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시장 반열에 오를까-MSCI 지수 재검토 기다리는 한국 / 6/1(목) / Bloomberg
(블룸버그) : 한국은 오랜 세월 세계적인 대기업을 홍콩보다 많이 거느리고 있으며, 일본이나 스페인보다도 높은 구매력을 자랑하며 뉴질랜드보다 긴 평균 수명을 기록하고 있다. 3년 전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한때 이탈리아를 추월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와 채권지수를 작성 관리하는 MSCI는 매년 한국을 신흥국 지위로 분류해 왔다. 이것이 대한 투자의 잠재성과 주가의 밸류에이션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진저리가 난 한국 정부는 올해 MSCI의 6월 연차 개편에 앞서 감독당국이 한국 자본시장 개혁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외환시장 접근을 확대할 계획이나 공매도 금지 해제를 검토하는 선택지도 포함돼 있다.
이 개혁은 중국과 일본, 인도에 이어 아시아 4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이 현재 23개국·지역으로 구성된 선진국 분류에 들어갈 만하다고 MSCI를 설득하려는 의도로 머니매니저가 성숙한 자본시장에 갖는 기대감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MSCI의 분류 변경 가능성은 1조 8000억 달러(약 250조엔) 규모의 한국 주식시장에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에 대처하고 소수주주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오랜 논점이자 MSCI가 걸림돌로 여겨온 원화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것도 윤 정부는 검토하고 있다. MSCI는 말을 아꼈다.
골드만삭스그룹과 싱가포르뱅크는 한국이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되면 아시아의 새로운 파워 플레이어로 평가받아 500억달러가 넘는 자금 유입도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펀드매니저들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다른 지역 동업자들보다 주식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평가액이 오랜 기간 낮게 머무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변동성이 떨어져 강세장 진입이 얼마 남지 않은 곳에서 거래되고 있는 한국 주식의 지표 코스피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지도 모른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MSCI가 한국에 선진국 지위를 마침내 부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설령 한국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더라도 일부 머니매니저는 그 의미를 재고하고 있다. 선진국 지위 획득은 결국 그렇게 좋은 것인가. 아니면 그 자체가 가치가 있느냐는 시각도 있다.
인베스코에서 멀티에셋 투자를 총괄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 장환성(홍콩 재직) 씨는 한국이 선진국 지위로 바뀌면 큰 연못 속 작은 물고기가 되고 MSCI 지수에 편입되는 한국 주식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위상 변경은 대학스포츠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가는 것에 비유될 수도 있어 이런 변화의 함정에 대한 교훈으로 한국이 회자될 수도 있다.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한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지만 선진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지수로 넘어가면 한국의 웨이트가 1, 2%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
◎ 국제 금융의 단층
픽테에셋매니지먼트의 이영재 선임투자매니저(런던 재직)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은 약 8억달러의 신흥국 시장펀드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개 안팎의 한국 주식을 팔고 비슷한 규모의 선진국 시장펀드로 한국 주식을 1개만, 아마도 삼성전자를 사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보유한 기업이 한 곳뿐이어서 잊어버릴지도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선진국·신흥국 시장의 구별은 국제금융의 가장 깊은 단층 중 하나지만 두 시장을 가르는 명확한 규칙은 없다. 지수 작성 기업은 그 나라의 생활수준이나 GDP를 판별하는 대신 투자자가 거래소 밖에서의 거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지 여부와 같은 독자적인 기준에 중점을 두고 있다.
S&P 다우존스 인덱스는 2001년, FTSE 러셀은 2009년 각각 시장 규모와 세련도를 이유로 한국을 선진국 지위로 분류. 다만 자금 동향에 있어서는 이 사업에서 최대 규모인 MSCI에 의한 위상 변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MSCI는 웹사이트에서 경제발전과 주식트레이딩 규모·유동성, 접근성 등 주요 3개 지표를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명예로운 지위를 얻기에 적합한지 가늠할 때 주관이 들어갈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한다.
한국은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1990년대 후반에 이뤄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스리니버선 아시아태평양국장은 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은 선진국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그럴 자격이 당연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되면 매우 큰 돈이 움직인다. 골드만 추계에 따르면 MSCI 신흥시장지수에는 전 세계에서 약 1조8100억 달러 상당의 펀드가 연동돼 있다. 선진국 시장의 MSCI 지수는 3조 4900억 달러다.
블룸버그 뉴스의 모회사인 블룸버그 엘피는 자체 지수를 만들고 있으며 MSCI, FTSE 러셀, S&P 다우존스 등과 경쟁하고 있다.
◎ 이스라엘이나 그리스
이스라엘은 2010년 중동에서 처음으로 MSCI 선진국 시장 리스트에 합류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기대했던 이행이었지만 발표 후 2년간 대표적인 주가지수 매매고와 전체 시가총액은 40% 남짓 줄었다.
그리스는 2001년 선진국 시장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2년간 주식 시세는 한때 45% 하락했다. 그리스는 2013년 채무위기로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위상을 낮출 수 있는 첫 번째 국가가 됐지만 향후 수년 내 복귀를 노리고 있다.
포르투갈 주식시장은 1997년 선진국 시장으로 여겨졌다. 주가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다 98년 중반부터 43% 급락했다.
한국에 이어 선진국 지위를 지향하는 곳은 대만과 인도일 것으로 분석된다.
原題:MSCI Upgrade Bid Risks Backfiring for South Korean Stock Market (抜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