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은 그렇게 되는 거군... 그렇게... "
이렇게 되지 않으리란 상상을 안해 봤다고 하는 것은 내 자신 하나만을 속이기 위한 어리석은 가림일 뿐이다.
아무리 내가 패왕의 손아귀에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들이.. 거물들이 수두룩 하다 해도..
언젠가 한번쯤은 이렇게 그의 손이 뻗칠 수 밖에 없는 곳으로 가게 되리란 생각..
하지 않았다고 부정하지 않겠다.
그런 생각 많이 했으니까..
..가우리가 생각 날 때에도.. 제로스와 대화를 할 때에도..
내가 내 동료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을 그 시기에도.. 한 순간도 놓쳐보지 못한 생각.
다만 예상외라는 의미는 이렇게 빨리 그가 날 데리러 올지 몰랐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를 애써 부정하고 싶어하는 내 생각의 일부가 일부로 시간을 짧게 느껴지도록 했던 걸지도..
" 자- 어떻게 할 거지 리나 인버스? 선택권은 두 가지다. 다만.. 결과는 똑같겠지..ㅁ.. "
" 헛소리 작작 해둬요..? 결과가 똑같다는 건 당신의 억지야! "
예전의 버릇이 남아있던지 겨우 이성적인 판단으로 할 수 있었던 자신만만한 말의 구성들은
한 순간 버릇에 의하여 깨져나갔고 존댓말을 쓰게 되었다.
그러자 그의 입가에 씨익- 그려지는 곡선.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건 상관없다.
그의 기세가 당당해지건 말건 이 상황이 달라지는 실마리가 되어주진 않을 테니까
" 지금 당신이 말하고 있는 건.. 당신과 싸우느냐.. 아니면 순순히 따르느냐.. 이 두 가지겠지.. "
내 목숨을 노리던 거물 중의 하나, 마룡왕 가브와 처음 만났을 당시를 회상.
그때에는 거물들이 왜 내게 달라붙었냐며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한탄했었다.
강한 힘을 가졌던 것을 후회하기도 했고..
그런 일이 지금 또 반복되고 있다.
다만 상대의 급과 내 주위에서 날 어떻게 든 해보려는 거물이 여럿 생겼다는 것이지..
자신은 없다.
내 앞에 있는 자는 나보다 몇 십 배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는 존재니까..
결코 그분의 힘을 내가 사용할 수 있다 해도 자만할 수 없다.
...기가 슬레이브 라면 모를까.. 그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은 없으니까..
그것뿐이 아니다..
해신관 루핀이란 존재를 죽이겠다고 뽑아 들었던 검은 칼날 때문에 체력은 바닥난 상태.
지금 싸워서 이길 확률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했던 말이 그가 말해줬던 선택권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 자살하느냐.. 아니면 나와 함께 하겠는가
" 지금의 네가 뭘 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군... 역시 인간이란 존재란 어리석어- "
" 그래서 당신이 잘못 됬다 이거야- "
패왕은 그 누구도 자신과 내가 있는 이 곳으로 오지 못하리라 자만에 빠져있다.
...그 정도의 확신이라면 수왕 이던 해왕이든 이 곳을 찾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시간 끌기라는 건 거의 소용없는 일.
지금 이 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한 행동은 여러 가지로 나뉘어진다.
첫번 째.. 어떤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를 죽인다..
이 상태론 불가능 한 일이라 희박한 확률이다.
체력이 풀인 상태라 해도 그를 이길 수 없는 상태인데..
지금은 라그나 블레이드는 커녕 웬만한 고위급 마법도 다루지 못할 거다.
...그렇다면..
두번 째.. 어떻게 서든 시간을 끌어 회복 한 다음 라그나 블레이드로 이 공간을 잘라버린다.
그 건 과정과 결과의 문제가 있다.
과연 그 정도로 많을 시간을 패왕이 내게 줄 리가 없는 일이고
자만에 빠져있는 그의 상태라면 시간을 끌 수 있을 수 도 있지만.. 그 공간을 가른 뒤엔?
이 공간을 가른다고 해서 인간 세계로 통하는 곳으로 빠져나간다는 확신 따윈 버려야 한다.
그렇게 두 방법을 쓰지 못한다면.. 마지막 방법 하나...
어둠의 자식이 다시 되는 수밖에..
" 칫... 방법이 없단 말야..? "
이 상황에 절망감을 가지는 것은 그에 따른 이득은 커녕 본전도 찾지 못할 어리석은 짓.
하지만 지금은 정말.. 정말 그 어떤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그의 부하가 되어 다시 돌아갈 수 도 없는 그 어리석은 짓 따윌 할 수 도 없고..
[ 딸각- ]
...?
간신히 쓰러진 채로 일어서지도 못했던 내 몸을 추스리며 일으켜 세우려 할 때에..
아주 짧은 순간에 메이가 되돌려주었던 내 망토와 마도 복..
그 사이에서 병 같이 생긴 무언가가 딸각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하지만 패왕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실실 웃고만 있을 뿐이지
그 소리를 의식치 못한 것 같았다.
- 이..건.. 회복 약!?
이런 병 따위에 생명이 달려있다는 것..
그런 것을 보고서 마족들은 인간의 목숨이 하찮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주 작은 것에 구원될 수 있다는 것이 그들 자신의 입장에선 프라이드 손상 일 테니까..
하지만...
[ 쨍그랑- ]
빈 병을 아주 간단히 일어선 나와 바닥 사이에 구간을 생각하지도 않은 채..
그걸 떨어뜨렸을 때 나는 소리를 생각치도 않은 채 빈병을 집은 손에 힘을 푼다.
그리고 요란하게 들려오는 소리
패왕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한다.
" 에르메키아 플레임-!! "
[ 쿠아아아아악-!! ]
다른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열기를 가득 띠는 것 같이 보이는..
열섬포가 그를 향해 가서 그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신경을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튕겨져 나가 잔인하게도 소멸된다.
나 자신의 공격이 먹히기도 전에.. 그의 머리칼에도 닿기도 전에 소멸되어버렸는데도 불구하고
마력이 되돌아왔다는 자신감 때문에 미소를 지어보인다.
찡긋.
패왕은 내가 그를 공격했다는 점이 자신의 신경에 거슬렸던지 눈살을 찌푸린다.
- 과연 자존심의 대마왕이라니까..?
무엇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나 역시 그를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채워진 것 같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이 회복된다니 신기하기만 할 뿐이지만..
그 과정은 상관없고 난 지금 현재가 중요할 뿐..
" 회복 약이라도 있었나보군... 이거 귀찮게 됬군... 뭐- 괜찮을지도 모르지..
우리들 사이에서 좀 있었다고 그새 거만해진 인간에게 그 사이 힘의 거대함을 손수 보여주는 것도 ... "
" 글쎄.. 그 힘의 차이가 얼마나 날진 해봐야 알 거야... 바보 같은 존재... "
- 응..? 내가 왜 이러지?
안 그래도 그를 많이 화나게 해서 내 목숨이 위태로운 처지.
그렇지만 어떤 이유에서였던지 간단히 본능적으로 그의 심기를 건드려버렸다.
그리고 정말 화났던지 그 차갑고도 매서운 눈으로 날 바라보는 자.
더 이상 그에겐 웃음 따위란 없었다.
표정에서 지워 버린 지 오래니까..
" ...살려둔다고 하니까 자만 해졌나 본데.. 그래- 고통과 절망의 맛을 느끼게 해주마... "
그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어서 보기에도 섬뜩할 정도의 색깔을 나타내는 것 같은 청 푸른 빛의 기류.
그를 처음 봤을 때에도.. 그는 이런 모습을 띠고 있었다.
자신의 온몸에 그 기류를 덮은 채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가린 것 같았지..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리라..
- 씨익..
원래라면 그를 대적한다고 해서 공포에 떨어야 할게 너무나도 당연했는데..
난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웃음짓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표정과 생각을 하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느끼지 못했다.
지금에서야 그를 재빨리 알게 된 건지..
" 어리석은 것...!!! "
포악하기로 자자하다기보단 냉정하다고 자자했던 그였다.
지금 그의 모습을 보자면.. 내 느낌상으로 절대로 그는 날 살려두지 않을 거야.
그의 오한 가득한 눈을 보면 알 수 있듯.
[ 후아아아아악! ]
하늘 위에 가득했던 먹구름과 비슷한 무언가들이 동그랗게 뚫려버렸다.
원래는 가려진 채로 그 무엇도 보여주지 않고 있었지만 그 청색의 기류가 송곳처럼 뚫고 올라가 버린 거다.
그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힘의 일부를 어느 정도인진 모르지만 끌어 모으고 있다는 것을!
- 하늘에 징계를 풀어놓는...
나 역시 그를 보며 느껴지는 살기 때문에 곧 이어질 공격을 예상할 수 밖에 없었고
본능 적으로 그 공격에 맞는 대처방안이기도 한 라그나 블레이드를 외우기 시작했다.
이를 외운다고 뭐가 어떻게 되진 않을 거다.
이것으론 인간의 혼과 동화되어버린 마룡왕 조차도 죽이지 못할 만큼이나 그들에게 있어선 형편없는 공격이니까.
더 더구나 그런 마룡왕에 비해 훨씬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그라면..
이 공격 즈음이야..
그렇지만.. 그렇다고 폭주할 가능성이 있는 그 마법을 쓸 순 없으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이 상황에선 기가 슬레이브의 미완성 버전을 외우는 게 정확한 판단일 것이다.
라그나 블레이드는 앞서서 설명한 만큼 약하고 지속시간도 짧은데다가.. 한 번 제대로 쓰면 기회가 없어
하지만..
" 라그나 블레이드!!! "
- ...이 느낌은...?
뭔가가 달라졌다.
단순히 방금 전에 마셔버린 약 때문인 것만은 아닌 것 같지만..
해 신관을 죽이기 위해 라그나 블레이드를 외우고 쓰려 했을 때보다..
그 때보다 훨씬 라그나 블레이드가 가볍게 느껴졌다.
마치 루비아이 블레이드를 쓸 때만큼이나..
정신력과 체력 따위가 급속도로 흡수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던 이 마법은..
어째서 인지.. 그런 느낌이 매우 적어졌다.
[ 토각 토각- ]
사뿐사뿐 걷거나 뛸 수 도 있을 것만 같이 가뿐한 몸.
.. 이렇게 된 거라면 ..! 그를 이길 확률은 늘어난 것이다!
" 또 그분의 힘이냐? 어리석기는.. 힘을 소환할 필요도 없어- "
그 자신이 보기에도 너무나도 형편없는 공격이었나 보다.
비웃음을 하듯 눈살을 한번 찌푸려주고 콧방귀를 끼는 그는 팔짱을 낀다.
그 뒤에 그는 자신의 마력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지..
한때 내게 쥐어줬던 힘 자체인 다뉴와 생김새가 매우 흡사한 길고 무거워 보이는 검 한 자루를 손에 쥔다.
지지지직!!
검은 파동이 더 더욱 심하게 흔들려온다
그의 검에선 그리 강한 힘은 느껴지지 않지만, 그가 확신하는 거라면 충분히 내 마법을 막아낼 수 있을지도..
그렇지만 그는 알지 못할 것이리라..
내가 이렇게 자유자제로 이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내가 아닌 이상은 모를 수 밖에?
그가 너무나도 자만하는 것 같아 웬지 모르게 화가 난다?
다른 마족이 이 상황을 설명하자면 인간인 주제에 힘이 수 천배에 달하는 마왕인 그를 모욕한다.
정도가 되겠지만.. 들끓는 분노 때문에 검의 파동이 강하게 변한 것 같았다.
" 준비운동은 이 정도가 어떨까!? "
[ 화아아아아아아앗!!! ]
그의 자세를 얼핏 보면 강한 진동을 보내어 내게 파동을 느끼게 하고..
라그나 블레이드를 버티게 못하도록 하려는 수작인 듯 싶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아니었던지 금의 손잡이로 만들어진 그의 칼날 끝에서 반짝-!
마치 가브가 검을 휘둘러내어 자신의 힘을 들어냈을 때처럼..
그가 검을 휘익! 하고 휘두르자 새파란 빛을 내뿜는 기류가 만들어졌고 거기선 강한 바람이..
그 바람은 또 날 쫓아와 날 날려버리려는 것처럼 무서운 속도로 다가온다!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 할 정도로 빠른 속력을 자랑하는 바람!
그렇지만 라그나 블레이드로 막기에는 너무나 광범위 하다!
- 준비 운동이라더니.. 고작
[ 챠아아아아아악! ]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력..
하지만 그 어떤 본능 때문이었던지 라그나 블레이드.. 아니..
라그나 블레이드라고 이름 지어졌던 그 마법의 근원인 그분의 주위의 어둠들은..
그 광범위한 바람을 막기 위해서 였던지 넓게 펼쳐진다.
그리고 간단히 그 바람을 소멸.
" 새로운 기술인가? "
나 역시도 알 수 없을 방법.
바람을 소멸해내자 아까까지만 해도 보기 좋게 폼을 잡으며 웃음 소리를 입 밖으로 내보냈던 그..
그런 그의 표정에 일시적인 경직이 머문다.
별 것도 아닌 자를 상대하기에 폼 잡듯 허리에 팔짱을 끼던 것 역시 풀면서..
얼마 안 있어 그를 공격해야겠다는 의지 때문인지 다시 어둠은 날카로운 검 날을 형성한다.
빈틈을 보여주면 안됐기 때문에 그 허무의 검은 칼날을 쥔 손을 오른쪽 옆구리로 밀착.
그가 놀란 틈을 타야겠다는 생각이 있어 난 그 상태로 그를 찔러버릴 것 같이..
창을 쓰는 것 같이 옆구리에 검 날을 쥔 손을 밀착시켰고 그에게로 돌진한다!
[ 채채채챙!!! ]
아무리 어둠이라고는 하나 역시나 검의 이미지를 떠올려 만들어냈던지..
그의 금빛 손잡이를 가진 검의 날카로운 면과 나의 허무의 칼이 자연스럽게 엇갈리면서 맞부딪친다.
귀속을 갈깃 갈깃 찢을 것만 같은 소리였기 때문에 귀라도 틀어막고 싶은 심정이 순간 들었지만
난 그 괴음을 내는 접촉소리를 참아내며 그에게로 허무의 칼날을 밀어 붙친다.
찌이이익..
그의 검이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마족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육체의 일부일 그 검에 조금씩 금이 가며 갈라지기 시작한 것.
이대로라면 그의 복부를 내찔러 타격을 줄 수 있을 기회가 주어지리라!
그런 내 바람을 무시하는 패왕은 자신의 갈라져가는 검을 보며 인상을 썼고
그 후에 그 검에 자신의 힘을 담아낸다.
라틸트 처럼 신비로운 달빛 같은 푸른 빛을 내뿜기 시작하는 그의 검..
난 인간의 몸이었기 때문이었던지 이제 것 느껴지지도 않았던 그의 차가움이 살갗으로 전해진다.
온몸이 얼 것만 같은 기온이 형성된다.
그리고 또 다시 하늘에서 그를 향해 내려오는 푸른 기류.
자신의 힘의 일부는 쓰지도 않았다는 것처럼 태연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또 다시 채재재재쟁!!!
" 으아아아아악-! "
그에게서 허공의 장벽 같은 압력 비슷한 힘을 내고 있는...
그러한 바람 같은 것이 자신이 딛고 있는 땅을 제외하고 그 주변의 대지를 갉아먹듯 재로 만든다.
그리고 그 압력의 다음 타겟은 바로..
[ 쿠우우우우웅-! ]
언제부터 있었던 진 모르겠지만 어떤 절벽 같은 곳에 등이 부딪쳐버린다.
등에서 나야 할 피는 커녕 고통조차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결코 그가 날 약하게 떠밀듯 민 것이 아니었어.
- 고통이 작아졌어...
[ 스스스스슥-! ]
어딘가에 부딪친다는 생각에 고통이 그리 크지도 않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것처럼..
그 검으로 그를 공격해야겠다는 의지와 집중하던 것을 멈췄기 때문에
내 손에 들렸던 검은 허무의 칼날은 허공으로 사라진다.
쟁겅.
날 밀쳐낸다고 그 검에 대한 힘을 소홀히 했던지
패왕 다이너스트 그라우세라가 들고 있던 검은 두 동강 나버린다.
방금 전 내가 허무의 칼날로 금을 그었던 그곳을 중점으로 하여서
" 칫... 그 끈기성이 맘에 들었던 건데.. 그 끈기가 지금 날 귀찮게 만드는 군- "
자신의 힘을 소환하게 되어 직접 인간을 대적하는 건 처음이겠지.
아니 인간을 죽이려고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것 자체가 처음이겠지.
그 정도로 자신을 방해하는 자가 있을 리가 없었으며 있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부하를 시켰을 테니까.
그리고.. 그 부하의 털 끝을 건드릴 수 도 없을 만큼 나약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
토각 토각
그가 내게 마지막 자비라도 베풀어주겠단 사람처럼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로 다가온다.
파괴되었던 대지를 언젠가 다시 형성하여서..
그렇지만 지금 그를 믿는단 건 바보 같은 짓 일뿐..
만약 이 상황에서 마족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지금 그는 인간의 시점에서 그렇게 보이는 행동을 했을 뿐..
'지금이라도 돌아오면 여기서 고통은 끝이다-'라고 간접적으로라도 말한 건 아니었으니까..
마족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그가 한 말은 믿되 그 상황과 그가 했던 단어들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 인간이여..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살고 싶어하는 거지...? 도대체 무엇이 고통을 두렵게 하지 않는 거지? "
" ...그야- 난 인간이니까... 마족 인 당신은 이해 못해- "
일부로 애써 힘겨워 하는 척.
이런 수법을 쓰며 그가 다가 올 때까지 섣부른 움직임을 보이거나 일어서지 않고
그냥 그에게 들리지 않을 아주 작은 소리로 주문만을 외운다.
그리고 그가 다가오면..
라그나 블레이드를 급히 꺼내 들어 그의 복부를 겨냥해 내찌를 생각이다.
그와 정정당당하게, 아무 수법을 동원하지 않고 싸워선 이길 확률이 낮으니까
" ...내가 알기론... 그저 금발의 사내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
눈살을 찌푸리게 됬다.
그가 꺼낸 그 금발의 사내란 의미를 알게 된 그 순간 이후로는..
내가 괴로워하는 것같이 그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즐거워하는 그.
하지만 자신을 그렇게 경멸하는 것을 즐기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 증오를 느끼며 좋아하는 것이다.
과연 마족의 왕인.. 마왕이라고 할 수 있듯..
" ...잘 아네... 그러면서 뭘 물어 보는 거야- "
이렇게 된 사정에 부정을 하는 것은 계속되는 정신공격을 요구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난 찡긋 거리며 이맛살을 찌푸리던 것을 멈추고 그처럼 자연스럽게 웃는다.
" 그럼... 마족으로 돌아가도 상관이 없는 게 아닌가..? "
" ....그...런... "
- 당신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
정말 부정하고 싶은 사실이라지만...
무엇이 날 인간으로써 남게 하려 애쓰는 것인진.. 지금의 난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의 나보다 내 앞의 냉정한 패왕이 더 잘 아는 것 같이…
- 보랏빛...?
내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치 아주 짧은..
눈 깜짝할 그 순간보다 더 짧은 순간에 머리 속을 헤집고 지나간 무언가..
그것을 아주 짧은 시간동안에 봤지만 보라 빛은 그가 누군지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와 신 사이에 크게 명성을 떨친...야수신관 제로스
- 리나 씨는.. 제로스 님이 무엇 때문에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거예요?
- ...제로스 님은.. 리나 씨를 좋아해요...
왜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는지 역시 의문점...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던지..
...제피리아에서 사람들을 죽였기에 내게 분노를 사게 되었던..
...그리고 내 꾸짖음에 뭔가를 괴로워하는 사람처럼 외로워 하는..
처절해 보이는.. 그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 그래.. 어쩌면.. 녀석 역시.. 내 희망이 근원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어쩌면.... 녀석도... 좋은 녀석 일 테니까--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듯...
" ...당신의 말이 이번에도 틀렸어- 날 아껴주는 사람은... 아직... 남아있거든! "
시간이 멈췄다.
아니.. 그 누구도 시간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시간이 멈춰버린 순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유법에 불과했다.
어느 순간인가 흩날리게 하는 산들바람이 불어와 그들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듯 타고 넘어 지나갔으니까
그런 흩날리는 머리카락들의 상징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 였다.
" ...대체.. 대체 리나 언니를 어떻게 한 거예요!! "
" 제로스.. 네 녀석은 뭔가를 알고 있는 거겠지?! "
제로스가 세이룬에서부터 워프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이동시켜 이 곳에 올 수 있도록 한 두 인간.
그들은 자신들 주위에 있는 존재들이.. 결코 자신이 능가할 수 없는 존재란 걸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대화하는데, 무언가를 요구하는 데에는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 거기.. 인간들.. 시끄럽거든..? "
" 뭐야..? "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그들이 가만히 기다리고 있기에는 너무나도 오랜 시간같이 느껴졌을 뿐이지
시간이라도 해봐야 아직 하루 지나지 않았고 아무 징조 역시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그들은 발만 동동 굴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지..
그러던 도중 참을 수 없었던 그들이 오열을 토해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자신의 동료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을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는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 뿐이라서
" 시끄럽다고... "
그런 그들에게 냉담한 태도로 쉽사리 말을 건 내는 사람..
그런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해왕 디프시 다루핀이었다.
시간의 흐름 때문이었던지 언제부턴가 자신의 부하를 잃었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받아드리고 있는 것 같았고..
" 제로스 씨!! 정말 이렇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거예요!? 리나 언닌... 리나 언닌 지금!! "
" ...안 그래도.. 가우리 녀석 일 때문에 상처 받은 녀석인데... 어떻게 책임질 거지!? "
그들은 더 이상 아무 대답하지 않았다.
수왕의 입장에선 그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고.. 제로스 역시 그런 심정은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았으니까..
...다만 수왕 만이 냉담하게 그들에게 신경 쓰지 않을 뿐이었다.
단지 패왕이 나타나면 그대로 갚아주겠다는 분노로 이를 갈고 있을 뿐이지..
" 음...? "
무언가를 느낀 것 같았던지 불길한 징조에 그 느낌의 근원을 내뿜고 있는 허공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그곳에 그녀 '제라스' 가 다가가는 것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일렁이는 공간!
마치 뜨거운 열기에 생긴 미라지를 보는 것처럼 공간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 스거어어어엉! ]
거대한 무언가를 옮겨주기 위하여 자학을 하듯 직접 가로로 갈라지는 공간
그 갈라짐의 모양은 마치 자를 대고 반듯하게 그은 것 같은 일직선의 형태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나타나는 건..
" 다..이너스트..? "
" 뭐?! "
그녀가 중얼거리듯 말을 얼버무리기가 무섭게 그들 모두는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렸고
그렇게 대지를 박차고 그를 향해 다가오자마자
그곳에선 겁에 질려있는 패왕이 공간에서 스물 스물 벌레 기듯 기어 나올 뿐.
그리고 패왕은 겨우겨우 공간의 틈에서 빠져 나온 뒤에..
" ...ㅅ...수왕- "
울컥!
소리를 내며 자신의 입으로부터 검은 기류를 쏟아낸다.
그 모습을 보자 그의 멱살을 잡으려고 매섭게 노려보며 달렸던 해왕 역시 당황해 하며 그 여부를 궁금 해 했다.
그렇지만 그는 괴로워하기만 할뿐 그 사실을 말 해줄 만큼의 힘이 남아있는 것 같진 않았다.
" 뭐가… 잘못된 거지…그렇지…무슨 일이 생긴 거지…? “
그들에게 화를 내며 울분을 토해내던 '인'
그들 역시 그녀를 직접 끌고 간 그녀에게 화를 내거나 공격을 퍼부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마왕이 괴로워하는 것은 그들의 정체로썬 절대로 보지 못할 모습이었으며.
자존심이 강한 만큼이나 잔인하게.. 공격을 당한 것 같았으니까..
" ...어리석은 것... 마족에게 감정 따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
그는 정확하게도 내 생각을 꿰뚫고 있었다.
내가 제로스를 생각하며 희망이라는 것을 품겠다고 다짐한 것 조차도..
그렇지 않고는 그가 내 행동만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절대로
" 당신에겐 불가능 한 일이겠지만... 녀석에겐.. 있어...내 상상에 나래 일 뿐일 수 도...있겠..지만.. "
끝 말을 흐린다.
솔직히 확실히 '그는 감정이 있어!'라고 외쳐줄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서질 않은 게 내 심정이라니까..
...그렇지만... 그의 흔들리던 그 눈동자를 봤을 땐 웬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그에게 내가 이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해봐야, 그에게 있어선 인간의 말 장난에 불과하겠지만..
" ...흥- 우리들에겐 그런 감정 따위란 없어... 있었다면- 그 존재란 소멸했겠지... "
그가 하는 말과 그의 맘에 안 드는 태도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렇지만 조금이나마 더 강해진 내 살기 때문에 매우 흡족 해하는 눈치를 보인 그.
그를 이길 수 있을 확률은 예전에 비해 대폭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은.. 라그나 블레이드를 그 정도로 다룰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그 능력을 어떻게 쓸 수 있게 된지에 대한 여부는 나 역시도 모른다.
" ...당신 말이 옳을 지도 모르지- "
눈이 가늘게 뜨여지고 그와 동시에 그의 입가에 곡선이 머금어지는 걸 포착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또 다른 정곡을 찌르려 들고 싶었던지 웃음을 머금은 채로 또 다른 무기를 치켜세우는 그.
그의 두번 째 공격은 이러하였다.
"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그리도 존재하고 싶어하는 거지? "
제 2차 공격이 이어진 것.
그렇지만 2차 공격이라 해봐야 지금 그가 내둘렀던 공격은..
즉 말에 담겨있는 가시와도 같은 꽤나 큰 살상력을 가진 무기는 방금 전 내게 했던 말과 같았다.
아무래도 이를 내게 빨리 인식시켜주고 싶었고, 그로 써 내게 가능한 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지..
내 입장으론 이상하게도 패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그는 날 부하로 만들지 못해서 안달하는지는 어느 정도 느낄 수 있고 공감이 가는 일이지만..
그런 날 어째서 죽이려 들지 않고.. 말로 타협하듯 유혹 하려 드는 것인지..
뭐.. 해봐야 그와 난 태어나는 기초적인 구성과 그에 따른 그 모든 것이 다르기에
인간인 난 마족의 왕인 그를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한 이치라지만?
" ...그건- "
" 리나 인버스.. 그대 때문에 죽어간 사람들의 원망 소리도.. 들리지 않나 보지? "
화술... 즉 말씨름 같은 종류라면 내게 있어선 장기와도 같을 정도로 잘하는 종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지금 그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고
이런 말을 하여 얻으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들에 의해 난 마족 들과의 입 씨름에서 매번 '우승'이란 팻말을 갖게 된 것 일테고?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이 날 유혹 하려하는 것임을 알고 있는 나라 해도..
...그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선 성의 있는 대답을 해줘선 안된 다는 그 사실을 명심하고 있는 나라 해도..
- 언젠간 생각해보고 싶었어...
그 동안...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이렇고 저런 일들 때문에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그나마 여유로운 편이었던.. 내 동료들과의 여행에선.. 그들이 있었기에 나도 존재한다-
라는 이치를 삼았기 때문에 큰 걱정거리로 안고 있지 않았지..
...그렇지만...
지금은 그 입장이 달라져버렸다.
...반전이라도 하듯이 180도 변해버렸어
" 그건...? "
그는 눈을 가늘게 떠보이며 내 본심을 털어놓길 원한다는 것처럼 그 자신도 모르게 내게로 반걸음 다가온다.
원래라면 그가 좁혀온 보폭의 만큼 나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뒤로 물러서 그 안전거리를 유지해야겠지만
적어도 마왕으로써의 프라이드가 있는 그는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 기습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리라..
내 경험들은 내게 귀띔 해주었기에 성가신 일을 할 필요 없었다.
여차하면 나 역시 라그나 블레이드를 뽑아 들어야 겠지만?
- 도망가..!
기억 속에서 누군가 내게 소리친다.
성큼성큼.
그리고 내게 외쳤던 그 누군가와는 다른.. 강한 살기를 내뿜는 자의 보폭이 넓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거기서 뭐 하는 거야!! 어서 도망가- 난 괜찮으니까.. 난.. 괜찮으니까!! 어서! 시간이 없어!!
처절하다는 것을 의미해주고 있는 끝에 갈라지는 그 높은 음성
하지만 여성의 목소리는 아니었고... 내 기억은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어떤... 검정 색의 머리를 가진 사내였다는 것을..
하지만 아무리 내 기억이 그를 의미하고 가르쳐 준다 해도.. 정확히 기억하는 건 불가능했던지..
뚜렷했던 이목구비였던 것 같은 그 사내의 얼굴은 흐릿하게만 떠오를 뿐...
- 이 바보야!! 너 하나 남는다고 달라지는 것 하나 없어! 룬!!
- 하지만... 하지만 널 두고 가면..넌 분명히.. 죽는단 말야!!
" ...죽..ㄴ.. "
환상과도 같은 기억을 현실과 구분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이었던지 그 환상과도 같은 처절한 비명소리를 내며 몸을 흠칫 움직였다.
하지만 금방 그를 느꼈기 때문에 몸이 움직이기가 무섭게 그를 절제한다.
그러자 이상하다는 듯이 의심의 눈초리로 날 바라보는 거대한 검은 어둠.
-...룬...?
‘룬’ 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는.. 이제 것 한 번도 생각도.. 들어보지도.. 본 적도 없는 존재..
그 검정 머리의 사내에게 외친 여인의 목소리를 한 존재의 얼굴은 기억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기억 속에선.. 그녀의 시점이 되어 그 사내가 떠오를 뿐이었지..
...오직.. 피를 토하며 쓰러져있는 뚜렷하지 않은 모습의 사내만이 있을 뿐이었지..
그렇지만.. 그러한 사실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것은.. 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지금 내게 익숙하지도 않은... 기억일 뿐...
" 꽤나 흡족하군... 인간의 눈물이란 것도..? "
스으윽-
그가 내게 하는 말 때문에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 큰 일이나 사건 따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를 감지 하지도..
낌새를 눈치채지도 못했던 나로 썬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사실..
그리고 그를 감지하자마자 팔을 이용해 흘러내렸던 눈물을 닦아냈다.
왜 이러는 건지 알 수 가 없지만..
- 지금은.. 내가 당신을 떠나는 거지만... 항상.. 항상 당신 곁에 남아있는 거예요... 당신이 날 기억하는 이상...
한 번도 맡아보지도 못했던 향기가 물씬 풍겨온다.
그리고 그 향을 느끼기가 무섭게 난 떠올릴 수 있었다.
그 향의 이름은 흔히 사람들의 입에서 오가기만 했던 '바이올렛의 향'이었다는 것을...
"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
그렇지만 그 향이 점점 짙어진다 해도 그의 물음에 대한 완벽한 답은 할 수 없었다.
이제 것 진심.. 즉 본심으로만 마족의 물음에 답했지만..
이젠 그 어떤 생각과 거짓으로도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겉 포장지로 싼다 해도.. 가식적으로 대답을 하려해도...
허나.. 상대가 마왕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프라이드가 강한 만큼이나 화술에 소질이 있는 상대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 ...칫- 인간이랑 말씨름해봐야 남는 게 없어... "
더 이상 서론이 너무 길어서 지체하지 않겠다! 라고 외치는 패왕.
그는 내가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즐거워해야 했지만 웬지 모르게 안타까워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루하다는 것처럼 투덜투덜 대기 시작한다.
지지지지직!
그는 정말 이번에 모든 것을 끝내버리려고 하는 건지 자신이 날 넘어뜨릴 수 있을 힘을 자신의 손에 모으기 시작한다.
이번엔 그 어떤 즐거움은 커녕 그 무엇보다 일을 빨리 성사하겠다라는 식으로...
- 젠장.. 내 생각이 어긋났잖아..
원래라면 난 그가 당황 해하는 틈을 타서 그의 복부를 찔러 넣는다.
라는 시나리오가 완성되어야 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그러기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그의 페이스에 말려든 것인지 그 기회를 놓쳐 버린 지 오래다!
[ 쿠구구구구궁- ]
강한 힘을 모으는 덴 부작용과 비슷한 것이 있다.
마족이나 신족에겐 그런 부작용은 아무렇지 않아 하는 일이라지만..
피해라곤 그들 자신에게 새 발의 피만큼도 주지 않는 것이라지만..
마와의 싸움을 여러 번 경험 해보지 못한 인간에게 있어선 치명적인
강한 힘일 수록 그만큼 여파가 커져서 주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마치.. 기가 슬레이브를 쓸 때엔 강한 바람이 불고 그 주위에 검은 먹구름들과 비슷한 무언가를 끌고 오듯..
이번에도 그처럼 그가 강한 힘을 담고 있는 광구를 모아내고 있을 때 그와 나의 사이는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그 사이로 천둥과 번개의 소리가 들려오며 이 곳 저 곳에서 번쩍번쩍 거린다.
신경을 끌기엔 적합할 정도로..
그리고 그가 들고 있는 것은 매우 강한 것이었던지..
그는 웬만한 것이 아니면 라그나 블레이드를 순간에 없애 버리는 게 불가능하다고 제대로 생각한 것인지
내 머리를 엉키게 할 정도 이상의 강한 바람이 몰아치며 살기가 느껴진다.
" ...인간 리나 인버스의 최후를...! "
" 신들의 영혼조차도 타파하는 라그나-! "
[ 쿠우우우우웅!! ]
내가 힘 있는 언어를 외치려 할 때..
그는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하듯 압력을 일시적으로 만들어내 저 편으로 날 날려버린다.
그리고 뒤 이어 부서지는 돌 조각의 신음소리.
어느 순간부터 심란해지고 조급해진 마음에 있어서 사알짝 지긋이 입술을 깨문다.
그렇지만..
“ 리나 인버스와 마지막 대화를 내가 나눌 수 있었단 것..
기대했는데 별 것이 아니었어.. 시간을 투자한 보람이 없어- “
고작 그가 나와 대화를 나누려 했다는 것..
나로 써는 이해할 수 없는 사실..
그렇지만 그는 정말 그런 생각을 하긴 했던 것이었던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두 손은 뒷짐을 지고 있었지만 그의 머리 위에서는 그에게로 내려칠 것만 같이
천둥 번개가 요란을 떨고 있었고
하지만 난 그에게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지금 내겐 나만의 대책이 조금이나마 서는 것 같으니까..
- 조금만.. 조금만 더 가까이..
그를 유인한다.
일부로 움직이는 척 하지 못하며 있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가 내게 다가오리란 생각은 하지 못하지만..
“ 내 전부라도 걸겠어… “
“ 재밌는 도박이 되겠군… “
" 라그나 블레이드!!!! "
힘 있는 언어를.. 최대한 목소리와 억향을 크게 하며 외쳤다.
두 손을 모아 땅으로 내 몰아치는 것 같이 움켜쥐어 허공을 잡으면서..
그리고 내가 주문을 모두 외웠으며 모든 여건을 갖췄다는 걸 가르쳐주는 것 같이..
허공마저도 갈라버릴 대단한 위력을 가진 검은 칼날이..
중심에서 그 강한 에너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아주 짧은 순간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붉은 에너지의 움직임도..
내 의지에 따라서 움직이기 위한 목적으로써 내 손에 쥐어진다.
[ 빠지지지지직-! ]
" ...!!! "
갑자기 날 엄습해오는 강한 바람들이 날 정신도 못 차릴 정도로 매섭게 다가온다.
숨 쉬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되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당황.
원래라면 물 속에서 숨 안 쉬고 2분이 넘게도 버틸 수 있는 나였는데..
갑작스레 전혀 계산하지도 못한 상황이라 크게 당황한 만큼이나 숨이 가빠졌던 것이었던지
숨 쉬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라 괴로움이 물씬 느껴진다.
내 앞에 있는 패왕이 어떻게 되었건 간 생각도 못할 정도로 아찔한 순간!
" 흐...흐억!- "
" ...흐응...? "
그런 와중에..
어느 순간인가 워프를 썼던지 내 앞에 나타난 패왕은 요상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던 간에 상관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불길한 웃음.
그 웃음이 지어진 뒤.. 눈 깜짝 할 사이에 그의 무릎이 내 복부를 향해 바람을 가르며 나타난다.
하지만 그를 피하기엔 너무 늦었어!!!
스아아아아아아악!!!
내가 원하지도 않았던 일이며 내가 원한다 해서 일어날 일도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 순간을 노리려 했던 패왕을 향해서 어둠의 제 2차 공격-!
그리고 그를 뒤늦게 알아차렸던 패왕은 당황한 눈동자를 떨쳐내지 못한 채로 어둠을 뿌리치기에 바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놔줄 것 같지 않았다.
그가 피하면 피할 수록 그의 온몸.. 아니 그 자신을 자기 자신으로써 감싸버리니까..
처음엔 나 역시도 그 어둠은 그가 만들어낸 것이리라 생각했다.
날 엄습해온 것이 거대한 어둠이니 만큼..
그라면 이 정도 어둠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간주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내가 만들어낸 라그나 블레이드의 어둠은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내가 당황했기 때문에 사라졌다고 생각하기엔 모든 조건이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그가 만들어낸 어둠이었다면.. 그 자신을 공격할 이유가 없잖아..?
연기일지도 모르지만 그가 내 앞에서 구지 연기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고..
[ 쉬아아아아악-! ]
두번 째로 바람이 갈리는 소리가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그와 동시에 그 소리의 원인이기도 한.. 즉 그라우 세라가 만들어낸 것 같은 거대한 공간..
그 사이로 당황 했던 패왕은 끼미를 감추려 했던지 자신의 몸을 어둠에서 끌어내며 서서히 사라진다!!
순간 울상이라도 지어질 것 같이 억울함을 감출 수 없는 내게 드는'..자기 혼자 살겠단 건가..! '란 생각!..
안녕하세요................[등장하자 마자 맞고 날아가버린다]
....흑흑흑... 정말 오랜만에 뵙는군요..
이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알 수 가 없는...;
하지만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어쩔 수 없는 영어의 압박에 의해 단어외우고 이러다 보니 시간이 금새.......[변명 하지맜!!!]
....ㅈ...죄송합니다.........
그래도 빨리 올린다고 올린 것이니.... 나쁘게만 봐주지 마시고 이 정도는 애교로....[푸욱!!]
........하하하하.......궁색맞은 변명[<-잘 아는 구려]
아아....확실히 빨리 올린다는 말에 의해[<-몇 주일만에 올리는 건지 알고나 빨리 올린단 소리해!?]
...소설 내용이 형편없습니다.....
....죄..송하단 말씀밖에 못드리겠군요..;[<-총살]
첫댓글 죄송하긴요~! 재밌기만 한데요 뭘. 다음편도 열심히 기다릴께요^^
혀...형편 없다뇨!? 저에 비하면 엄청난....+ㅅ+ 루카님!! 힘드신가 보군요.... 힘내세요!!! 쥐구멍에도 해뜰날이 있다잖아요? 힘내시길^^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이렇게 잘 쓰시다니~~~ 전 감동했다구요!! 다음편 아~~주 열심히 기다릴께요
후훗..잘 했어 루카..다음에도 빨리~안 그러면 ....알지?<- 뭘 알아!!+ㅁ+
잘봣어요^^
잘 봤어요. ^-^
빠..빠..빨리다음편![원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