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그리스 철학과의 조우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습니다. 살아오는 중에 자신이 가장 아름다웠던 그때를 한국에서는 ‘이팔청춘’이라 합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이팔청춘은 가꾸거나 꾸미지 않아도 아름답고 싱그럽습니다. 마치 활짝 피어난 꽃봉오리와 같습니다. 중국인은 인생에서의 그러한 시기를 ‘화양연화’라 하고 영어권에서는 ‘리즈 시절’이라 합니다. 생애 최고의 시기인데요, 그렇다면 인류 역사에도 그런 시기가 있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기가 없을 리 없습니다. 서구 역사에서는 그리스도 예수를 주목했습니다. 독일 철학자 헤겔은 “모든 역사란 그리스도로부터 와서 그리스도에게로 되돌아간다. 그리스도의 출생은 세계사의 차축(車軸)이다. 서력기원이 그 증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의 정점에 예수님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른 철학자들은 그리스도와 관련짓지 않고, 인류 역사의 황금기를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몇몇 철학자들이 있지만, 역시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BC 5세기를 인류 역사의 황금기로 보았습니다. 이때를 전후하여 BC 9세기로부터 BC 2세기에 이르는 700년 동안 인류는 신화의 시대를 벗어나 종교를 만들고 철학을 시작했다고 분석하면서 이스라엘, 그리스, 인도, 중국을 주목했습니다.
서로 교류는 없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인간의 존재 의미를 규명하고, 인류가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공통성을 드러냈습니다. 이 시기 즉 BC 9세기로부터 BC 2세기까지를 야스퍼스는 ‘차축(車軸)의 시대’라 명명했습니다. ‘차축 시대’를 영국의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축의 시대(Axial Age)’로 정리하면서 “축의 시대 철학과 종교를 인류는 21세기에 이르도록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정의했습니다.
축의 시대가 끝나고 200여 년이 지나 이스라엘에서 예수님이 탄생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_부활_승천_성령강림의 사중주(四重奏)의 복음(福音)을 이 땅에 심었습니다. 복음은 이제 온 세상에 편만히 나아가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밖의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최일선의 선교사 바울의 향배는 역사의 뇌관이 될 참이었습니다. 바울은 당초 소아시아에서 복음을 전하고자 했으나 성령은 바울에게 에게해를 건너서 그리스로 인도하셨습니다.
축의 시대에 발아하고 성장한 사상과 철학 종교의 지평에서, 성령은 기독교 복음이 그리스의 사상, 철학, 종교와 조우 하도록 섭리하신 것입니다. 그리스의 사상은 요한복음을 비롯하여 기독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은 복음의 첫 단추를 그리스에서 꿰도록 섭리하셨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