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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승부수와 천려일실
2026년 3월 16일 월요일
선경 정해균의 독서 노트
◐기름 무서운 트럼프, 러 제재까지 풀어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이란을 모든 방면에서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란이 국제유가를 ‘인질’로 잡고 버티기 전략에 들어가면서 국내외적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이날 유가 폭등을 막기 위해 제제대상인 러시아 산 원유 판매를 일시 허용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란이 수백-수천척의 소형 보트를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부설을 시작한 것으로 미정보당국이 평가했다” 고 보도했다. 미군이 대대적 공습을 통해 기뢰 부설에 사용될 수 있는 이란 함정 30여척을 파괴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미군 감시망을 피 할 수 있는 더 작은 배를 사용해 게릴라 식으로 기뢰를 깔고 있다는 것이다. 미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10여개의 기뢰를 이미 부설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방부와 국가 안보회의(NSC)는 대이란 작전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지를 과소 평가했고, 이 때문에 실제로 봉쇄가 이루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파장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했다. 고위당국자들은 최근 의회 브리핑에서도 호르무즈 봉쇄 대비책은 세우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는 유가 급등을 막기위해 제재대상인 러시아산 원유 판매를 다음달 11일까지 일시 허용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러시아 수입원인 원유을 낮춰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이후 러시아 산 원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러시아가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이다.
-2026년 3월14일 조선일보 1면기사 “기름값 무서운 트럼프, 러 제재까지 풀어” 중에서 발췌인용.
◐트럼프의 정치 철학
뉴트 깅리치는 트럼프의 승리를 향한 멈추지 않은 의지(unstoppable will to win)을 강조한다. 에릭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의 차남)도 똑 같은 지적을 했지만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불굴의 의지는 그의 국내정치, 국제정치에 적극적으로 투영될 것이다. …
깅리치는 트럼프의 인간적 속성을 형성하는 네가지 요소들을 지적했다. … 깅리치는 지난 20여년간 미국정치를 분류하는 방법은 보수와 자유주의적 진보 간의 갈등(conservative-liberal divide)이었지만 트럼프의 정치철학은 이상의 분류방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본다. 트럼프의 외교, 무역, 사회안전 및 의료정책들은 공화당주류 세력의 도그마와 다른 것이다. 예로서 2016년 이라크 전쟁을 지속적으로 비난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보다 보수적이고 군수산업과 관련이 많은 주로서 부시 인기가 대단히 높았던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전쟁은 실수” 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누군가가 전쟁은 실수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말 함으로서 패배 당 한다 해도 개의 치 않겠다” 라고 말할 정도였다.
트럼프는 네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이속성들은 그의 정치 철학을 반영한다. 깅리치가 정리한 트럼프의 네가지 속성은 반 좌익(Anti Left), 반 무 지성(Anti Stupid), 반정치적 올바름(Anti Political Correctness) 그리고 친 미국(Pro American)등이다.
-이춘근 지음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세계정치(북앤피플)중에서
♣뉴트 깅 리치(Newt Gingrich). 1943년 6월 17일생. 대학교수, 미연방하원의원,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1995년), 미연방하원의장 역임(1995-1999). 2010년 미국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으나 실패. 미국 공화당의 보수 혁신을 주도한 인물.
【선경의 독서노트】
◐최고 통치권자가 갖추어야 할 두가지 덕목.
최고 통치권자가 우유부단하고 불민(不敏, 어리석고 둔함)의 모습을 보일 경우 최악의 통치 리더십을 초래한다는 주장은 고대 경세(經世)의 바이블 “관자(管子)”라는 문헌에 나와 있습니다. 관자, 소광(小匡)편에 나와있는 환공(桓公)과 관자(管子)의 대담 내용입니다.
환공이 말했다.
“과인은 불행이도 사냥을 좋아하여 어두운 밤에 새들이 서식하는 곳에 가서 사냥하면 새를 잡지 않고는 돌아오지 않으니, 제후의사자들이 군명을 보고할 기회가 없고, 백관이 일을 이룰 수 가 없을 것입니다.”
관중이 대답했다.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중대한 문제가 아닙니다.”
환공이 대답했다.
“과인은 불행이도 술을 좋아하여 밤낮으로 계속 마시니, 제후의 사자들이 군명을 보고 할 기회가 없고, 백관들이 일을 아뢸 수가 없을 것입니다.”
관중이 대답했다.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주 중대한 문제는 아닙니다.”
환공이 대답했다.
“과인에게 음란한 행동이 있어 불행해도 여색을 좋아합니다…. 어찌해야 좋소.”
관중이 대답했다.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환공이 얼굴빛을 바꾸며 말했다.
“이 세가지가 괜찮다면 어찌 안될 일이 있겠습니까?”
관중이 대답했다.
“군왕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우유부단’ 과 ‘불민’ 입니다. 우유부단은 백성을 지킬 수 없고 불민은 결정적인 시기에 일을 성사시키지 못합니다.”
위 제나라의 환공과 관자의 대화 중 최고 통치자가 ‘우유부단’하고 ‘불민(不敏,어리석고 둔함)’하면 최악의 통치자가 된다는 점이 두드러지게 부각되었습니다. 관자에서 관중이 말하는 ‘불민(不敏)’과 깅리치가 언급한 트럼프의 네가지 속성 중 하나인 반 무 지성(Anti-Stupid)이 ‘어리석고 둔함’을 경계하는 점에서 의미상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위기 상황일수록 최고 통치권자의 리더십은 더욱 결정적인 의미와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성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는 행동편향성을 지닌 최고 통치권자들은 독선에 빠지기 쉽습니다. 최고 통치권자가 독선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통치에 임해야 하는지도 관자(管子) 목민(牧民)편, 육친오법(六親五法)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당 문장을 아래에 인용합니다.
“가정의 법도로 고을을 다스릴 수 없고, 고을의 법도로 나라를 다스릴 수 없고, 나라의 법도로 천하를 다스릴 수 없다. 가정의 법도로 가정을 다스리고, 고을의 법도로 고을을 다스리고 나라의 법도로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의 법도로 천하를 다스린다. 고을을 다스리면서 같은 성씨가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그러하면 다른 혈족출신사람들은 말을 따르지 않는다. 나라를 다스리면서 동향 출신 사람들이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그러하면 동향 출신이 아닌 사람들은 따르지 않는다. 천하를 다스리면서 같은 나라 출신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출신국가를 차별하면 다른 나라 출신 사람은 따르지 않는다. 하늘과 땅처럼 공평하게 할지니 이야 말로 군주 다운 절도다.”
-관자(管子), 김필수 외 3인 함께 옮김(소나무)중에서
♣독서노트註. 관자(管子, BC 725-645)이름은 이오(夷吾) 자는 중(仲).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로 잘 알려진 중국 5천년 역사의 최고의 정치인. 관중은 제(齊)나라의 재상으로 환공(桓公)을 보필하여 제나라를 제후국 가운데 최강대국으로 만들었다. 관중은 춘추전국시대의 대혼란속에서 난세를 극복하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였다. 관중에 사상을 담은 관자라는 문헌에는 관중이 실시한 정책이나 관중의정치 철학이 기술되어 있다. 관자의 일정부분은 관자의 제자와 문인들이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관중은 인간의 이익 추구 본성에 기초하여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를 이끌어 갈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 글은 전세계에 큰 충격파를 불러온 후 연일 확전 양상을 뛰고 있는 이란전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의 벼락 같은 승부수에 대해서 이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전쟁의 초기단계인 지금 향후 전쟁의 향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평소 “싸우면 꼭 이겨야 한다” 그리고 평소 “돈벌이”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장기적 소모전양상으로 막대한 전비를 감수하는 일이 그리 달가운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이란전에서 트럼프의 승부수가 예측하지 못했거나 간과한 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 트럼프의 생각대로 일방적인 종전 선언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수 없다는 점, 이란의 권력계승자가 순교의 서사를 들고 나와 내부 결속의 기폭제로 활용하며 완강하게 저항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는 점, 유가가 급등하여 금수 조치된 소련의 석유를 잠정 해제하여 소련-우크라이나 전쟁의 지렛대를 일시적으로 포기한점. 미국민의 이란 전쟁 반대여론이 전쟁 지지 여론보다 높다는 점, 지상군 투입 없이 군사목표 파괴로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 내기 어렵다는 점, 무엇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민의 심판에 대한 우려가 조기전쟁 종식의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 이란내의 불만 세력의 내부 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종전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 차이를 조율해야 한다는 점, 무엇보다 안보도 거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평소 트럼프의 현실주의 철학으로 인하여 이란전에 대한 전통적인 우방의 호응이 미지수라는 점(예를 들면, 스페인 총리는 이란 전 참여에 따른 자국 기지 사용금지, 영국 총리도 이란 전쟁 초반에 미국의 자국 기지 사용요청을 거부 했음) 기타 등등.
위에 열거한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허장성세(虛張聲勢)에도 불구하고 전쟁의승리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에는 시기 상조로 보입니다. 아무튼 호르무즈 해협의 지렛대를 이란이 가지고 있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종전 선언으로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한 이란전의 혼미상태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BC 5세기에 일어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을 다룬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고대 그리스의 역사 학자인 투키디데스(Thucydides)는 다음과 같은 잠언을 후세에 남겼습니다.
“The strong do what they can and the weak suffer what they must.” 즉 “강자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약자는 겪어야 할 일을 겪는다.
투키디데스의 잠언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대학 석좌교수인 존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 같은 미국의 석학들은 ‘민족주의와 종교적 특성이 강한 나라들에 외세가 개입해 체재를 바꾸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 고 내다봤습니다. 그의 말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사실로 입증되었습니다..
2001년 오사마 빈라덴과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미국은 20년간의 장기전 끝에 2021년에 쫓겨나듯 철수했습니다. 이전쟁에 미국이 쓴 비용은 물경 10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전쟁으로 사망한 사람도 24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결국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아 기세 등등하게 전쟁이전의 체제로 돌아 갔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천문학적인 손실과 희생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과거 부시 대통령의 이락 침략전쟁을 큰 실수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왜 종교적 특성이 강한 이란을 상대로 참혹한 전쟁 행위의 방아쇠를 당겼을까요? 순교의 서사를 내세운 이란의 성전(聖戰)선언은 신성한 신의 이름을 내세워, 극단적인 방법마저 동원하여 자신들의 종교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와 맞서 처절하게 싸울 수 있는 내적결속의 계기와 복수의 명분을 은연중에 제공하게 된 점은 천려일실(千慮一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상군 투입 없이 군사목표의 폭파만으로 무조건 항복을 기대했던 트럼프대통령에게는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나날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개시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후 보름 남짓 지난 오늘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차남 무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의 차기 지도자로 선출되어 지금전쟁의 양상은 소모적인 총력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미국무부는 이란의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등 이란 핵심지도부에 대한 현상금으로 최대 1000만달러 (우리돈 150억원)을 내걸었습니다. 첫번째 대상자로 무즈타바 하메네이를 지목했고 그리고 무즈타바의 비서실장과 내무장관 그리고 신원이 완전히 공개도지 않은 지도부까지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한편 이락의 친이란 무장세력연합이 미군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현상금을 내걸었습니다. 이라크 매체 샤파크뉴스는 14일(현지시간) 이란과 연계된 ‘이라크 이슬람 저항세력(Islamic Resistance In Iraq(IRI))이 미군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1억5000만 이락크디나(약1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NBC 뉴스와 진행한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 전쟁을 끝내는 협상에 당장 나설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란고위소식통 2명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끝 날 때까지 이란은 어떠한 휴전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시작한후 미국은 무조건 항복을, 반면 이란은 순교 서사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고 있습니다.
관자는 군주가 경계해야 할 덕목으로 우유부단과 불민을 들었음을 위에서 살펴봤습니다. 한편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의 덕목으로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지혜”를 역설한바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의 집권 세력이 불민(不敏)에서 탈피하여 지혜로운 처신으로 어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전기를 마련할지 예의 주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