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표가 차를 몰고가는 동안 은환은 한마디 말도 없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볼 뿐이었다.
"야 이은표!! 차 똑바로 못 몰아?"
나는 괜한 윤표탓을 하며 사무실로 돌아와야 했다.
"보스!! 오셨습니까!!"
"그래, 별일 없었지?"
"예!!"
나는 사무실 문을 열어주는 은환에게 뭐라 말을 걸고 싶었지만
왠지 건들면 안될 것 같은 느낌에 그냥 돌아서 들어갔다.
보스인 나도 은환이 이놈이 화나면 못당해낼 정도이니 말이다.
"보스, 왜 갑자기 이 일을 안하신겁니까?"
"이윤표.. 조용히해라"
이제서야 입을 뗀 은환이는 나에게 묻는 윤표를 저지한다.
"그.. 그래!! 윤표 너는 얼른 가서 애들 정리시켜라"
"예, 알겠습니다.."
윤표가 나가고 사무실 안에는 나와 은환이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배고프십니까.."
"아니.. 하나도"
"알겠습니다. 저도 애들 정리하고 오죠"
"최은환...!!!"
문을 열려던 은환은 살짝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봐주었다.
"아까.. 하려던 말.. 안하냐?"
"아직 시간 많습니다. 하지만.. 명심은 해두십시요. 보스는 연애19금 입니다"
"누.. 누가 연애한댔냐!!!"
나 혼자 씩씩 거리며 보스답지 못한 모습을 보일때 은환이 이놈은 벌써 나가버렸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고,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일은 잘 되가나?"
"형님..!!"
"하하.. 그렇게 깍듯이 대할필요 없어~ 일이 잘되가나만 점검하려고
전화 건것 뿐이다.."
"아.. 그게..."
"잘 안되는 거야?"
"그게.. 저 이일.. 못하.."
탁..
"장석형님.. 저 은환입니다"
"최은환!!"
은환은 언제들어왔는지 전화기를 뺏어들더니 말을 이어간다.
"아.. 은환이냐?"
"일은 잘 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과정이 좀 필요한듯 싶습니다.
그 그룹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아.. 하하.. 내가 그생각을 못했군.. 역시 은환이다!! 하하..
내가 곧 그리로 대성그룹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그 회사정보를 가르쳐 주겠네"
"예!!"
그렇게 전화가 끊겼는지 수화기는 내려졌다.
"뭐하는 짓이야?"
"보스야 말로 무슨짓이십니까? 지금 장석이 형님한테 죽고싶어 환장하셨습니까!!"
"뭐야? 이게 아주 화난것 같아 봐줬더니 계속 나한테 말하는것좀 보게!!!"
"언젠간.. 이런일이 있으실줄 알았습니다. 보스도 여자니까... 하지만...
그따위 일로 보스가 형님께 다치게 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최은환..."
"보스는 저희에게는 강하신 분입니다. 그렇지만 사랑을 느끼기에는 여자입니다.
저도 그걸 모르는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보스의 명분을 지키십시요"
그 짧지만 내 마음에 와닿는 말을 남기고 은환은 나가버렸다.
뭐라 해줄수도 없었다. 매일.. 나를 여자로 추대해준 사람은
길거리에서 돈이나 삥뜯는 술취한 양아치 새끼들 뿐이었다.
나에게 무슨 수작을 걸어 한건 탕진 하려는 것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은환의 말이 왠지 모르게 나를 약하게 만든다.
"은환아.. 자냐?"
"안잡니다."
"아까는.. 내가 잘못했다.."
"그 얘기는 아까 끝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 주무세요"
"흠.. 그래.."
나는 간단히 요 하나를 덮은채 사무실 소파에 누워 저만치 떨어져 누워있는
은환에게 물었다. 은환은 간단히 대답한뒤 몸을 돌려버렸다.
"음..... 유진아... 가지마... 나 힘세..."
"이자식은 자면서도 사람 성가시게 하고있어!!"
퍽..
"아..!!"
윤표 녀석은 다른 녀석들 사이에 껴서는 아픈듯 고통스러워 하다 잠이 들었다.
"보스....-_ㅠ"
"왜?"
"저 이상합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여기 보십시요... 멍들었습니다..
어제 자다가 굉장히 아팠는데... 일어나보니 이러더라구요... ㅠ_ㅠ"
"질질 짜지말고 가만히 있어!!!"
"보스... 히잉..."
나는 방금 막 도착한 대성그룹의 정보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하고싶지 않았는데... 은환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보스는 연애19금이다. 한순간 지나가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근데, 윤표야"
"예, 보스!!"
"유진이가 누구냐?"
"네?"
"도대체 유진이라는 년이 누구냐?"
"보스가 그걸 어떻게.."
"너 나모르게 연애 하고 다녔냐?"
"그게... 저기.. 정육점집 딸인데요... 너무 이뻐서..."
"에라이, 나가 죽어라 임마!!"
나는 들고있던 서류뭉치로 그놈의 머리를 쳐내렸다.
"보스!!"
"어제 잠꼬대로 니가 하도 시끄럽게 해서 내가 발로 좀 찼다!!"
"그럼.. 멍든게 보스가 하신거란 말씀입니까?"
"그래, 임마!!"
"보스 나쁘세요!!"
"보스.. 방금 전화 왔습니다. 장석이 형님이 지금 가보라고 하십니다."
"지.. 지금?"
"예. 어제 애들이 사온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십시요"
"그.. 그 옷?"
"얼른요!!"
"은환.. 그 옷은..."
"윤표가 갈아입혀 드리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윤표를 쳐다보았고 그놈은 실실 웃고있었다.
"뭐... 뭘 실실 쪼개대!!"
퍽..
"제.. 제가 언제요..."
"옷.. 줘봐..."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갈아입냐?"
"여기서 갈아입지 어디서 갈아입습니까?"
"뭐? 여기서 어떻게!!"
"맨날 그러셨으면서 왜 새삼스레 그러십니까?"
"이번에는.. 치마잖아, 새끼야... 입는것도 까다로울텐데..."
"큭... 알겠습니다. 뒤돌아 드리겠습니다. 대신 보스도 쳐다보시면 안됩니다.
저희도 갈아입을 겁니다. ^-^"
"알았어.."
나는 뒤돌아서서 옷을 갈아입었다. 행여나 윤표녀석이 변태같이 볼까봐
힐끔힐끔 아래를 쳐다보며..
우당탕탕!!
"윽.. 보스..."
"뭐... 뭐야!!"
윤표 녀석이 내 발목을 휘어잡는다.
"보스.... 애들이.. 또 맥주캔 흘렸습니다... 흑.."
"저.. 저리가!!"
"아픈데 어떻게 갑니까..."
"아씨.. 얼른 그 팬티차림 안치워!!!"
결국 은환의 도움으로 윤표녀석은 끌려갔고 나는 무사히 옷을 갈아입었다.
슥슥..
"보스 왜그러십니까? 아까부터.."
"아니야.."
"뭐.. 불편하신거라도.."
"아니라니까!!"
"우와!! 보스 오늘 정말 뷰티풀 하십니다!!!"
"이새끼야!! 내가 문자 쓰지 말랬잖아!! 보스는 그런거 싫어한다니까?"
"하하.. 괘.. 괜찮아 이.. 일들해~"
나는 밖으로 나가면서 똑똑히 들었다. 보스가 변했다.. 달려가서 족치고 싶었지만
지금 차림이 차림인지라 그럴수가 없었다.
"^ㅡ^ 보스~ 진짜 이쁘세요"
"안닥쳐?"
"사실대로 말한것 뿐인데..."
"나한테는 아부로 밖에 안들려"
"네..."
"보스, 오늘은 차 몰면 안됩니다. ^-^"
"뭐? 왜!!"
"오토바이 타고 가시죠. 저희 차 타고 가면 분명히 이상하게 쳐다볼게 뻔합니다"
"그렇다고 이런차림으로 오토바이를 타라고?"
"윤표야, 너는 차타고 와서 동태 살피고 보스는 저랑 오토바이 타시죠"
"나쁜놈..."
나는 그래도 순순히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다.
"꽉 잡으십시요, 보스!!!"
"알았어!!! 너는 운전이나 잘해!!!!"
"알겠습니다!!"
"근데 너!!! 오토바이 면허증이나 있는거야!!!"
"저같은 놈이 그런게 어딨습니까!!! 오늘 처음 타봅니다!!"
"뭐야!!!! 내려줘!!!! >_< 나쁜새끼야!!! 미친놈!!! 빨리 내려달란말야!!"
"안됩니다!!"
그렇게 위험한 질주는 대성그룹까지 이어졌다.
"하.. 하..너 이새끼.. 죽는다..."
"그래도 스릴있지 않습니까?"
은환은 자신의 헬멧을 벗고 내 헬멧을 벗겨주며 힘들어하는 나를 내려주었다.
"너.. 오늘 나 죽었음... 평생 혼령되서 꿈에서 패줄려고 했어!!"
"큭.. 알겠습니다. 들어가시죠"
[ 전화 왔습니다. 형님. 전화 왔습니다 ]
"너는 칙칙하게 전화벨도 그게 뭐냐? 진짜.. 조폭같다."
"그럼 저희가 조폭이지 뭡니까?"
"이자식이"
"여보세요"
나는 뾰족구두가 아파서 발을 만졌고.. 꽉끼는 치마가 불편해 자꾸 잡아당겼다.
그러자 은환은 내 손을 잡더니 쳐다보는 나에게 살짝 웃어준다. 하지말라 이거다.
탁..
"뭐래?"
"방금 회장 아들이 들어갔답니다. 아마 회장도 있을거라고 합니다."
"회장.. 아들?"
내 말에 은환은 금새 얼굴이 굳어지며 말을 했다.
"절대 들어가서 딴맘 먹지 마십시요."
"알았어.."
나는 최대한 우아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웃는다.
"보.. 보스... -_-;; 그 걸음걸이 좀.."
"왜.."
"팔자걸음이 뭐.. 뭡니까..."
"뭐?"
"안되겠습니다.. 그냥 앞만보고 걸으십시요.. 똑바로 이 모양을 밟으면서"
나는 그렇게 이상했나 하는 생각으로 은환의 말대로 걸었다.
자꾸 휘청거렸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 할아범탱 있는 자리.. 그 할아범탱은 나를 못알아챈듯
나와 은환은 그냥 들여보내줬다. 미련한놈. 저래갖고 어디 경비짓 해먹냐?
"보스, 계단으로 가죠^-^"
"뭐? 이런 뾰족구두 신고 계단으로 가자고?"
"^-^ 그게 더 안전합니다. 이 회사 사람들이 우리가 처음 본 인물인지 알면
어떡합니까?"
"그래도 싫어!!! 힘들단 말야!!"
"휴.. ^-^ 보스 업히십시오"
"뭐?"
"얼른요. 제가 올라가겠습니다."
"싫어!!"
"그럼..."
그놈은 갑자기 골똘히 생각하더니 자신의 신발을 벗어서 나에게 내밀었다.
"너는?"
"맨발이 몸에 좋답니다^-^ 보스 신발 이리 주십시오"
"은환아..."
"가죠!!"
나는 조금 크긴 했지만 아까보다는 편해진 발로 올라섰다.
"야... 힘들어.. 얼마나 남은거야..."
"얼마 안남았습니다. 힘드십니까? 업히시겠습니까?"
"싫다니까!!"
"알겠습니다~ ^-^"
탁탁..
갑자기 구두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얼른 뾰족구두로 갈아신었다.
그리고는 은환에게 그 신발을 억지로라도 껴넣었다.
역시 내 예상이 적중했다. 그런데 이사람... 그 회장아들이라는 사람이다.
나와 은환을 이상히 쳐다보다가 우뚝 선다.
"어? 혹시.. 그때.. 그 가죽점퍼.."
"예?"
나를 아는듯 보이자 은환이 그 앞을 가로 막아섰다.
"왜 그러십니까"
"아닌가 보군요^-^ 죄송합니다. 애인이 참 다부지네요."
"애인? 어? 잠깐만..."
나는 해명을 하기위해 잡으려고 했지만 은환이 나를 잡아끌었다.
"야!! 왜그래!!!!"
"얼른 그 구두 주세요. 갈아신으셔야지요."
"왜 이렇게 과민반응이야?"
"다왔습니다. 갈아신을 일도 없겠네요"
"이봐, 최은환"
"무슨일로 오셨습니까?"
"회장님좀 뵈러 왔는데요"
은환은 나의 손을 꼭 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빼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연락 하셨습니까?"
그 비서는 연락리스트를 보려는듯 뭔가를 펼쳤다.
"아니요. 연락은 안했습니다. 하지만 곧 나오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연락을 하지 않으시면 들여보내드릴수 없습니다."
"잠시만 하면 안되겠습니까? ^-^"
"이름이.."
"아.. 저기.."
은환은 생각을 하더니 한가지 이름이 생각난듯 보였다.
"유논업체 아들이라고 해주십시요"
"예, 잠시만요.."
비서는 회장과 연락을 하더니 선뜻 들여보내주었다.
"들어가세요~ 회장님이 들어오시랍니다."
"감사합니다^-^"
"최은환.. 너.. 진짜 이럴거야? 이 손 못놔?"
"조용히 하십시요"
"너.. 이게..."
회장실 문을 열자 은환은 내 손을 놓아주었다.
"하하.. 당신이 유논업체 아들이라고?"
"예."
"반갑네. 하하 꼭 한번 만나고 싶었네."
"^-^ 예, 제 아내도 같이 왔는데.."
"아내라니!!"
나는 조용히 그놈에게 말을 했다. 그러나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안사람이 참 이쁘네. 앉게나."
"아니요. 본론만 얘기하겠습니다."
"뭔가?"
"저는 유논업체 아들이 아닙니다."
"뭐?"
"당신 위협하러온 첩보자 입니다."
"아.. 아니... 윤비... 흡!!"
"조용히 해.. 당장 니 목숨이 날아가는 수가 있어.."
내가 할일을 은환이 다 처리해 주고 있다.
"요즘 막대한 재산을 빼돌린다는 사실이 있던데... 사실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말야"
"무슨소리인가..!!"
"횡령혐의로 경찰에 넣어버리는수가 있어.. 니 목숨 달아나기전에 제자리로 돌려놔.
그러면 다시는 찾아오는 일 없을거야."
"너는 도대체..."
"보스, 가시죠"
"윤비서!!! 당장 이놈들 잡아!!!!!"
그러나 그런말을 회장이 남기기에는 시간이 늦었다. 나는 얼떨결에 은환에게 잡혀
유유히 그 건물을 빠져나오려고 계단을 들어선 순간이었으니까..
"보스!!! 하셨습니까?"
"몰라..."
"형.. 보스가 정말 위협하셨습니까?"
"조용히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라."
"너.. 왜 내가 위협하지 않게 한거야?"
"보스가 싫다그러시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내가 이 일을 맡겠다고 했어!!!"
"저도 보스가 사람 위협하는거 보고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저기, 이봐요!!!"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회장아들이 서있었다.
은환은 다시 내 앞에 서려 했으나 내가 뒤로 밀어냈다.
"맞군요.. 그때 그분이 맞으시네요^-^"
"또 무슨일입니까?"
"은환아. 가만있어.."
"만나서 반갑습니다^-^"
"예.."
"아직도 애인분이 저를 경계하나 보네요~"
"아니요.. 애인 아닙니다."
"애인이 아니라고요?"
"보.."
은환은 보스라고 부르려다 단념했는지 헬멧을 쓰더니 오토바이 시동을 걸고는
나와 그 남자가 있는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그럼 이만..."
"언제한번 다시 만납시다!!!"
은환은 내게 헬멧을 씌워주었고, 그렇게 사무실로 이동하였다.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연애소설]
보스를 사랑한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한 보스♡ 2
나는바보♡
추천 0
조회 244
03.11.30 13:33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