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에 갇힌 카카오..."악재는 우연히 발생한 게 아니다"
정유림입력 2023. 10. 29. 07:10 아이뉴스 24
SM 시세 조종 사건 파장…리더십 공백·경영 혼란 '계속'
몇 년 새 경영진 스톡옵션 논란, 서비스 '먹통' 대란 등 겹악재
[아이뉴스24 정유림,서효빈 수습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마주했다. 주요 임원의 구속으로 리더십 공백과 경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사적으로 추진해온 신사업과 투자 전략도 위축이 불가피하다. '카카오톡 성공 신화'를 이끈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수사 대상이라는 점도 카카오로서는 뼈아프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해온 카카오는 최근 몇년 새 악재와 사고로 몸살을 앓아왔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처럼 지금의 대형 악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크고 작은 소란들이 징후를 보였던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은 한 번의 큰 재해가 있기 전에, 그와 관련된 작은 사고나 징후들이 먼저 일어난다는 법칙이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점에서 ‘1:29:300 법칙’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사소한 문제를 내버려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것으로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개념이다.
어떤 것은 '운이 나빠서', 어떤 것은 '실수로' 발생했지만 결국은 외적 성장에 주력하다보니 기본이 흔들리고 리스크 관리가 취약해서 생긴 일이었다.
현재 진행형인 카카오 사태가 주는 교훈도 다르지 않다. 기본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거와 마주할 필요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련의 카카오 악재들을 살펴봤다.
◇2021년 12월~2022년 1월 '스톡옵션 논란' 전 카카오페이 대표 사퇴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여 만에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 논란이 일며 업계 안팎이 들끓었다.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로 약 46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뒀다. 대표와 주요 임원들은 회사 주식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 당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페이 대표는 노조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사퇴했다.
◇2022년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카카오 '블랙아웃'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카카오톡 등 대부분의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대란이 발생했다. 모든 서비스를 완전히 복구하기까지 약 5일이 걸렸다. 카카오톡 일반 이용자도 불편을 겪었지만 소상공인들도 피해가 컸다. 피해 보상을 마무리하는데 무려 8개월이 걸렸다.
◇2023년 7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구조조정 파장, 노조는 단체행동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파장이 일었다. 노조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데는 경영진의 책임이 무겁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책임 경영을 요구하며 장외 집회를 진행하면서 노사간 갈등도 커졌다.
◇2023년 9월 '1억원 상당 게임 아이템 결제' 재무 임원 법인카드 논란
카카오 재무그룹장(CFO)을 맡았던 임원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 내부 규정상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안의 경우 결제 금액이 지나치게 많아 법인카드 사용 취지에 적절치 않았다. 결국 카카오는 징계(3개월 정직) 결정을 내렸다.
◇2023년 10월 다음 '클릭 응원' 매크로 조작 사태
카카오로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여론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한 일이어서 파장이 컸다. 지난 1일 원하는 팀을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해 응원하는 다음 스포츠의 '클릭 응원'에서 매크로 개입으로 한국보다 중국 팀 응원이 더 많은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여론 조작 등 각종 의혹 제기가 난무하면서 카카오는 홍역을 치렀다.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포털을 가짜뉴스 유통과 확산 경로로 지목하기에 이르렀다.
◇2023년 10월 SM 시세 조종 사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
지난 19일 새벽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센터장도 이 사건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이 조사를 받은 다음날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줄조사를 받는 등 창립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서효빈 수습 기자(x40805@inews24.com)
'하인리히' 법칙에 갇힌 카카오..."악재는 우연히 발생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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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강공에 카카오 쓰나미 덮친다…김범수 벼랑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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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강공에 카카오 쓰나미 덮친다…김범수 벼랑 끝으로
입력2023.10.27. 오전 12:01 이선영 기자 더 팩트
카카오·카카오엔터 검찰 송치
김범수 처분도 초읽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26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을 비롯한 관계자를 검찰에 넘겼다.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은 이번 송치 대상에서 빠졌으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엄정 대응'을 공언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용희 기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에 대해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일단 이번 검찰 송치 대상에서 빠졌으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례적인 수위로 엄정 대처 방침을 밝히는 등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구속 갈림길에 섰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7일 금감원에 따르면 특사경은 전날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을 비롯해 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대표, 강호중 카카오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금감원에 따르면 배 대표와 강 모 씨, 이 모 씨는 지난 2월 에스엠에 대한 기업지배권 경쟁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약 2400억 원을 투입, 에스엠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상승·고정시키는 등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된 대량보유 보고의무(5%룰)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23일 김범수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등에 관해 16시간가량 조사했다.
금감원은 "관련 18인의 피의자 중 개인 3인과 법인 2개 사 등 5인을 우선 검찰에 넘겼다"며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도 확인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수사해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이례적인 수위로 엄정 대처 방침을 밝히는 등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4년 전 출범한 특사경이 '대기업'을 정조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범수 센터장은 일단 이번 송치 대상에서 빠졌으나 이복현 금감원장이 연일 '엄정 대응'을 공언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복현 원장은 직접 스피커가 돼 카카오 법인 처벌은 물론 에스엠 인수까지 막겠다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특수통 검사 출신인 이복현 원장의 수사 스타일이 다분히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이복현 원장의 강도 높은 비판은 카카오 사업 전체에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복현 원장은 24일 '금융의 날'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 시세조종 의혹 사건에 대해 "기본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범죄이기 때문에 취득한 경제적 이득이 박탈되도록 하는 것을 가장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단순히 과징금이나 벌금 등 금전적 이익뿐 아니라 불법 거래를 통해 이루고자 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정의, 국민 기대 감정에 맞는다"라고 비판했다.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자체가 '불법 거래'의 결과이므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을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10월 기준 27.17%다. 벌금형 이상 확정 시 지분 10%를 제외하고 모두 처분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해 인가 유지 여부를 판정한다. 현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는 카카오 외에 한국투자증권(27.17%), 국민연금(5.30%), KB국민은행(4.88%), 서울보증보험(3.2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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