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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대표적인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1737~1805)은 1800년 양양부사로 봉직할 당시 “양양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에서 1만 냥을 받았고 녹봉으로 2000냥을 받았다”는 ‘경관녹봉론’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민일보는 이러한 녹봉 일화를 바탕으로 연암이 감탄한 자연경관을 문화 상품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4일 양양문화원과 공동으로 ‘연암 박지원 문화콘텐츠 조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연암 박지원은 법고창신의 대가였다. 연암은 ‘호질’에서 범이라는 매개물을 통해서 인간 삶의 모순, 비리, 불합리 등을 꾸짖고 있다. 작품에서는 현실의 모순, 불합리 등을 꼬집어 새로운 이상향을 설정해 주고 있다. 아주 훌륭한 스토리텔링의 방법이다. 이런 방법으로 이제 우리는 연암과 양양을 연계해 양양에 보탬이 되는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이끌어 내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원형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새롭게 가공하는 것이다. 양양에 연암의 테마거리를 만들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연암테마거리는 ‘마을관광박물관’의 개념으로 하면 된다. 박물관을 따로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을 자체를 박물관 개념으로 하자는 것이다. 양양읍내에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 상점, 관공서 등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연암의 업적을 입히면 된다. 가령, 열하일기거리, 허생전거리, 양반전거리, 육방관속거리, 연암산책길 등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거리에서 주변 및 시대 요구에 맞게 바꾸어주면서 이벤트도 진행하면 된다.”
양양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적 유적을 갖고 있고, 연암 박지원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역사 문화적 유적을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고, 양양도호부나 이화정의 역사적 복원을 이루는 하드웨어 개선을 하게 된다면 양양은 영북지역 최고의 역사도시로서 문화를 활용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연암 박지원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양양의 새로운 문화이벤트로 ‘연암 박지원과 떠나는 양양풍류 페스티벌’ 등도 가능하다. 페스티벌은 양양의 경관을 극찬한 연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양양의 역사문화유적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축제가 될 것이다. 축제의 개념은 전통과 미래가 하나 되는 방향으로 잡으면서 양양의 역사유적지를 기준으로 하는 장소 마케팅이 될 것이다. 권역별로 유적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역사 이벤트 재현, 문화적 가치를 상징화 할 수 있는 이벤트,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문화예술공연으로 구성하면 된다.” 연암은 18세기의 가장 독창적이고 개방적인 인물로서 동서문명의 융합 가능성과 필연성을 직시했다. 1803년 중풍이 들고 1805년 세상을 떠난 연암의 말년을 고려할 때, 그의 진정한 종착지는 양양이었다. 연암과 양양의 인연은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이지만 이에 대한 의미 부여는 후대의 몫이다. ‘열하일기’가 없는 박지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이순의 연암이 생을 정리한 곳인 양양을 종착점으로 설정하고 ‘열하’의 박지원에서 출발하는 스토리텔링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암의 소품문은 자연과 사물에 대한 통찰이 이루어진 뒤에 쓰인 작품들이다. 이를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생태 문화로 접목해 양양의 자연생태를 어필한다면 연암의 생태문화와 양양의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함양군에서는 ‘연암 박지원과 함께하는 전통장 담그기 교육’을 시행했다. 이것은 연암이 안의현감을 지낼 당시 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연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연암과 양양의 실제적인 관련성을 찾아 콘텐츠화해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지역문화는 지역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연암을 통해 양양의 지역성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 지역의 문화적인 연계성이 분명한 요소를 찾아내 그것을 잘 활용하고 스토리텔링화해 콘텐츠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이학주 선생님의 발표문에 있듯이 ‘황장목 사건’으로 연암은 미련없이 관직을 그만두었다. 아전들과 승려의 횡포를 문제 삼은 사실을 강원도 감사가 그냥 넘어 간 것은 연암의 입장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연암이 양양부사를 역임한 역사적 사실에 수긍하면서 그의 실학사상과 문학을 연계한다면 양양에 새로운 이미지가 부여될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군락지에 따라서 서림과 갈천 지역이면 구룡령 옛길을 따라 스토리텔링 길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어성전지역이면 탁장사마을과 연계할 수 있고 현남권이면 입암상여소리와 연계 발굴해야 빛이 날 것이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대문장가인 연암 박지원이 안빈낙도의 정신과 해학으로 1800년에 양양군의 부사로 재직했다는 사실에 도민일보와 문화원이 주목하고 이번 콘텐츠를 통해 군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고 또한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창조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심포지엄이 2012년 이후 두 번째인 만큼 이제는 보다 실질적으로 우리군 역사문화성과 결부시켜 문화융성의 시대에 맞는 문화콘텐츠로 개발할 때가 왔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