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인생살이에 김삿갓 시 한 수 읽으면서
여유를 찾아보세요.
개성에서의 일이다. 어느 대문 앞에서 하룻밤 묵기를 청했으나, 주인이
땔감이 없어 재워
줄 수 없다고 하며 쫓아내므로 지은 詩(시)이다.
邑號開城何閉門;
읍호개성하폐문
山名松嶽豈無薪 산명송악개무신
黃昏逐客非人事 황혼축객비인사
禮義東方子獨秦
예의동방자독진
고을 이름 개성인데 어찌 문을 닫으며 산 이름 송악인데 어찌 나무
없다는고.
황혼에 손 쫓는 것은 사람도리 아니니 동방예의지국에서 너 홀로
진시황이냐.
추운
겨울날 서당에 찾아가 재워주기를 청하나 훈장은 미친 개 취급하며
내쫓자 인정없는 훈장을 욕하는 시입니다.
소리나는대로 읽어야 제 맛이
납니다.
辱說某書堂 욕설모서당
書堂來早知 房中皆尊物 서당내조지
방중개존물
生徒諸未十 先生來不謁 생도제미십선생내불알
서당 욕설시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방 안에 모두
귀한 분들일세.
생도는 모두 열 명도 못 되고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네.
詠笠(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牧堅輕裝竪野犢 漁翁本色伴白鷗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백구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내 삿갓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 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자신의 조부를 탄핵하고 시작한 방랑
생활. 언제나 벗이 되어 주며
비바람에도 몸 을 보호해 주는 삿갓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秋美哀歌靜晨竝추미애가 정신병
雅霧來到迷親然 아무래도
미친연
凱發小發皆雙然 개발소발 개쌍연
愛悲哀美竹一然 애비애미 죽일연
가을날 곱고 애잔한 노래가 황혼에 고요히 퍼지니
우아한
안개가 홀연히 드리운다.
기세 좋은 것이나, 소박한 것이나 모두가 자연이라
사랑은 슬프며, 애잔함은 아름다우니 하나로
연연하다
김삿갓의 유명한 시 중
하나라네요,,
좀 말이 엽기적이네요,,, 사랑하는 님께 읊어주기는 ㄱ=....
誘 惑(유 혹)
客愁簫條夢不仁 滿天霜月照吾隣
綠竹蒼松千古節
紅桃白梨片時春
昭君玉骨胡地土 貴姬花容馬嵬塵
世間物理皆如此 莫惜今宵解汝身
片時(편시) : 짧은 시간,
잠깐
객수소조몽불인 만천상월조오린
녹죽창송천고절 홍도백리편시춘
소군옥골호지토 귀희화용마외진
세간물리개여차
막석금소해여신
나그네는
쓸쓸함에 잠을 이룰 수 없는데
찬 서리 둥근 달이 나를 비추고 있구나
푸른 대나무와 소나무는 천고의 절개를 지키지만
붉은 복숭아
하얀 배꽃은 봄에 잠깐 피고 진다네
천하절색 왕소군도 죽어 뼈는 흙이 되고
양귀비의 고운 모습도 말발굽의 티끌이도다
세상사는
이치가 모두 그와 같은데
그대는 오늘 밤 옷 벗기를 아까워하지
마소
원주 근처 어느 주막에서 하룻밤 유숙을
하는데 그 주모가 또한 과부 인지라
김삿갓은 그 옛날 중국의 사대 미녀 중의 한 사람인 왕소군과 양귀비를
빗대어 천하절색 미인이라도
죽어나면 모두가 흙으로 돌아가는데 젊은
나이에 절개를 지키려고 애쓰느냐며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시
多睡婦(다수부) 잠 많고 게으른
여자
西隣愚婦睡方濃 서린우부수방농
不識蠶工況也農 불식잠공황야농
機閑尺布三朝織 기한척포삼조직
杵倦升粮半日春
저권승량반일춘
弟衣秋盡獨稱搗 제의추진독칭도
姑襪冬過每語縫 고말동과매어봉
蓬髮垢面形如鬼 봉발구면형여귀
偕老家中却恨逢
해로가중각한봉
이웃집
부인은 잠도 흔하고 어리석어
누에치는 일도 할 줄 모르니 농사일이들 알 리 없다.
베틀에 앉기 싫어 한 자 베를 사흘에 걸려
짜고
절구질 하기 싫어 한 되 양식 찧는 데 반나절이나 걸린다.
시동생 옷은 가을이 다 가도록 짓는다 말만 하고
시어미
버선도 겨울이 다 가도록 입으로만 짓는다.
흐트러진 머리와 때묻은 얼굴은 마치 귀신 같으니
함께 사는 가족들 이 여자 만난 것을
한탄하리라.
註:
서쪽 이웃집에 어리석고 게으른
여자가 살고 있다. 누에치기와 길쌈은
물론이고 농사일도 할 줄 모른다. 남들은 얼마만에 베 한자를 짜는데,
이 여자는 3일씩이나
걸려도 다 못 짜고, 절구질하기 싫어 한 됫박 곡식을
찧는데 반나절이나 걸린다. 시동생옷과 시어머니의 버선은
바느질 하기
싫어
겨울이 다 지나가도록 말로만 짓는다.
몸단장도 하지않아 때묻은 얼굴은 귀신 같고 틈만 있으면
졸기만 한다.
남편은 이 여자를
배필로 만난 것을 무척 한스럽게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김삿갓은 이 부인을 극도로 욕하는 내용의 시를
지었다.
정담
樓上相逢視見明
有情無語似無情
花無一語多情蜜 月不踰墻問深房
다락위에서 만나보니 눈이 아름답도다
정은 있어도 말이 없어 정이 없는것만 같구나
꽃은 말이 없어도 꿀을
많이 간직하는 법
달은 담장을 넘지 않고도 깊은 밤을 찾아 올 수 있다오
첫댓글 제 블로그 이름이 <죽장에 삿갓쓰고> 였었는데.. 얼마 전에 <새아침이 올 때까지>로 바꾸었습니다~ 멋진 시를 제 블로그로 모셔갑니다 ^^
하하하, 새해 아침에 우리는 웃습니다만 어느분 '秋美哀歌靜晨竝 (추미애가 정신병) ---- ' 보시면 심기 자못 불편하시겠습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