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K-뷰티'…각종 변수에 '흔들'
2월 대중국 수출 전년대비 12.9% 줄어
"中 성장성 대한 의문이 우려감으로"
"한류열풍에 힘입어 중국 내 K-뷰티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중국 이외 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아시아시장을 넘어 유럽시장까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대(對) 중국 수출 시장에 화장품업계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 수출에만 의존도를 키우기에는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86억5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9% 줄었다. 8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수출액 기준으로는 2010년 2월 79억5500만 달러 이후 6년만에 최저치다.
실제로 소위 잘 나간다는 화장품의 지난 2월 중국 수출액은 1억8100만 달러로 지난해 11월 2억5000만 달러 이후 3개월 연속 줄었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8월 1억64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다.
산업부는 지난 2월 대중국 수출 실적에 대해 "중국의 내수중심 정책 기조변화에 따른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40%를 육박하면서 사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 급증으로 전체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40.7%를 기록했다. 화장품 100달러를 수출했을 때 40달러 이상 중국 몫이라는 얘기지만 결국 중국 대외 환경에 따라 국내 화장품업계의 경영환경이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시장 일각에서는 화장품의 중국 수출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미 현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체들의 지난 4분기 실적이 하회하면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우려감으로 존재한다"며 "중국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거나 면세점 성장성이 예상보다 크게 상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수출시장을 다각화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부터 1000만명 이상 글로벌 메가시티(Global Mega City)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흥 시장인 중동 지역에 진출하는 한편, 아시아 지역의 메가시티 공략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국을 넘어 미국, 프랑스 등 이미 진출한 선진 시장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스페인, 콜롬비아, 터키 등 미 진출 시장에 임직원을 새롭게 파견했다.
올해 중화권 국가를 최우선 목표 시장으로 삼았던 LG생활건강 역시 고급화 전략으로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미주시장 공략과 확대되고 있는 동남아 및 중동시장 공략도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중동시장은 소득이 커 소비력이 있고 평균연령이 낮아 젊은 연령층이 두터워 시장잠재성이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내수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중국 이외 해외 사업을 강화해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확대한 서울국제소싱페어
올해 코엑스에서 단독 개최…키워드 ‘미용, IT, 인테리어’
▲‘서울국제소싱페어 2016’은 올해 단독으로 개최되며 지난해보다 친환경 제품, 홈인테리어 용품 스마트 IT관련 제품이 지난해보다 20~30% 늘었다. 사진은 참관객들이 제품 설명을 듣는 모습.
국내 최대 소비재상품 전시회 ‘서울국제소싱페어’가 3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1991년 시프리미엄(SIPREMIUM)으로 처음 열린 전시회는 지난해부터 서울국제소싱페어로 이름을 바꿨다. 시프리엄 전시회의 참가하는 업체 중 영세업자가 많아 관련 시장의 확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시프리미엄이 B2B에 집중했다면 서울국제소싱페어는 B2C까지 시장을 넓힌 셈이다.
올해로 26회를 맞는 서울국제소싱페어는 450개 기업이 참가해 550부스의 규모로 열렸다. 지난해 핸드메이드 박람회와 동시개최 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550개사가 700개의 부스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단독으로 개최되며 규모가 줄었다. 오히려 참가업체 수가 늘었다는 게 코엑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국제소싱페어 전시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친환경 제품, 홈인테리어 용품 스마트 IT관련 제품이 지난해보다 20~30% 늘었다. 또 참가업체의 재참가율도 50%에 달해 둘 중 하나는 지난해에도 나온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관련 소비재상품 전시회를 대표한다는 의미다.
올해 이 전시회에선 ‘바이어가 주목할만한 품목 TOP3’를 선정해 관련 기업 및 전시 품목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TOP3 품목으로 수출이 활발한 ‘미용화장품’, 스마트폰 사용량 증가와 함께 큰 인기를 얻는 ‘스마트IT제품’, 최근 요리 열풍과 함께 친환경적인 생활양식까지 주목을 받는 ‘홈인테리어, 주방용품’ 등이 꼽혔다. 특히 화장품은 지난해 처음으로 나왔던 품목이었던 만큼 올해도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았다.
서울국제소싱페어에 처음으로 나온 업체도 있었다. 모바일 가죽케이스 제조업체인 젠(XEN, 대표 김상현)은 국내 시장이 치열한 만큼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시회에 참가했다. 레드오션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려는 시도다.
실제로 일본에선 한국의 모바일 액세서리 및 케이스가 인기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 일본 참관객에 따르면 일본에서 파는 모바일 액세서리는 중국 제품이나 한국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선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차라리 해외에서 해당 제품을 싸게 수입한다는 것이다. 또 일본 소비자는 중국 제품보다 제품경쟁력이 높은 한국 제품을 선호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엠 플러스(대표 김필수)는 ‘접어쓰는 물병’을 선보이며 바이어의 눈길을 끌었다. 일반 비닐과 다른 신소재 원단으로 만든 이 제품은 아이스 팩뿐만 아니라 핫 팩 기능까지 갖춰 어느 계절에나 사용이 가능했다. 실제로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이 물병은 한국무역협회 도움으로 호주로 수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코엑스 관계자는 “서울국제소싱페어는 지난 25년간 중소기업의 판로개척 및 확대에 대한 기대와 바이어의 소싱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온 전시회”라며 “지난해 693억원 규모의 계약체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해외마케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내수기업과 수출초보기업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길 바람과 동시에 많은 소비자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바이어는 어떤 제품을 봤나
해외 20여 개국 80여명의 빅바이어와 참가업체 간의 비즈니스 매칭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 바이어 수출 상담회’가 3월 2일부터 3일까지 코엑스 B홀에서 열렸다. 태국, 싱가폴, 중국의 문구협회, 일본 비즈니스 가이드샤, 베트남 유통협회 등과 참가업체들과의 진행된 1:1 매칭은 약 500여건의 수출 상담회가 진행됐다.
▲준 타카카타 룩스 대표
일본 모바일 액세서리 및 케이스 수입 업체 룩스(ROOX)의 준 타카카타(Jun Takakata) 대표는 “한국무역협회 초청으로 서울국제소싱페어에 10번 정도 참가했다”며 “한국 모바일 액세서리 및 케이스 질이 좋아서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준 대표는 “모바일 케이스의 트렌드로는 카드를 추가하거나 지갑을 활용하는 등 기능성이 추가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모바일 단발기가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겠지만, 그에따라 기능성이 추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업체와 파트너를 맺는 것은 매우 편한 일”이라며 “특히 질문하면 한국 업체가 즉각적으로 답변할 정도로 일처리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제품은 일본 소비자도 인정해주기 때문에 시장성도 좋다”고 덧붙였다.
▲로우 치 위 존 리틀 매니저
싱가포르 백화점 업체인 존 리틀(John Little) 로우 치 위(Low Chee Wee) 매니저는 국내 참가업체 제품의 크게 만족했다. 다름 아닌 제이엠아이디어(대표 조명완)의 ‘쿨헬퍼’에 주목한 것. 쿨헬퍼는 휴대용 냉장고로 30도에서도 최대 3시간동안 시원함을 유지시키는 제품이다.
로우 매니저는 “싱가포르가 날씨가 덥기 때문에 시원하게 해주는 쿨헬퍼가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며 “30~50대를 타겟으로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화점 제품 트렌드에 대해 “최근에는 온라인이 발달했기 때문에 백화점에는 온라인에 없는 특별한 아이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업체 선정기준에 대해 “20개의 업체를 선정해 5개까지 줄이고 경쟁상대가 없는 나머지 한 곳을 고른다”며 “싱가포르로 수출할 경우 새로운 빅시즌이 시작되는 6월이나 크리스마스 전에 미리 납품된다면 업체 선정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