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역사
이 책은 금융의 역사에 관한 연구이지 경제 예측에 대한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얻어야 할 것을 배우지 않은 것 같다는 말로 시작을 했다. 금융역사는 서양사 위주로 어려운 말이 많아 진도가 안 나가는 탓에 벌써 열흘을 붙잡고 있다. 여기서 일단 정리한다. 2판, 3판, 5판의 저자 서문이 길게 쓰여 있다. 초판은 1978년에 나온 모양이다. 경제학은 역사가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역사를 필요로 한다고 저자 ‘찰스 긴들 버거’는 주장한다.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금융위기는 역사가들에게는 각각의 사건이 고유하지만, 경제학자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즉 축적된 데이터에는 유형이 존재하고, 개별적인 사건들은 유사한 반응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역사는 개별적이지만 경제학은 일반적이다. ‘하이먼 민스키’가 제시한 모델은 경제가 확장할 때 늘어나고 둔화할 때 줄어들며 경기 파동과 함께 오르내리는 순환에 주목했다. 민스키는 자금조달의 모델을 새 가지로 분류한다. 헤지 금융, 투기금융, 폰지금융이다. 어느 기업의 영업이익이 이자와 원금을 분할상환 지급하고 남을 만큼 충분하면 헤지 금융집단에 속한다. 만기시점까지 채무 일부 또는 전부를 상환하고 신규차입을 하는 경우는 투기금융집단에 속한다. 약정 일정에 이자 지급하기에 부족하거나 이자를 상환하려 추가 현금을 마련하려면 폰지금융에 속한다.
폰지금융은 ‘카를로스 폰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는 예탁자들에게 월 30%의 이자를 주겠다고 약속하여 자금을 모은 뒤 3달은 예탁금으로 이자를 주고 굴렸으나 지급할 이자가 들어온 예탁금보다 적어지고 결국 교도소로 간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도 금융사기의 전형이 폰지금융이다 높은 이자를 준다고 하기에 소액을 맡기고 고리이자 꿀맛을 즐기다 거액을 넣으면 다음에 도망치는 사기 사건으로 절대 과도한 이자들 준다는 것은 무조건 의심을 해야 한다)
위기를 격발하는 신호는 은행, 기업의 파산과 부정직한 수단으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투자자의 사기가 횡령, 상품가격이나 주가의 하락에서 등장한다. ‘과잉거래‘ ’급반전‘ ’신용경색‘은 시각적 도표처럼 잘 전달해주는 용어다. 시장의 합리성에 투기적 광기를 알아내려면 다음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정신 나간 땅 투기, 광란, 들끓은 투기. 빨리 부자가 되려는 전염성 욕망, 현실을 외면한 중독된 투자, 귀먹고 눈먼 사람들, 과잉투기, 광적인 식욕, 광풍, 자본증식을 노린 광적 쇄도 등이다. 악마는 맨 뒤에 처진 사람을 잡아먹는 법이다, 재주껏 도망쳐라, 맨 뒤 사람이 개에 물린다. 이런 말들이 패닉에서의 처방들이다. 진정한 자본가치 이상의 추가적인 상승을 바라는 것은 그저 공상일 뿐이다. 하나에 하나를 더한 것은 어떤 산수로도 3이나 5를 만들 수 없다. 결국 누군가에게는 손실일 수밖에 없다. 이것에 당하지 않으려면 일찌감치 팔아치우는 것이다. 맨 뒤의 사람을 악마가 잡아먹도록 내버려 두라.
신용구조의 취약성을 측정하기 위한 채무의 질을 강조한다. 민스키는 경기둔화기에 채무의 규모가 늘어나면 헤지 금융집단에서 투기금융집단으로 내려가고 폰지금융집단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벌어진단다. 투자부적격 채권은 정크폰드(junk bond)인데 투자신용순위를 얻지 못한 기업의 채권이다. 환어음은 미래 지급을 위해 상품 판매자가 만든 청구권이다. 이것이 점진적으로 융통어음, 결제일 지정수표, 약속어음으로 진화했다. 콜머니는 “청구 즉시 돈을 갚는다는 조건”으로 하루 동안 은행이 주식중개인에 빌려주는 대출자금이다.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단계별 모델을 정리하면 충격이 확장을 야기하고, 확장은 경기 호황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이어 자산 가격 상승이 멈추는 현상이 나타난다.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불안 국면이 뒤 딸은 다. 이것이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면 패닉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금융위기를 선행하는 다섯 단계를 보자
경고; 미 그린스펀 연준의장은 1996년 12월 국민에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주가 수준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됐다. ‘그리고 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했으나 주식시장은 주목하지 않았다.
금융 불안; 불안은 고통받는 상태이거나 위태로운 상황이다. 풍요 감의 들뜬 시기가 지나면 패닉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과도기간의 용어로 걱정, 불안, 긴장, 절박, 압박 등의 다채로운 표현과 끔찍한 시장의 추락 같은 것이 있다. 불안은 국가 경제 차원에서 쉽게 계측되지 않는다. 금융 불안의 본질은 신뢰 상실이다.
불안 국면의 지속 기간; 1998년 LTCM(Long-Term Capital Management)은 러시아 금융시장 붕괴와 동시에 발생했다. 하나의 정책 수단으로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기의 시작; 어떤 위기라도 遠因은 신용 팽창과 투기지만, 近因은 시스템에 신뢰를 무너뜨려 투자자들이 상품, 주식 부동산 약속어음 등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대하는 사건이다. 1997년 IMF의 서투른 행동으로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 인도네시아 은행에서 예금 인출 쇄도 사태가 벌어졌다.
붕괴와 패닉; 붕괴는 자산 가격의 폭락이며, 패닉은 “이유 없이 엄습하는 공포”에서 유래된 유동성이 낮은 유가증권에서 빠져나와 현금이나 정부 채권으로 달려가는 현상이다. 파산이 시작되면 부실 대출의 가시를 뽑아야 한다. 은행만이 아니라 가계, 기업, 등도 “한 줄로 쌓은 벽돌과 매우 흡사하여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 전부가 위험하다.”
풍요 감의 만연과 경기 호황 속에서는 높은 건물을 많이 착공한다.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1929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 1993년, 상하이 푸둥의 제일링 타워 1995년 등으로 전 세계의 타워크레인이 상하이와 베이징으로 몰려왔다. 초고층 건물과 자산 가격 거품 사이의 관련성은 강하다. 80층~100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은 20세기 거품을 시작하는 증명이다. 미국 주가는 1930년 초 경제 붕괴 4~6개월 전부터 하락했다. 일본 경제는 1990년 초 주가와 부동산가격 하락이 시작된 이후 하강하기 시작했다. 자산 가격의 거품-대규모 거품-은 예외 없이 경제적 풍요 감을 동반한다. 반대로 거품 폭발은 경제활동의 하락 반전을 초래하고, 금융기관들의 실패를 동반하기도 하면, 금융기관의 실패는 일단 발생하면 아주 큰 규모로 커지는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거품 대다수는 부동산으로 흘러 거품을 발생시킨다. 작은 나라나 산업화 초기의 국가에 두드러진다. 부동산의 가치상승으로 자신의 부가 급증한 개인들은 재산을 다변화할 방법으로 주식을 산다.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번 사람은 더 크고 비싼 주택과 별장을 산다. 맨해튼 부동산 시장의 시세 변화는 월 스트리트의 상여금과 밀접하게 연동해왔다. 부동산가격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금융규제 때문에 예금과 채권의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명목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 낮았다. 미국 6개 도시 부동산 가격지수를 1955년을 100으로 볼 때 1970년대는 4100, 1980년대는 5800에 달했다. 그때 일본의 부동산은 GDP 대비 미국의 4배나 상승해 있었다. 그런데도 일본은 규제 완화를 천천히 신중하게 추진했다. 자율금리가 허용되는 금액이 애초 10억 엔에서 5억 엔으로 낮추더니 1986년은 3억, 1987년은 1억엔, 1988년은 3,000만 엔, 1989년은 1,000만 엔으로 낮추었다. 붕괴는 1990년에 시작되어 대형은행이 큰 손실을 보았고, 분식회계로 이런 손실을 은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붕괴의 물결은 더욱 강렬해졌다. 주가는 30%의 하락을 가져왔다. 기업이 파산하고 기업이 소유한 프랑스 예술품을 헐값이 인수했다. 물가하락 압력은 켜졌고 다른 기업의 사업계획수립도 어려워졌다. 그들은 해외자산 보유에서 발생한 손실로 인해 더 가중되었다. 일본의 경제전문가는 앞으로 다가올 10년 동안 직면할 문제를 “부채. 디플레이션, 고령화, 규제 완화”로 특징지었단다.
2021.05, 15
금융위기의 역사
찰스 P 킨들 버거 외 2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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