配所輓妻喪(배소만처상) 聊將月老訴冥府-월하노인 통해 저승에 하소연해 來世夫妻易地爲-내세(來世)에는 우리부부 바꾸어 태어나서 我死君生千里外-나는 죽고 그대만이 천리 밖에 살아남아 使君知有此心悲-그대에게 이 슬픔을 알게 하리라.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다음 세상(來世)에는 우리부부 바꾸어 태어나서 !!
“위의 시(詩)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선생이 제주도에서 9년 동안 유배(流配)생활을 하던 중에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쓴 시(詩)다.
김정희 선생은 제주도 귀양살이가 위리안치(圍籬安置-가시울타리 안에 사는 집)에 갇힌 처지였다. 아내의 죽음에도 함께 할 수 없는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시다.
더구나 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이 유배지인 제주도까지 바다를 건너오느라 한 달이나 지나서야 듣게 되었으니 남편으로서의 기막힌 마음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시(詩)의 제 1구는 부부의 인연을 중매하고 관장한다는 하늘의 “월하노인(月下老人)”에게 부탁하여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명부(冥府)에 “나”의 하소연을 전하고자 한다. “소(訴)”는 “하소연하다 소송하다”등의 뜻이다. 죽음이란 천하의 추사 김정희도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다
이것은 추사 뿐만 아니라 아내를 먼저 보내본 사람이 아니면 누구도 그 심성을 이해 못한다. 어째던 추사 김정희가 스스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다.
제2구에서는 중매쟁이 월하노인(月下老人)에게 아내와 남편의 처지를 바꾸어 달라는 것이다 중매한 월하노인이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제 3구에서는 아내와 남편의 처지를 바꾸어 천리밖 제주도에 있는 추사는 아내가 되어 저승으로 가고 아내는 남편으로 살아남아서
제4구에서 말했듯 “내”가 “그대”의 죽음에 얼마나 슬퍼하는 지를 알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위의 시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쓰인 표현 방법은 상반된 산사람과 죽은 사람 두 가지를 대비하는 것이다. 내세(來世)와 현재를 대비시키고 남편과 아내를 대비시키고 삶과 죽음을 대비시키고 귀양살이와 자유로운 삶을 대비시키고 천리 떨어진 공간적 위치를 대비시켜 추사 자신이 당한 슬픔을 먼저 저승에 간 부인에게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부부란 이런 것이다 그래서 삼강오륜(三綱五倫)에서 부부유별(夫婦有別)은 피가 섞이지 않은 남남의 관계가 피를 나눈 사이 이상으로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기를(相敬如賓) 강조한 것이다.
농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