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정다운 사람들끼리 원문보기 글쓴이: 양삿갓
기자명김빛이나 기자 kshine09@newscj.com
李·민주당에 유리한 댓글 추천 조작 시도
‘댓글관리’ 약칭 ‘댓관’ 사용해 작업 명시
언론게시판·다음카페·엑스·특정사이트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채널서 댓글조작 활동
우호 댓글 순위 올리고 비판글 신고 조치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내용. (사진출처: 잇싸 사이트 게시판 캡처)
[천지일보=김빛이나, 최수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우호적인 댓글 순위를 임의로 조작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가짜뉴스 근절’을 천명하며 ‘카톡 검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작하려는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포착되면서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천지일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익명성이 높은 커뮤니티·카페·SNS 등을 중심으로 민주당에 불리하거나 비방성 게시물·댓글을 삭제시키거나 ‘반대(싫어요)’로 몰아낸 정황, 그리고 이와 반대로 이 대표와 민주당에 우호적인 게시물·댓글에 ‘좋아요(따봉)’을 몰아주는 조직적 움직임이 파악됐다.
‘좌표 찍기’ 혹은 ‘지령’ ‘댓글 정화’ ‘댓글관리(약칭 댓관)’라 불리는 이 작업은 특정 기사를 공유하거나 비우호적인 게시물·댓글의 링크를 올린 뒤 원하는 행동을 안내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내용. (사진출처: 잇싸 사이트 게시판 캡처)
“댓글 시작 문장을 꼭 확인하라”는 등의 구체적 지시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민주당을 옹호하거나 상대 정치 세력을 비판하는 의견에 ‘공감(따봉)’을 몰아주고 반대 의견에는 ‘비공감(역따봉)’이나 ‘신고’로 대응하도록 독려했다.
이러한 ‘댓글관리(댓관)’ 활동은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친(親)민주당 성향 인터넷 매체인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는 3000건이 넘는 관련 글이 지난 2022년 6월부터 꾸준히 올라왔다. 또 ‘이스트사이드(East Side)’라는 커뮤니티에서는 아예 ‘댓글관리’라는 하위 게시판을 별도로 개설해 약 600건의 글을 통해 집중적으로 작업을 유도했다.
해당 글 대부분은 기사 링크와 함께 어떤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야 할지, 어느 글에 ‘싫어요’나 ‘신고’를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친(親)민주당 성향 인터넷 매체인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는 3000건이 넘는 관련 글이 지난 2022년 6월부터 꾸준히 올라왔다. 사진은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려진 댓글관리 관련 게시글 내용. (사진출처: 딴지일보 게시판 글 캡처)
지난 14일에 올라온 ‘“민주당 점령군 행세 역풍”… 여야 지지율차, 계엄 전보다 줄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윤석열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 기사에 묻히지 않게 ‘공감’과 ‘후속강추’를 눌러 상위 랭킹을 유지하자”라고 강조했다. 내용에는 작업해야 하는 댓글과 기사의 링크가 수십여개 나열됐다.
특히 따봉을 누르라고 좌표가 찍힌 댓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조작녀 김건희가 명태균과 짜고 여론 조작으로 불법 부정선거로 당선된 윤술통 당선무효라는 사실을 국민은 알고 있다. 이번 여론조작도 조작녀가 틀림없이 개입된 불법 여론조작일 것이다. 조사 들어가야 한다” “가짜뉴스가 계속 판칠 거다. 수괴 윤을 빨리 체포해야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불리한 기사에는 역따봉(싫어요)나 ‘신고’를 누르라는 지시가 적혀 있었다. 이에 해당하는 기사는 “민주당 점령군 행세 역풍”… 여야 지지율차, 계엄 전보다 줄었다” “이재명 ‘카톡이 가짜뉴스 성역인가… 반드시 뿌리 뽑아야” 등의 제목의 기사였다.
다음 카페 ‘여성시대’에서도 2000건 이상으로 추정되는 우호 댓글 유도 작업이 발견됐다. 사진은 여성시대에 올라온 댓글관리 관련 게시글 내용. 하단에는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 ‘댓글관리 작업 완료’를 의미하는 ‘완’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사진출처: 여성시대 게시글 캡처)
다음 카페 ‘여성시대’에서도 2000건 이상으로 추정되는 우호 댓글 유도 작업이 발견됐다.
같은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민주당에 불리한 댓글을 지우고 오자”, “윤석열 대통령 관련 기사에는 반대 의견을 눌러주자”는 등 사실상 집단행동을 지시하는 게시물도 적지 않았다. 이에 호응하는 이용자들은 “완료” “누르고 왔다” 등의 댓글을 달아 참여 사실을 인증하고 있었다.
SNS로 활용되는 ‘X(엑스, 옛 트위터)’에서도 민주당 우호 댓글관리 작업 유도 활동이 포착됐다. (사진출처: X 캡처)
SNS로 활용되는 ‘X(엑스, 옛 트위터)’에서도 이와 같은 정황이 포착됐다.
‘@JUL*****’ 등 X 계정에는 ‘댓글정화’ 또는 ‘댓관’을 의미하는 해시태그와 함께 주로 이 대표를 옹호하거나 비판을 막기위한 기사글이 다량으로 리트윗됐다. 해당 계정의 프로필에는 ‘이재명 대표 지키는 댓관(댓글관리)’로 소개돼 있었다.
진보성향이 강한 ‘클리앙’ 등의 커뮤니티에서도 “尹(윤석열) 측이나 국민의힘 기사에 우리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하자”, “민주당 우호 댓글을 공감순 최상위에 유지하자”는 메시지가 공유되고 있었다.
◆대놓고 ‘댓글관리’ 게시판 운용하기도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잇싸 사이트의 ‘정치/시사’ 게시판에는 ‘댓글관리’라는 하위 게시판이 존재하는데 이곳에는 인터넷 뉴스의 댓글 순위를 조작하기 위한 다양한 기사의 제목과 링크가 올라왔다. 특히 도움을 요청할 때 사용하는 ‘SOS’ 문구가 적힌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댓글조작에 참여를 독려하는 부분도 확인됐다.
지난 12일 게시된 ‘[댓글관리] 이재명 "채해병특검법 다시 신속 추진…사건은폐 경위 규명해야"’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클릭하고 들어가자, 다양한 언론사의 기사들과 함께 링크가 게시돼 있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댓관 ㄱㄱ’ ‘☆공감✍댓쓰기☆’‘☆베댓신고.역따☆’ 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공감’은 댓글 순위와 관련이 깊다. 특정 댓글의 ‘공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순공감순’으로 가장 상위에 해당 댓글이 표기된다. 즉 특정 댓글의 공감 수를 조작해 순위를 높이면 인터넷 뉴스 댓글 게시판 가장 상단에 해당 댓글을 위치시킬 수 있다.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내용. (사진출처: 잇싸 사이트 게시판 캡처)
인터넷 뉴스 댓글 게시판을 방문한 네티즌들이 하위권의 댓글보다 상위권 댓글을 먼저 보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댓글 순위 조작만으로도 특정 댓글의 네티즌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댓글관리가 곧 댓글조작이 되고 나아가 여론 선동이나 조작까지도 가능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잇싸 사이트의 댓글관리 게시판에 올려진 글들을 보면 이재명 대표에게 우호적이거나 민주당에 우호적인 댓글에는 ‘따봉(좋아요)’을, 비우호적인 댓글에는 ‘신고’나 ‘역따(역따봉, 싫어요)’를 유도하고 있었다.
심지어 특정 키워드를 달아서 조작이 필요한 댓글이 어떤 댓글인지 특정하는 방식도 사용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연합이재명 "채해병특검법 다시 신속 추진…사건은폐 경위 규명해야"여론조사 조작으로’라고 적힌 내용을 분석해보면 ‘언론사’ ‘기사제목’ ‘해야 할 작업’ 순으로 기록돼 있으며, 그 뒤에 기록된 ‘여론조사 조작으로’라는 문구는 특정 댓글의 가장 앞에 나온 키워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내용. (사진출처: 잇싸 사이트 게시판 캡처)
해당 글 밑에 기록된 링크를 클릭해보면 기록된 제목의 뉴스 화면과 조작이 필요한 댓글을 올린 사람의 아이디가 보이며, 그 밑에서 ‘여론조사 조작으로’라는 말로 시작하는 댓글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에 로그인 된 상태라면 해당 창에서 곧바로 ‘따봉’이나 ‘역따’를 누를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당 게시글에는 다수의 뉴스 제목과 링크가 걸려 있었고, 짧은 시간을 들여 여러 인터넷 뉴스 댓글창에 방문해 곧바로 특정 댓글에 공감이나 비공감을 눌러 순위를 조작할 수 있었다. 일일이 뉴스창에서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특정 댓글을 찾아야 하는 단계를 대폭 축소시켜 댓글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시켜 놓은 셈이다.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의 링크를 따라 이동해 나온 네이버뉴스 댓글. (사진출처: 네이버뉴스 캡처)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의 링크를 따라 이동해 나온 네이버뉴스 관련 댓글. (사진출처: 네이버뉴스 캡처)
또한 여러 게시글에는 ‘댓관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내가 안하면 모두 안하고, 내가 하면 모두가 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마디로 댓글관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문구인 것이다.
해당 게시글 아래 댓글에는 ‘완’이라는 한 단어만 적힌 댓글도 보였다. 잇싸 사이트 유저들이 올린 댓글인데 여기서 ‘완’은 해당 게시판에 기록된대로 제시된 작업을 ‘완료했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친민주당 성향의 ‘잇싸(itssa.co.kr)’ 사이트에서는 아예 대놓고 ‘댓글관리’를 위한 게시판을 운영중이었다. 사진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내용. (사진출처: 잇싸 사이트 게시판 캡처)
◆기계 아닌 사람이 조작하는 ‘생체드루킹’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과거 민주당이 연루된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연상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기계로 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직접 댓글 순위 조작에 나서기에 이른바 ‘생체드루킹’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8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은 온라인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사건으로 평가된다.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김동원씨는 친노·친문 성향의 블로거로,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 사이트 댓글 추천 수를 조작했다.
김씨는 자신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 비정상적인 댓글 추천 수로 인해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검경 수사 끝에 드루킹과 그의 공범들이 구속됐다.
김경수 전 도지사도 연루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되며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이 사건은 매크로를 활용한 여론 조작이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며 정치적 신뢰를 훼손한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
출처: 정다운 사람들끼리 원문보기 글쓴이: 양삿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