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2일 수요일
날씨: 대체로 시원하고도 후덥지근했다. 아침에는 약간 후덥지근했으나 점차 시원해졌고 점심에는 약간 흐렸다. 저녁에는 약간 후덥지근했지만 그에 대항할 수 있을 만큼의 바람이 불었다.
제목: 금산
오늘 내가 수학학원으로 가서 수업을 하고 돌아오자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산성아, 너 보고서도 써야 하고 엄마가 인삼 좀 사려고 하니까 금산에 가자."
"네? 아, 좋아요. 하지만 바이올린 학원이 있는데요."
엄마께서는 바이올린 학원으로 전화를 걸어서 합주를 연기할 수 없느냐고 바이올린 선생님께 여쭈어보셨는데 이미 아이들 시간 때문에 연기해놓았다고 하셨다. 덕분에 학원 때문에 남은 누나를 제외하고 우리 가족은 모두 금산으로 갔다.
내가 처음 예상해 본 금산은 인삼재배농가와 인삼공산품을 만드는 공장이 있고 금산인삼시장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보통 도시와 같은 금산이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분식점부터 메뉴가 특이했다. 인삼떡볶이와 인삼튀김, 인삼설렁탕 등의 인삼이라는 글자가 많이 들어간 메뉴가 많았고, 어떤 상가는 인삼에 관련되 것만 있었고 아파트에도 인삼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채 금산인삼시장에 들어갔는데 있는 것이라고는 인삼밖에 없었다. 건물 안에 있었는데 시장의 크기는 농형정도였다. 그리고 사람도 남녀노소 누구나 있었고 특히 장년층이 많이 있었다. 인삼을 파는 상인은 대체로 노인이었다. 소수로 30~40대가 있었다. 인삼은 종류도 다양해서 두께가 굵은 것, 얇은 것, 길이가 5cm~20cm로 차이가 많이 났고, 가격도 한 채(약 750g 정도)에 10000원에서부터 30000원까지 가격차이가 많이났다. 그리고 포도주처럼 인삼은 오래될수록 값이 비쌌다. 인삼도 홍삼용, 선물용, 최상급으로 정해져 있었다. 인삼을 부르는 이름도 달라서 말린 인삼은 건삼, 그렇지 않고 약간 축축한 인삼은 수삼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색적인 것은 마치 공항처럼 시장 안에 번호가 있었고 그 번호 별로 인삼을 파는 곳이 정해져 있던 것이다. 아마 국내산으로만 팔기 위해 노점상이 오는 것을 막고 종류별로 인삼을 나누기 위해 그런 것 같았다. 나올 때 보니 감시카메라도 있었다.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아 범죄를 막기 위해 설치를 한 것 같았다.
그 인삼시장에서 나와 그보다 규모가 작은 다른 시장으로 가 보았는데 그 곳에는 별의별 것이 많았다. 홍삼사탕, 홍삼젤리, 녹용과 상황버섯, 홍삼음료, 당귀, 매실, 홍삼액기스(병에 담아 물에 타먹는 크림 비슷한 것), 복분자, 인삼술, 홍삼막걸리 등의 것 들이 있었는데 마치 한약을 짓는 한의원에 온 것 같은 냄새가 났고 그런 느낌이 났다.
그 곳에서도 나와서 집에 돌아가려고 하니 손수레와 오토바이 등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아마 그것들로 인삼을 운반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택배 일을 하는 건물도 있었는데 꽤 분주한 것으로 보아 인삼주문이 많은 것 같았다. 차를 타고 가다보니 '인삼터널'이라는 터널도 있었고 '인삼호텔', '인삼뷔페' 등 금산에서만 볼 수 있는 건물들이 많았다. 그리고 '인삼랜드'라는 휴게소도 있었는데 그 곳에는 '홍삼식혜'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맛이 식혜에 홍삼을 탄 것 같은 맛이 났고 향은 식혜와 홍삼을 합한 독특한 향기였다. 값은 한 그릇(일반팥빙수 그릇 크기의 일회용 종이그릇)에 1500원이었다. 참 기발한 상품이었다.
우리나라에 있는 금산이 인삼밖에 없는 도시 같은 풍경을 가진 데에 참 놀라웠다. 그리고 그런 도시에서 지난해에는 '세계 인삼 박람회'도 했다니 우리나라를 알리면서도 우리나라의 인삼수출을 늘리는 계기가 되었으니 나로서는 우리나라의 인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곧 국내에서 열리는 인삼축제가 있다고 하니 그때는 직접 캐보기도 하고 사보기도 하고 싶다. 앞으로는 또 다른 우리나라의 특산물을 알아보고 그 특산물을 많이 만드는 곳으로 직접 가보기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