 있었다...
변덕규: 여, 여기서 뭐하는거야? 다른 애들은 어떻하고?
강백호: 한나선배랑 소연인 지금 '여자들의 시간'을 보낸다고 나같은 남자앤 꺼지래. 흑. 그런데 두목원숭이... 정말로 농구는 끓은거야?
변덕규: 무, 물론이지. 이제 난 아버지의 뒤를따라 요리사의 길을 걷지 않으면 안돼.
강백호: 훗, 이 천재 앞에서 거짓말을 하다니! 그럼 그 농구공모양의 당근은 뭐야!
변덕규: 윽, 이, 이건...
강백호: 이건마치 소연이가 말해준 고릴라의 금단증세랑 비슷한걸?
변덕규: 훗... 녀석도 잊지 못한건가...
강백호: 아하! 역시 아직도 농구가 하고 싶은가 보군!
변덕규, 아무말없이 가만히 당근만 바라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변덕규: 후... 물론... 농구를 잊을수 있을리가 없지... 하지만 난 잊지 않으면 안돼.
강백호: 뭐가 안되? 그냥 아버지한테 물어봐
변덕규: 그게 안된다는 거다... 내가 물어보면 아버진 반드시 허락하실거다.
강백호: 그게 왜?
변덕규: 왜냐면...
안선생님과 변성수 주방장이 있는 방. 아까처럼 떠들석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다.
안선생님: 후... 역시 덕규군은 농구를 하고 싶어하는건가.
변성수: 그렇다네... 하지만 이 늙은이 때문에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지.
안선생님: 뭐가 문제인건가?
변성수: 난... 이제 너무 늙었다네. 덕규를 낳고나서 이 지위에 이를때까지 쉬지 않고 일했어. 곧 은퇴할 계획이지...
안선생님: 혹시... 덕규를 위해 몇년만 더 일해줄수 있지 않나? 물론 자네가 고생한건 안다만 내가 볼때 자네는 현역 못지 않게 쌩쌩하다네.
변성수: 물론 난 쌩쌩하지. 마음만 먹으면 참치사냥도 갈수있다고. 하지만... 덕규녀석은 너무 착해.
안선생님: 너무 착하다라...
변성수: 그래. 녀석은 나를 위해 약속을 했었지. 자기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될때 요리사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녀석은 자라는동안 쉬지않고 일하던 날보고 이제 쉬게 해주고 싶은거야. 그래서 농구를 잊은척하는 어설픈 연기를 하는거지... 내게 농구를 못하게 한다는 죄책감이 들지 않게 하기위해서 말이야...
안선생님: 흠 그렇군...
주방
변덕규: 난... 그동안 너무 힘들게 일하시던 아버지를 좀더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다... 나한텐 농구도 소중하지만, 아버지가 더 소중해.
강백호: 두목원숭이...
강백호.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니 웬지 그동안 계속 병실에 누워있던 아버지 생각이나 저절로 뭉클해졌다.
강백호: '크흑 사나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 그, 그래서. 요즘 능남은 어때?
변덕규: 훗 능남은 강하다. 새로운 주장 윤대협, 더욱강해진 황태섭, 그리고 경태녀석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강백호: 흥, 그래도 전국재패는 우리 북산차지다
변덕규: 하하. 그거야 보면 알겠지. 아 그래, 대뱃살 먹고 싶다고 했지?
강백호: 오오옷! 대뱃살!
가슴찐한 얘기할땐 언제고, 강백호, 대뱃살을 보자말자 눈빛이 변했다.
강백호: 잘먹을게 두목원숭이!
변덕규: 이, 이봐 천천히 먹어!
강백호, 당연히 무시하고 그 비싼 대뱃살을 카레 삼키듯 먹었다.
변덕규: 후... 능남... 그녀석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감독님...
첫댓글 호오, 변덕규에게 이런면이... 새롭네요
... 정말 디테일하게 연구 하셨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