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삶
9. 삶의 체계(9) - 인간과 사상
권대근
문학박사,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시에는 어떠한 형태이건 관념과 사상이 들어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은 문학이 도덕과 종교와의 접촉을 가지며 그것들이 작품의 외적 조건을 형성하는 데서 이루어진다. 적게는 아주 작은 사물의 의미에서부터 크게는 작가의 인생관이나 사회적 이데올로기까지도 문학은 포용하며 이것들은 작가의 철학이나 사상에 의해서 재단되고 표현된다.
다만 사상이나 관념, 생활 철학 따위가 작품 속에 어떻게 형상화되느냐 하는 문제는 천차만별이지만 이러한 작업은 어떤 작품에서도 이루어진다. 어떤 작품에는 철학사상이나 형이상학의 탐구로 나타나며 또 어떤 작품에서는 정신적 편력이나 구제의식으로 나타난다. 작가의 인생관, 생활의 예지, 우주관 등으로 작품 속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작품에 반영된 이러한 요소들은 특수한 입장과 작품 속에서의 자리 때문에 차이는 있게 된다.
흔히 보는 계몽주의 문학이나 이데올로기 문학은 지나치게 드러내어 노골적으로 이데올로기를 주시하기 때문에 본격문학으로서 실패하는 예를 많이 본다. 주장하는 관념과 사상이 문학 속에 용해되고 구상화되어야 진가를 나타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