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중앙일보]박명천·차은택 감독 CF·뮤직비디오 "끼 충돌"

[탱탱볼]

흐미..우리 차감독님 정말로 이번 뮤비에 돈 엄청 들이시려나보네요.
우리 공장장님 허리 휘어지갔네~
여튼 이번 뮤비 정말 기대만빵입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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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천·차은택 감독 CF·뮤직비디오 "끼 충돌"



개인이든 조직이든, 친구이면서 동시에 경쟁자이기도 한 대상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특히 그 둘이 최정상을 다투는 실력자라면 그 경쟁과 우정은 기가 막힌 조화다.

한국 CF.뮤직비디오 분야에서는 박명천 감독과 차은택 감독 두 사람이 그렇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단연 돋보이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은 올해 서른두살 동갑이다.

서로 명천이, 은택이 하며 이름을 부르는 막역한 사이인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93년.

영상인이라는 독립 프로덕션의 조감독으로 일하면서다.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박감독이 먼저 그곳에 들어가 일하고 있었고, 이어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차감독이 합류했다.

"다툼이요? 견해 차이나 뭐 그런 걸로 싸워본 일은 한번도 없어요.

편집기가 딱 한대 있었는데 그걸 서로 사용하려고 다툰 적은 많지요.

정말 둘다 무지하게 일했어요.

편집기가 24시간 돌아갔으니까요."(박명천)"CF 촬영장에서 처음 인사했죠.

허리에는 돈이랑 뭐 그런 걸 담은 전대를 차고….

그때 지금은 홍대 교수로 계신 김종덕 감독님이랑 지금도 현장에서 활약하시는 김문생 감독님 두 분 밑에서 배우고 일했거든요."(차은택)지난 23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있는 박감독의 사무실.박감독은 96년 닉스 청바지 광고로 CF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뚜렷한 스토리도 없는 이 광고를 놓고 당시 많은 광고계 사람들이 "광고의 기본도 모른다"고 비아냥거렸지만 신세대 소비자들의 시선은 한순간에 쏠렸다.

최대 히트작은 90년대 최고 화제작으로 꼽히는 이동전화 TTL 광고.

아버지 난 누구예요□ 나도 몰라라는 문답의 이동전화 016 광고, 탤런트 전원주씨가 덤블링을 하는 국제전화 002 광고도 그의 작품이다.

뮤직비디오에서도 활약은 눈부시다.

최근작은 god 4집의 대표곡 길.

god의 이미지에 걸맞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 작품은 출시 1주일만에 1백만장의 앨범이 팔리는 데 큰 몫을 했다.

파격적인 영상이 인상적이었던 박지윤의 성인식은 그가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이다.

차감독은 99년 이승환의 당부뮤직비디오로 그해 한국영상음반대상을 받으며 일약 가장 주목받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떠올랐다.

유승준의 찾길 바래, 이정현의 줄래, 김장훈의 난 남자다 등이 그의 작품.CF에서도 박감독과 쌍벽을 이루며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DDR을 하는 야후코리아, 매직스테이션 컴퓨터 광고 등 화제작을 잇따라 내놨다.

차감독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 올해 기량이나 인기면에서 절정에 오른 느낌이다.

올해 최대 신인듀오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1년,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가 그의 작품이다.

두사람은 서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은택이는 저에게 거울같은 존재죠.

나태해지려다가도 은택이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들어요.

도움도 많이 줍니다.

002 국제전화 광고에서 전원주씨가 덤블링 했던 것도 은택이 아이디어였어요.화장을 고치고뮤직비디오 보세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는 따라갈 감독이 없습니다.

제작 현장에서는 탱크같은 돌파력이 단연 압권이고요."(박명천)"제가 성격상 다른 사람이 만든 좋은 작품을 보면 불면증에 걸리거든요.

명천이 작품을 보고 잠을 못잔 게 몇날밤이 되는지 셀 수도 없어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천재지요.

성인식같은 뮤직비디오를 보면 섬뜩하기까지 해요."(차은택)최근 음반보다 뮤직비디오에 더 많은 돈이 쓰이는 건 문제가 아닌가 하는 지적도 많다.

"뮤직비디오가 특히 신인의 노래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차은택)"더 써야죠.

사실 한국 시장의 규모 때문에 음반 제작비 자체가 적은 것이지 뮤직비디오 제작비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닙니다.

"(박명천)두 사람은 한국 뮤직비디오가 지나치게 드라마화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너무 많은 드라마적 작품이 나와 식상해진 것은 사실이고 이는 연출자들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글=최재희cj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