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시대의 음악가들은 요즘같으면 상상도 못할일이지만 부호의 집안에 들어가 음악을 담당하는 하인에 불과했다. 거의 모든 음악가들이 물주를 하나 잡으면 편했었다. 그들은 부호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음악뿐만이 아니라 정원도 관리하고 일반 하인같은 생활을 해야만 했다.
모짜르트도 베토벤도 그렇게 확실한 주인을 잡지 못했다. 그들은 가난했고 음악보다 생계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러나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후광에 힘입어 적어도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았다.
참 다행인 것은 에스테르하지는 이태리의 메디치 가문에 비교할 정도로 음악과 예술에 대해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후원을 가장 많이 입은 것이 조셉 하이든, 파파 하이든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이다. 그가 그렇게 음악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후광이었다. 하이든은 마음껏 작곡활동과 오케스트라나 앙상블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하이든은 베토벤과 모짜르트와 같은 시대에 살면서 그들을 제자로 둘 정도로 훌륭한 음악가다. 1998년 하이든의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많은 형제들가운데에서 유난히 음악에 재능을 보인 아들 하이든. 집 마당에 포도나무와 자두나무가 있고 하이든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조용한 동네와 울타리가 쳐 있는 교회 마당에 무덤이 있는 교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교회의 철문에 조셉 하이든이라고 써 있었고...
에스테르하지 가문 그는 특히 음악에 후원했으며 또 다른 투자로 와이너리에 투자하여 많은 공을 들였다. 에스테르하지의 와이너리는 하이든의 이름처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늘... 그 에스테르하지의 와인들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제까지 오스트리아 와인을 맛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와인 친구 중의 하나가 특별히 에스테르하지의 와인 번개를 때렸다.
모임 5분전 도착하니 오늘 나를 즐겁게 해줄 와인들이 모두 코르크가 열린 채 나란히 정렬되어 있다. 왜 그랬을까? 평소 특별한 경우외에 이렇게 오늘 마실 와인을 모두 브리딩하는 것은 드문 모습이다.
비싼 와인이라 예정된 인원 중 한 명이라도 참석안하면 나누어 낼 가격이 부담되니 모임이 폭파되는데 이틀 전에 갑자기 결원이 생겨 급히 수소문한 끝에 한 명을 채워 넣어 모임이 성사되었다.
늘 그렇듯이 스파클링 와인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입안을 달콤하게 하기 위해 마신 스파클링 와인의 맛이 이상하다. 달콤함보다는 약간 드라이한 맛이 더 강하다. 물어보니 에스테르하지 스파클링와인의 맛이 그렇단다. 화이트 와인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은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적포도의 껍데기부분을 일부 넣기에 드라이하다고..
화이트 와인도 역시 그랬다. 늘 마시던 소비뇽 블랑이나 샤노나이와는 전혀 다른 맛. 달콤함 보다는 드라이한 맛이 더 강했다. 이런 화이트 와인은 처음이네.. 식전 와인이라기보다 디저트와인으로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스테르하지의 피노누와. 늘 마시던 피노누와 맛이 아니다. 와인 쇼핑할 때 같은 가격이라면 카쇼보다는 피노누와를 택하는데 와인을 에이징 해서 그런지 맛이 부드럽다. 뒤이어 나온 메를로도 그랬고.. 무언가 와인의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마지막에 나온 테소로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입에 한 모금 넣는 순간 퍼지는 바디감과 향기. 이 한 모금 만으로 오늘 투자가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오스트리아는 에스테르하지의 와인에 대한 국가적인 자부심이 있는 것인가? 오늘 마신 와인의 코르크 덮개에 모두 오스트리아 국기가 새겨져 있다.
와인을 즐긴지 5년만에 처음 마셔보는 오스트리아 와인. 아니 이미 1997년 오스트리아 여행할 때 품종이 뭔지 모르고 마셔 보았을지도 모르지만 와인의 맛을 안 뒤로는 신세계를 보았다.
참고로 아래 글은 어제 와인 모임을 호스트한 분의 와인 설명.
첫번째 와인은 블랑드브뤼...스파클링...100% 피노느와 품종 샴페인 또는 스파클링 와인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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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우니 향기롭다 원문보기 글쓴이: 까르미나
첫댓글 그 많은 와인들의 품종들은 익숙한데.. 그 생소한 와인명들은 패쓰~하고요.^^
딱 한가지는 알겠네요.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와인 라벨에 그려져 있는 굵은 선이 가로질러져 있는 문양! 딱 그거 보이면 아~까르미나님이 얘기한 오스트리아의 에스테르하지구나^^
그리고 그날의 주연이었던 TESORO는 상표도 꼬리 하나..ㅎㅎ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와인을 여러 종류를 같이 먹으니 모두 제 각각의 맛을 내지요.
그날 먹은 오스트리아 와인 중 테소로의 맛이 가장 진하게
오래 남더군요. 마치 발레타인 30년의 첫 모금 맛이랄까?
전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데, 오늘 오스트리아 와인에 대해 많이 배웠네요. 아직 와인 이름이 잘 와닫지는 않지만, 그중에 Merlot 은 들어본 것 같네요. 발렌타인 30년은 딱 한번 먹어봤는데 맛은 잘 기억이 안나네요. 전 오스트리아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요. 이태리에는 1995년에 3개월 정도 있었는데 그때 밀라노 중앙역에 있는 슈퍼에서 와인을 사와서 숙소에서 혼자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 2006년 로마 출장시 테르미니 역에서 동료들과 와인집에 갔다가 이름 모를 와인들 먹고 150유로 나왔는데 나눠내자는 걸 제가 굳이 우겨서 모두 계산했던 기억이 있네요 ㅠㅠ 어느새 20년전, 10년전 일이네요 ~~^^
직장생활동안 해외업무만 주로 했기에 외국인들과 식사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들은 늘 식사메뉴보다 와인을 무엇으로 할것이냐에 관심이 많은것이 이상했는데 와인을 배운뒤로 그게 이해가 되더군요. 지금은 그들과 식사할때 나도 한마디 할수있는 상식이 생겼지요. 오늘도 직원들 회식을 내가 주도해서 양고기와 와인으로 했지요. 모두 좋아하네요. 와인은 스토리가 있어 좋습니다.
@까르미나 아 그러셨군요 ^^ 오늘도 ramb 과 와인으로 저녁식사를 하셨네요! 전 오늘도 구내식당에서 ㅎㅎ. 가끔 와인 공부도 해야겠네요. 배우는 건 참 재미있어요 ^^
@까르미나 다음 달에 스페인에서 부부 손님이 오시는데 그분들도 와인을 좋아하시지요. 공부를 해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야 겠네요 ^^
@최선 오늘 와인을 처음 마시는 직원들에게 제일 먼저 와인 예절을 가르쳤습니다. 이젠 그들도 외국인들과 식사할때 식사 예절을 알것입니다. 스페인은 와인에 대한 자부심 있는 나라라 좋아할것입니다.
@까르미나 감사합니다 !!!
까르미나님덕분에 좋은 와인공부를 잘 하고갑니다
이제 작은녀석이 시간이되면 둘이서 베낭식의 여행을 하고싶고 여러나라의 와인도 맛보고싶네요
유일하게 유전적으로 알콜이 안 받는체질인데도 와인은 한 두 잔 정도는 괜찮어서 가끔 두고 먹고있거든요
현지에가서 직접 보고 듣고 먹어보는것도 참 좋을듯합니다
맛난음식과 향과맛이멋진 와인과 좋은사람들과 함께라면 정말 더 한 행복이 없겠지요?
공부 잘 하고갑니다 감사 ㅎㅎ
와인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기보다
이야기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인친구들과 모임을 가지면 다른 이야기주제가 없이도
와인 얘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공부하고 가야 하는게 와인입니다.
즐거운 와인생활은 건강한 생활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