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면천초등학교 43회 졸업생입니다.
아울러 면천초등학교에서 몇 년간 교사로 근무했구요.
당진교육청 장학사, 충청남도교육청 장학관, 아산교육청 교육장 경력도 있습니다.
가끔 이 까페에 들러 모교의 근황도 살펴보곤합니다.
작년 모교 100주년 행사때는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참석지 못했구요
이 까페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해서 히말라야 산행기 올려봅니다.
2009년은 나에겐 아주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중요한 한 해가 되었다.
지리산 무박 종주, 설악산 공룡능선 무박종주,
말레이지아의 코타키나발루(4,095m) 정상 등정,
미국의 그랜드캐년에 버금간다고 하는 중국 태항산의 깊은 계곡 산행,
금년 초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산행과
이번의 쿰부히말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칼라파타르 트레킹,
정말 가슴 찡한 감동의 순간들이었다.
산꾼은 산을 향한 짝사랑으로 산을 오르는 자신만의 귀중한 신앙을 간직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산을 향한 산꾼의 마음에는 무아(無我)와 망아(忘我)가 있고,
언제나 산과의 혼연일체 하나가 되어, 어떤 물질적 보상도 요구하지 않는
오직 산이있어 산에서 희열을 추구하는 자신의 소중한 종교에 푹 빠진 순박한 사람들이다.
77년 고 고상돈님에 의하여 우리나라도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국가의 대열에서게 된 그 시절부터
아니 박영석 등 3명이나 히말라야 14좌 완등국이 되면서 나의 산사랑은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그때는 “네팔” “카투만두” “히말라야” 등 그런 지명은 사진과 글로써만 접 할 수 있는 먼 이국의 풍광,
나로서는 감히 접근과 상상이 불가능한 생경(生硬)한 동화의 나라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동화의 나라가 나에게 현실로 닥아 왔습니다.
내가 꿈꾸고, 내가 가고팠던 그곳으로 나를 초대 한 것이다.
푸르고 푸른 히말라야 하늘에 하얗게 겹쳐진 만년설산의 고봉,
“눈이 머무는 보금자리”라는 뜻의 히말라야,
그 푸른 하늘 아래에 눈의 보금자리 희말라야의 능선을 걷는 꿈으로,
초대에 응한 그 시간부터 내 몸은 히말라야를 향한 열병을 앓기 시작하였다.
오직 그곳에 가야만 치유가 가능한 아무 약도 없는 그런 열병을 앓기 시작하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반세기 전 과거로 날아갔다.
히말라야 그곳은 1950년대, 나의 어린 시절 그때와 똑 같았다. 너무나 똑 같았다.
흘린 코가 묻어있는 어린아이의 얼굴, 때로 찌든 옷들, 맨발 그리고 헝클어진 머리,
사탕과 초크렛을 위한 손 벌림, 양지쪽에서 머리의 이를 잡고 있는 모습들,
50년전 우리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들의 순박하고 천진난만한 눈동자에는
아름다운 영혼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우리를 능가하는 행복지수를 그들이 소유하고 있음을
분명히 우리 일행 모두는 느낄 수 있었다.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행운으로 목적한 일정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고산증세로 체력의 고갈로 함께한 일행 12명중 7명만이 전 구간을 트레킹하고 칼라파타르를 등정 할 수 있었다.
신의 땅 히말은 아무리 철저히 준비하여도 신들이 허락한 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 하늘 향한 땅 끝이었다.
끝을 향한 발걸음이 가벼 울리는 없었다. 무겁고 숨찬 고통의 시간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네팔 카투만두(1380m)로, 카투만두에서 경비행기로 루클라(2860m)로 가서 체프롱(2,660m)
마을을 지나 두드코시 강을 따라 팍팅(2600m)도착 후 히말라야 계곡 소리를 들으며 산행 첫밤을 보내고,
팍팅에서 벤가르(2,630m), 몬조(2835m) 경유 조살레(2805m) 사가르마타 국립공원관리소에서 입산신고 후 6,000m
이상의 솔로 쿰부 산군을 바라보며(탐세르크:6,608m, 캉테가:6,685m,쿠숨캉가루:6,367m) 산행을 계속하여
셀파족의 본고장인 남체(3440m)도착 하여 1박
남체에서 고산적응을 위해 마을 언덕에 올라 에베레스트 산군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오전 휴식 후 오후에 쿰부히말의
세계3대 미봉 중 하나인 아마다불람(6,865m)이 잘 보이는 캉주마(3,550m) 도착 1박
캉주마 출발 설산을 바라보면서 급경사 하산, 조용한 계곡마을 풍기뎅가(3,250m)를 지나 급경사를 올라 대형 라마교
승원이 있는 탕보체(3,860m) 사원을 지나 디보체(3,820m)롯지에서 하말라야를 감상하며 1박
디보체 출발 아마다불람, 타보체(6,367m)등 설산을 감상하며 팜보체(3,930m), 소마레(4,010m) 경유
고산지역 페리체(4,240m) 도착 2박
페리체에서 고산적응위해 하루 머물며 마을 뒤 언덕에 롯체, 롯체시아, 마칼루, 초오유, 타보체, 아일랜드피크,
아마다불람 등 설산을 감상 한 후 롯지 귀환 휴식.
페리체 출발 페레체 평원과 촐라체(6,335m)를 바라보며 투클라 경유 로부제(4910m) 도착 1박
로부제 출발 5,000m가 넘는 고산지대로 진입, 로부체 동봉(6,119m), 푸모리(7,165m) 등을 감상하며 황량한 너덜지대를
지나 마지막 롯지인 고랍셉(5170m) 도착, 중식 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본격적인 등반 기지인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를 둘러보고 고랍셉 롯지 귀환하여 내일 새벽에 세계의 지붕
쿰부히말의 전망대격인 칼라파타르(5,550m) 등정만 남겨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2009년 11월29일 드디어 세계의 지붕 쿰부히말의 에베레스트 전망대격인 칼라파타르 등정을 위해
새벽 4시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이를 악물었다.
여기까지 와서 마지막 남은 목적지 칼라파타르(5,550m)를 포기 할 수는 없다.
다행히 나는 아직 고소증세는 그다지 느끼지 않는다. 단지 체력만이 바닥을 헤맬뿐이다.
헤드랜턴을 켜고 4시30분에 줄지어 롯지를 출발했다. 12명 중 5명이 포기하고 말았다.
오죽하면 포기할까.......
처음부터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다. 10분 오르면 5분을 쉬고, 숨소리는 거칠어 지고...
나중에는 2분 걷고 3분 쉬고, 난생 처음 이런 경험 한다. 날씨는 춥고 손가락은 얼어 감각은 없고,
얼굴 마스크 속에서 숨쉬기 어려워 마스크 벗으면 코가 입이 얼고,
호주머니 속에 있는 핫팩을 주물럭 거리며 손가락을 달래면서 힘들 때마다
‘손자녀석한테 할아버지의 칼라파타르 등정 모습 보여줘야하는데..도중 포기하면 안되지’
다진하고 또 다짐 하면서 오르고 또 올랐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뒤를 돌아다 보니 칼라파타르 정상에 가까이 온것 같다.
배낭속에 있는 카메라가 얼면 작동을 멈추기대문에 그걸 꺼내 등산복 품속에 깊이 껴안고...
마침내 칼라파타르(5,545m) 에 올라왔다.
내 생애에 가장 높은 곳에 올라온 것이다.
내 뒤로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가 태양을 등지고 웅장한 모습으로 서있다.
눕체(7,861M), 로체(8,414m) 등 장엄한 히말라야 대 파노라마가 감격스럽다.
20분정도 칼라파타르정상에서 보내고 너무 추워서 일행은 하산 하기 시작한다
나는 생애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에베레스트를 다시한번 바라봤다.
상행 트레킹 일정은 이것으로 끝이났다. 돌이켜 생각 해보면 참으로 감격스럽다.
내 나이 금년 67세, 집에서는 모든 가족들이 가지말라는 성화를 뿌리치고 온 보람이 있다.
성취감과 행복감에 온몸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너무나 너무나 뜨겁게......................
다시 롯지로 돌아와서 아침 식사를 했다.
그리고 태극기에 우리 일행 모두 서명하여 고락셉 롯지 중앙벽에 높이 걸었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산악인들은 모두 이 태극기를 보게 될것이다.
하행을 시작 하면서 다시는 못 올지도 모를 고락셉 롯지와 칼라파타르 그리고
그 뒤에있는 눕체와 푸모리 에베레스트를 돌아서서 한참 동안 처다봤다.
그리고 쿰부 빙하도.......한번 더 보고........
하행길은 쉬울것 같았는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다칠 위험성은 더 크다.
페리제까지 바로 내려와서 1박하고
아래로 아래로.....
남체에서 또 1박하고
아마다블람을 한번 더 처다보고.......
남체를 지나서 팍딩에서 1박한후 트레킹 출발지 루크라로 돌아왔다.
이제 모든 일정은 끝났다.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도와주신 천지신명께 감사 드리고
음양으로 지원해준 가족 친구 주위분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산행중에 이런 저런 도움을 주신 대원들께도 감사 드린다.
끝으로, 잘 쓰지도 못한 산행기를 끝까지 읽어 주실 면천초등학교 동문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린다.
첫댓글 우리 작은아들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베이스캠프까지 21박 22일동안 다녀왔는데 사진이 눈에 익습니다.사진을 보니 고생 많았다던 아들이 생각이 나서요 .즐감했습니다.
사랑하는파랑새님*^^*!! 아~~ 그러셨군요 *^^*!! 대단하신 이드님을 두셨군요*^^*!! 울초들동문 선배님이 다녀 오셨어요*^^*!! 사진이 넘~~ 멋지길래 푹 퍼다 옮겨봤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