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아내 율리야가 귀국하는 날, EU가 대러 제재 결정?

[이진희]

수감중인 '반 푸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아내 율리야 나발리야가 22일 독일에서 귀국했다. 그녀의 독일 방문 목적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다만,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나발니 구속에 대한 제재 조치로 러시아 고위 관리 4명을 제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율리야 나발나야, 독일서 귀국/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율리야는 이날 모스크바의 한 공항에서 지지자들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과 함께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텔레그램 채널 '112'는 율리야 일행의 뒤를 따르며 독일 여행의 목적과 구속된 남편과의 소통 여부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으나, 무시당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 10일 모스크바를 떠나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공항에 도착했다. 당시 독일의 슈피겔은 그녀가 개인 목적으로 독일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후 그녀의 동정에 관해 어떤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모스크바 공항 건물에서 주차장으로 향하는 율리야 일행/텔레그램 채널 112 캡처 

그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남편 나발니는 지난 20일 두차례 법정에 출두해 명예훼손 혐의로 85만 루블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또 집행유예 취소 처분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는 항소가 기각됐다. 

당시 모스크바 시 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바부슈킨스키 구역 법원으로 출장 재판에 나서 "나발니의 집행 유예를 취소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나발니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그가 가택연금 상태(2014년 12월 30일~2015년 2월 18일)에 처했던 기간을 복역 기간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나발니는 앞으로 약 2년 6개월을 복역해야 한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12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천100만 루블(약 5억9천만 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에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나발니 측은 2심 판결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법정에 나온 나발니/사진출처:모스크바 시 법원

같은 법원에서 열린 2차대전 참전 퇴역 군인의 명예 훼손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나발니의 유죄를 인정해 85만 루블(약 1천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지지한 2차 대전 참전 예비역 대령 이그나트 아르테멘코(93)을 '매수된 하인', '양심 없는 사람', '반역자' 라고 비난하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했다.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요구해온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은 22일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를 구속한데 대한 제재조치로 고위 관리 4명을 제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EU측이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 위원장, 이고리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 대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 책임자 등 4명을 제재 대상으로 선정, 그들의 유럽내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제재는 내달 초 EU에 의해 공식 승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