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요19:30“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이 떠나가시니라”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간 대학동기 목사가 있습니다. 뒤늦게 미국으로 건너가 목사가 되어 교회를 개척하던 친구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저에게 목회의 아쉬움을 고해성사로 대신했습니다.
롬14:12“우리 각 사람이 자기 일을 하나님께 직고하리라”
고후5;10“각각 선악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자는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는 일에 자기 생명조차 아끼지 않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시기 직전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답답하고 무거운 십자가, 죽을 지경으로 고뇌하게 만들던 십자가의 고통은 끝났습니다. 아버지의 소원을 다 이루어 드리고 아버지께로 올라가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홀가분하셨겠습니까? 우리 또한 우리의 사명을 다 마치고 주님께로 돌아갈 때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딤후4:6-8“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하나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자기 생명조차 조금도 아끼지 않았던 사도는 이제 떠날 시간이 되자 의의 면류관을 바라보며 즐거워했습니다.
히12:2“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십자가가 예수님께 하나님 보좌 우편으로의 귀환 길이었듯이, 십자가는 비천한 죄인이 하나님 아들의 영광에 이르는 길입니다.
이와같이 십자가는 우리를 영광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대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사에 관심을 빼앗기고 하나님의 이 초대에 응하지 않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보고 십자가 아래까지 가보기는 하지만 십자가에 자신을 매달지는 않습니다. 어느새 거친 고난의 십자가는 예쁜 장식품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십자가에 감추인 생명의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으로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이 되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생명으로 인도하시는 참 빛이 되셨습니다. 우리 또한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어 어둠 가운데 방황하는 인생들의 인도자가 됩니다.
단12:3“많은 사람을 옳은 대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갈6:14“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나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하였다면 나는 더 이상 세상의 부귀 영화
명예에 대한 관심이 없습니다. 한낱 배설물에 불과합니다.
십자가의 구경꾼은 많지만 십자가에 자기 몸을 내어던지는 헌신자는 아주 소수입니다. 나를 구원하시려고 예수님은 맨몸으로 험한 십자가에 달려 목숨을 빼앗기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짊어지는 십자가는 아주 작고 작은 십자가입니다.
마5:39-41”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이 작은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없다면 우리는 단지 십자가의 구경꾼에 불과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 자신을 점점 더 온전하게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합니다. 내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온전하게 못 박히면 박힐수록 부활의 소망은 더 굳건해집니다. 더 이상 십자가는 슬픔이 아니라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24. 3. 30 장기옥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