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2년전,1979년 겨울,
돌잡이 큰아이를 업고 추울까봐 작은 모포를 씌우고 동사무소에 갔습니다.
어제 남편이, 친구동생 취업서류로 필요하다면서 인감증명서와 재산세과세증명서를
각 한 통씩 떼어 놓으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동사무소 안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탈렌트 송재호씨가 예의 그 화사한 웃음을 띄우고 있었고,
주위에는 동장님과 직원들,나처럼 용무가 있어서 온 사람들이 모두 그 탈렌트를 쳐다 보느라
넋을 놓고 있었습니다.
평상시엔 뵐 수 없던 동장님까지 친히 나오셔서 직접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시선은 그 쪽으로 두고, 정신도 온통 그 쪽으로 다 뺏긴듯이 몸만 앉아 있는 담당자에게
내 용무를 말했습니다.
"재산세과세증명서 한 통 떼러 왔습니다."
나를 아래위로 한 번 쓰윽 훑어본 직원이 한 말이
"아줌마, 집 있어요?"
만약 지금의 나라면 그냥 안있었겠지요.
'집이 있으니까 재산세과세증명서를 떼러왔지,집도 없는 사람이 이 추운날 심심해서
놀러왔겠어요? 내가 집도 없는 아줌마로 보여요?'라며 따끔하게 한마디 해줄것 같은데...
그 땐 왜 그리 어리버리했는지,속으로는 몹씨 불쾌했지만, 그냥 꾹 참고
"예."했을 뿐입니다.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한 그 담당직원은 계속 그 쪽을 흘끔거리며 쳐다 봐가면서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그 때는 복사기가 보급되기 전이라 모든 서류는 검은 볼펜으로 직접
수기했었습니다.
'저러다가 혹 오자라도 나면 어쩌나 '나는 바보같은 걱정을 하고 서있었습니다.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입니다.
그러나,실제 상황에선 이런 상식이 별로 통하지 않고 겉모습으로
그 사람의 전체를 간단히 평가해 버리기가 쉽습니다.
이런 식의 상처를 몇 번인가 받다보니 그때서야
'아,내가 너무 초라하게 보이는구나. 다른사람의 눈에...'라는 깨달음이 왔지만,
오랜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어려운 법이라, 아직까지도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참 오래전 옛날 이야깁니다.
'동사무소'란 명칭도 지금은 '주민센터'라고 세련되게 바뀌었고,공무원들의 대민자세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권위적이고 뻣뻣하던 공무원들의 자세가, 친절하고 나긋나긋하게 변화되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이 고용한 일군이란 점을 깨우친 것일까요?
또,요즘은 친구 동생이 취직했다고, 내 집을 담보로 보증 서주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보증보험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면 되니까요.
첫댓글 실감나는 얘김니다. 항상 북적대고, 기다려야하고 그런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곳일수록 쓸데없이 채려입고 화장도하고 그렇게 하고 가야
된다고도 했습니다.
그 땐 그랬지요.
잘 차려입고 화장도 하고가면 대우받고,평상복 차림이면 홀대받고 그랬었지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시절이 있었지요.
요즘은 생활 자세와 두뇌가 우선이어서
금부치를 달고 외양을 많이 꾸민 사람은 오히려 격이 낮아보이는건
제 잘못인지요? ㅎㅎㅎ...
그렇게도 생각이 되기도 해요.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요란하게 차린 걸 보면,
부족한 면을 감추기 위한, 과시욕이 지나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동사무소에도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요즘 주민센타와는 민원 처리가 천지 차이지요.
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몰릴 때는 아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수훨하겠지요.
옛날에,주민등록 갱신 때는 정말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서 세월아 네월아 하며 기다렸어요.
처음 미국와서 놀란것이 차림새가 시장갈때나 외출할때나 집에서나 비슷하고
단지 교회에 갈때는 정장을 하던데 친구들 말이 한국에 갈때는 잘 입어라고
하던데 지금은 많이 변한것 같아요.세탁비 절약되는 편한 복장과 신발을 사용합니다.
이곳에서도 자녀들 유명대학 다니는 친구들이 자동차 에 학교이름 달고다니는데 좀 그렇터라고요.
옥덕아운는 스탠포드 스티카 2개 붙여야 겠어요.
우리 국민정서는 남을 의식하고 과시하려는 경향이 좀 많지요.로 좋아보이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교육열이 남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미국사람들의 합리적인 사고는 배울점이라 생각합니다.
옥덕 선배님은 스탠포드....그것도 2개 씩이나...음메...기죽어....ㅎㅎ
요새는 입성을 잘하는 것을 넘어서서...성형을 마구 하니...
버스 타고 가다 보면 수술전 수술후 사진이 나오는데....
저렇게 이뻐지면 하는 것도 좋겠다 싶기도 하더라구요...
부작용 이야기 들어 보면 무섭기도...얼굴이 흘러 내린대요...끔찍....
믿음좋은 우리딸 중학교 다닐때 날씬한 언니와 비교되어 살찌는 음식 못먹게 하면
나중에 천국가면 하나님께서 너는 누구냐 하실까봐 막 먹더라고요.
나도 눈밑에 처진 지방 수술을 서울에 가면 3000천불이면 된다지만
잘못되면 ~~~~~ 그대로 내모습 이대로 지내고 있읍니다.
큰 아들과 며느리가 캠퍼스 커플이라 하시는 말씀입니다.
성형의 부작용,정말 무섭더군요.
부모님이 주신대로 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야 공매이 탈렌트들 중에도 잘 웃지도 못하고 표정도 안되는 탈렌트들 안 많더나! 꿈에 보일까 무서운 사람도 있고 나이도 우리보다 작다하더만 보톡스 너무맞아 찐호방 같이 부풀어 영어 찍찌 섞어쓰느데 정말 무섭더라!
자신을 과대 포장할 것 까진 없겠지만 남의 눈에 형오감만 주지 않는 단정한 모습이면 되는거지요.
아무리 포장해도 얼굴을 보면 대충 속내가 들어나기도 하구요.암튼 다 아는 상식이지만 실지로은
누구나 쉽지 않은 대인관게 같습니다.말수가 적은 옥덕님 착하게 잘 참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배금주의가 만연한 사회라,승용차도 큰 거 타고 가면,사모님으로 호칭하고,
작은 거는 아줌마로 부른다고 하더군요.
그 때는 참으로 바보 같았지요.
참 옛날엔, 동사무소, 세무서, 구청, 보건소 직원들이 큰 벼슬자리인냥 목에 힘주고 멋대로 대했지요.
좋은 세상 만났습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하무인으로 거들먹거렸지요.
요즘은 참 좋은 세상 맞습니다.
막내가 어릴때 두째딸이 과제물을 두고가서 아이를 업고서 학교로려가서 갔다 준적이 있어요. 바로 담임이 우리아이한테"어머니 말씀 잘들어라 너무 고생이 심하신것같다"고 포대기로 아이를 업은 모습은 처량해 보이는가봐요.지금은 "개성시대"라 넝마를 입던지,밍크를 입던지 무관심이지요.
나의 모습이 어떠했겠어요
하시더랍니다.그래도 교육자라서 좋게 표현을 해주었나봐요.
그 때는 아이를 업고 잘 다녔어요. 봐 줄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요즘 가장 이해하기 힘든 개성시대 코디는,여름에 털실로 뜬 빵모자 쓴 남자.
한 여름에 긴 롱 부츠 신고 다니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