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생 시절부터 좋아하던 말씀이 있습니다. 누가복음 5장 4절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셨던 말씀입니다. 그때는 베드로가 아직 예수님을 따르기 전이었습니다. 베드로란 이름은 예수께서 베드로를 만나신 후 붙여준 이름이고 그전에는 시몬이었습니다. 시몬이 베드로로 바뀌는 변화가 바로 신앙생활의 본질을 나타내는 사건입니다. 시몬은 육의 사람이요, 베드로는 영의 사람입니다.
시몬은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밤새 그물을 던지고 던졌으나 붕어 한 마리 잡지 못하였습니다. 시몬이 빈 그물을 들고 지쳐 있을 즈음에 예수께서 오셔서 무리들에게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몰려드는 무리의 수가 많아 말씀을 전하기 어려웠던 예수님은 시몬의 배를 빌려 호숫가 둑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그물을 만지며 말씀을 듣고 있던 시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누가복음 5장 4절)
나는 이 부분을 읽을 때마다 〈깊은 데로〉란 말을 읽고 또 읽습니다. 읽을수록 가슴에 닿은 바가 있는 말씀입니다. 물론 예수님이 말씀하신 깊은 데로는 고기 잡는 그물을 깊은 데로 던지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씀을 넓게 적용하여 읽습니다. 〈인생의 그물을 깊은 데로 던지라〉는 말로 읽습니다.
무릇 종교의 세계는 영혼의 깊고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세계입니다. 신앙생활은 영혼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는 생활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수십 년을 교회를 다녔어도 깊은 영성에 이르지 못한 채로 늘 초보 단계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 매여 영혼 깊은 데로 그물을 던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이르십니다.
〈그물을 깊은 데로 내리시오.〉
이제 우리는 삶의 자세를 바꾸어 깊은 은혜의 세계로, 깊은 말씀의 세계로, 깊은 기도의 세계로 나아가는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동두천 두레마을 둘레길 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