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환상 속은 어느새... 현실이 되어 있었다.
달빛의 레이디 # 1
어느새 유모는 고개를 조아리며 황제폐하 마중을 나갔고, 유모도 이내 조금 걱정스런 얼굴을 하더니,
물을 갈러 나갔는지 금색 세숫대야를 들고 나갔다.
" 제길, 이거 성격을 한번 확 고쳐줘야겠군 "
뭔가 단단히 꼬인것 같았다.
[ 으음... ]
간신히 정신을 차린 후, 주변을 둘러보려고 했으나, 목이 굳은듯 돌아가지 않았다.
눈을 떠보니 이곳은 캄캄했다. 마치 모든 어둠을 전부 휩쓸어놓은듯
보이는것은 오직, 어둠이였다.
눈을 감은것같아 눈을 떠보려고 해도 돌아오는것은 바위로 짓누르는듯한 답답함이었다.
어둠속에서 그렇게 기다리고 있을때, 저멀리에서 투명한 물체가 날아오는것이 보였다.
그것을 잡고싶었다.
이런 어둠속에 잡혀있는것보다, 차라리 저런 투명한 물체를 어떻게 해보는 것이 현명할것 같았다.
손을 뻗으려 했다. 역시 돌아오는것은 바위로 짓누르는듯 한 압박.
이제 모든것을 포기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려고 할 무렵, 그 투명한 구슬은 점점 사람의 형체를 갖추어 나갔다.
그것의 굴곡은 여인의 그것이었는데, 순간 자신의 몸속에서 뭔가가 빠져나감을 느낀 루니엘은 자신의 몸을 쳐다보려고 다부지게
애를 썼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간것은... 투명한 구슬이었다. 그 여인의 형상과 구슬은 서로 합쳐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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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우... 그렇게 당당하시던 리나님이... 어쩌다가... 하아... "
싱그러운 햇빛이 내비치는 방 안에, 그것도 보통 방이 아닌 거대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큰 방에, 의자에 앉아 한 아리따운 소녀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아주는 20대 후반 쯤으로 보이는 여인은, 거대한 더블 킹사이즈 침대에 다소곳이 누워있는 창백한 안
색의 도도한 소녀를 향해 매우 사랑스러운 눈길을 주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방안은 온갖 보석들과 유리들로 빛나고 있었다. 샹들리에, 문, 벽, 가구들, 심지어 카펫까지...
하지만 20대 후반의 갈색 머리를 가진, 옆에서 이 소녀를 간호하는듯한 한미모 하는 여자는 왠지모르게 연륜이 묻어나는듯 하였다.
지금 자신이 돌보고 있는 사람은 그누구도 아닌, 헤르비안 제국의 황제의 외동딸, 리나 시루니엘 헬베카 님이셨다.
이런 분의 유모가 될 수 있다는것은 크나큰 영광이었기에, 그만큼 벌써 5일째 누워있는 자신의 주군에 대한 걱정은, 아버지라는
황제폐하보다 컸다. 리나는 유모가 말하기에 당당하고 우아한 분이었지만, 사실은 외모만 예쁘고 몸매만 착한, 전형적인 네가지
없는 귀족 영애이셨다. 물론 콩깍지가 제대로 씌인 유모나 황제폐하에게는 그저 예쁘고 애교스러운 소녀겠지만.
리나 시루니엘 헬베카 황녀저하는 일명 [달빛의 레이디] 라고 불리셨다. 신비한 백금색의 머릿결과 백금색 눈동자는 남자들을
첫눈에 반하게 하기 딱 좋은 얼굴이자 색이었다. 정말 여신의 외모라고 불려도 좋은 그녀는 단 한가지 틈이 있었는데, 바로...
그 망할놈의 자만심과 싸가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다른 귀족 영애들보다 두세배는 먹도 들어가주는 자만심에, 자신보다 낮은 계급은 정말 벌레보듯이 깔봐주는것은 물론이요,
평민들은 자신의 발앞에 먼지하나라도 있었다간 그날로 목이 베이는, 그런 정말 괴상한 성격의 황녀였다. 그래서인지 아무도 그녀를
다과회나 귀족파티에 초대하는것을 내키지 않았지만, 역시 황녀의 신분은 대단한 것이라.
" 으음... "
리나가 신음 소리를 내자, 소리없이 울고있던 유모는 엄청나게 놀랄수밖에 없었다. 5일이나 창백하게 죽은 사람처럼 누워계시던
분이, 이제 깨어나셨다! 순간 유모는 너무도 기뻐서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다가 바로 밖으로 뛰쳐나가 소리쳤다.
" 황녀저하께서 깨어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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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 발치에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3명정도는 될 것 같다. 그것보다, 이 침대, 너무 포근하다.
아까부터 느꼈던건데, 정말 분위기라든지 이런게 이국적이다. 눈을 아까 살짝 실눈을 떠보았는데, 정말 휘황찬란이었다.
샹들리에도 있었고, 그 흔하단 카펫은 방바닥을 다 덮는것인데 그것조차 금실로 수놓아져있었다. 눈을 뜨려고 해봤자 눈이 너무도
아플것 같았기에, 그만두었다. 정말 이상한것은, 그 목소리인가 뭔가를 들은 후로, 희미하게 뭔가가 기억이 나는 것 같지만...
사실 이게 꿈이라기엔 너무 현실성이 있었다. 15년 인생 신 루니엘의 평생을 걸고 장담하는데, 이건 꿈이 아니다.
그렇다면? 하루 사이에 어디로 옮겨진 걸까? 아니, 하루가 아닐지도. 어쩌면 전문 납치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낯 여중생을
납치하려는 납치범도 있나? 게다가 창문과 현관문은 모두 잠겨있었고, 나의 집은 6층에 있었기 때문에 전문 산악가 출신에다가
미치지 않고서야 아파트 벽을 오를 납치범은 없었다. 그렇다면...? 기절[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하기 전 목소리에 의하면... 나는
다른 세계로 넘어온것, 아니면 정말 내가 죽어서 천국에 간것이었다. 다른 세계로 넘어오다니... 어디로? 솔직히, 내가 천국에 갈
성격도, 업보도 없었기에. 그렇다면 다른 세계로 넘어온건데... 솔직히, 판타지 소설 속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지만 정말 이럴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어떤 판타지? 내가 최근까지 읽던 소설은...
[ 달빛의 레이디 ]
그 생각이 들자 점점 모든것이 정리되었다. 다른사람들이라면 일단 눈을 뜨고 봤겠지만, 나는 솔직히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하나도 몰랐기에. 만약 내가 그 싸가지 리나라면, 정말 자신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눈을 사알-짝, 아주 사알-짝 떴다.
하지만 그것도 캐치해 내는 한 20대 후반의 여자... 저 얼굴, 기억이 조금 나는 것 같다. 아마 메르 유모일거야. 외모는 10대 후반
이지만 항상 10대 중반으로 불리운 엄청난 여자... 하지만 정작 나이는 20세라는... 그런, 절세동안의 여자. 어떻게 이런 기억이
있는지...
하지만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지금, 눈 뜬걸 들켰다. 재빨리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어떻게? ... 나야, 모르지!
그렇다. 루니엘은 일단 돌파하고 보는 성격. 생각따위 한다음 하라지.
솔직히 말하자면, 루니엘은 리나의 성격이 무지하게 더럽다는것 쯤은 대충 어림짐작 하고 있었다. 그럼 평판이 안좋겠지...?
하지만 나머지를 생각하기도 전에, 귀를 울려오는 따가운 목소리가 있었다. 유모, 일거야, 아마도.
" 황녀 저하!! "
" 리나야! "
여러가지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들리고, 눈을 서서히 떴다.
" 아아, 나의 사랑스런 아가. 이제 일어났느냐? "
조금은 느끼한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의외로 여기 있는 사람은 얼마 없었는데, 한명은 금발에 백금 눈동자. 한명은 유모,
그러니까 갈색 머리칼에 갈색 눈동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녀 한명이 있었다. 밖이 조금 웅성거리는 것으로 보아 바깥으로 귀족
들을 쫒아낸것 같았다.
은근내숭을 부릴 타이밍인것 같았기에.
" 아아,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아아, 내가 누군진 기억이 나고... 아바마마도, 유모도 기억이 나는데... 아아, 더 쉬어야 겠어요. "
최대한 우아하게 목소리를 내며 다시 침대로 쓰러지는 모습을 훼이크했더니 황제폐하는 조금 걱정그런 얼굴을 했다.
후훗, 나의 실눈은 완벽해... 어느새 유모는 고개를 조아리며 황제폐하 마중을 나갔고, 유모도 이내 조금 걱정스런 얼굴을 하더니,
물을 갈러 나가는지 금색 세숫대야를 들고 나갔다.
" 제길, 이거, 성격을 한번 확 바꿔줘야 겠군... "
왠지 뭔가 단단히 꼬인것 같았다.
첫댓글 잼있어 담편ㅁ이 기대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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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누나!
재미있어요~~ 다음편 기대할께요ㅎ
감사합니다 ㅠㅠ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이 기대되요^^
더욱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오오옷!!!! 빛이 글 잘 쓴다. 부럽네ㅠㅠ
고마워 콩아 ㅋ
오~ 기대돼요~^^
감사합니다 ^^
와...제일 좋아하는 장르 에요^^
잘 보고 가요
감사합니다!! 더욱 더 열심히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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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고마워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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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나 행복함 ㅋ 나 좀 인기 많은듯. 누나도 대박나길 ㅋ
꺄아아!~ 이런 전개 너무 좋아요!~
그런가요~ 저도 사랑해요~ ㅎㅎㅎㅎㅎㅎ
이런 소설 끌리는 소설, 역시 나란 여잔 쉬운여자였던가!!!!!!!!!!!!!!!!!
어쨌든 재밌게 읽었구요..ㅋㅋ
내용이 너무 짧은듯.ㅠㅠ
흑, 죄송해요 하지만 쉬운 여자니까 용량을 늘려드리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