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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70%가 한자어… 국어 정확히 구사하려면 한자 공부해야”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진태하 인제대 석좌교수(73)는 성균관대에서 국어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대만사범대에서 계림유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박사학위 논문을 활자가 아닌 육필로 썼다. 필사하는 데만 몇 달은 걸릴 분량이다. 서영수 전문기자 kuki@donga.com“이러다간 한국에 한자(漢字)를 빼앗기겠다.” 대만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몇 해 전 공개적으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뜬금없는 우려가 아니었다. 우선 대륙(중국)과 교류가 확대되면서 대만 내에서도 간화자(簡化字)의 사용이 늘어났다. 현재 중국 대륙에서 사용되고 있는 간소화된 한자다. 중국 공산당은 혁명 이후 간화자를 만들어 보급하면서 원래 한자, 그러니까 한자 정체자(正體字)를 번체자(繁體字)로 몰았다. 번거롭고 복잡한 문자체라는 뜻이다.
마 총통은 이후에도 “대만이 중화문화 수호자의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서 모든 정부 문건과 웹사이트를 정체자 위주로 운영해 전 세계가 한자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마 총통이 굳이 “한국에 빼앗기겠다”고까지 한 것은 한국 인제대 석좌교수로 있는 진태하(陳泰夏·73) 박사의 말 때문이다.
진 교수는 오래전부터 중국, 대만 학회 행사에서 “간화자는 중국인들만 아는 중국 문자일 뿐이지 한자가 아니다. 우리는 정통 한자를 한민족의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겠다”고 주장했다.
매우 자극적인 발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도 아니다. 대만 학자들도 “한자의 정자를 알려면 한국에 가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은 한자 문화권에서 정통 한자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나라다. 성리학이 중국에서 나왔지만 한국이 그 ‘본래 명맥’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것처럼….
게다가 한자는 동이족(東夷族)이 만든 문자다. 한민족이 바로 동이족의 후예 아닌가? 그러니 한국에서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얘기가 나와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는 게 진 교수의 주장이다.
그러나 진 교수의 목표는 유네스코가 아니다. 일차적인 목표는 한자가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으로 명실상부하게 ‘복권’되는 것이고, 그 다음은 한민족이 한자 경쟁력을 통해 21세기 동아시아 시대의 문화중심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1998년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를 만들어 ‘한자 교육 운동가’로 나선 것도 그런 필생의 목표 때문이다. 15년을 이리저리 뛰었지만 한글 전용론의 벽은 높았다.
15일 ‘한자 교육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 발대식을 갖고 회원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한자의 국자화(國字化·나라글자 만들기)’라는 장거리 로켓에 2단 점화의 불꽃을 밀어 넣기 위한 궐기였다.
기자도 한맹(漢盲·한자 문맹) 수준은 아니지만, 한자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한자가 가진 표의문자(表意文字) 특유의 의미 함축, 그리고 의미 확장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국가적으로 조금만 신경 쓰면 ‘거의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문자라고 생각한다.
내친김에 21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 사무실에서 진 교수를 만나봤다.
―그런데 교수님 이력을 보니 원래 국어를 전공하셨던데 어떻게 한자 교육 운동가가 되셨습니까.
“국어를 연구하다 중세 국어, 그러니까 훈민정음 이전으로 올라가게 됐습니다. 불행하게도 훈민정음 이전의 우리말을 알 수 있는 자료는 계림유사밖에 없습니다. 송나라 사람이 쓴 계림유사가 고려 500년간 우리말을 연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보전(寶典)인 셈입니다. 우리가 문화민족이라고 자부하지만 고려가 아주 오래된 고대국가도 아니고 그 시대의 자료가 없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계림유사(鷄林類事)는 1103년 북송 사신의 서장관(書狀官·기록관)으로 고려에 온 손목(孫穆)이 쓴 책으로, 우리말 단어를 한자의 음이나 뜻을 빌려 표기했다. 손목이 그렇게 채록한 당시 우리말 단어가 361개나 나온다. 예컨대 ‘천왈한날(天曰漢捺)’, 그러니까 ‘천(天)을 고려 사람들은 한날(漢捺)이라고 한다’는 식이다.
―사전에는 손목이 채록한 단어가 360개라고 돼 있습니다.
“우리 연구의 취약점은 상대(上代)로 올라갈수록 당시 중국어와 비교해야 하는데 중국어가 안 돼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어학 연구자들은 거꾸로 국어가 안 돼 있고…. 제가 중국어학을 공부한 것도 국어를 비교 연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계림유사만 해도 당시 송나라 발음을 알아야 합니다. 한날(漢捺)도 현대의 한자음이 아니라 북송시대의 한자음입니다. 중국의 문자학, 성운학(聲韻學), 훈고학을 하지 않으면 송나라 때의 음(音)과 운(韻)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연구는 모두 청판본(청나라 때 판본)을 기초로 했는데 오류가 많았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명판본(명나라 때 판본)을 찾아내 361개로 바로잡은 겁니다.”
―국어 연구를 위해서도 한자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씀은 알겠습니다. 그래도 21세기에, 그것도 초등학생 때부터 한자 교육을 해야 한다는 건 금방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입니다. 요즘 중국을 G2라고 부를 만큼 부상하니까 중국어를 배우자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어 학습은 차후의 문제이고, 국어 생활을 좀 더 정확히 하기 위해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7년째 삼성그룹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데 석사는 물론이고 박사과정까지 마친 사람이 150명이나 됩니다. 제가 강연 중에 ‘뇌졸증’이 맞느냐, ‘뇌졸중(腦卒中)’이 맞느냐고 물으면 85%가 뇌졸증이라고 합니다. 가운데 중(中) 자를 쓴다는 걸 모르기 때문입니다.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어느 방송에선 ‘뇌졸증’이라고 큼지막한 자막까지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의 문해력(文解力)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라고 합니다. 조갑제 씨 표현을 빌리면 ‘대졸 문맹자’와 ‘배운 무식자’를 양산하고 있는 셈입니다. 70%가 한자어인데 뜻도 모르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글학회 소속 학자들은 한자어가 53%, 우리말이 47%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도 어려운 한자를 초등학생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조사를 해보면 교사의 77.3%, 학부모의 89.1%가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한자 교육에 혁명을 일으킨 이시이 이사오(石井勳) 박사는 유치원에서 논어를 가르쳤는데 애들이 줄줄 외웠다고 합니다. 한자는 도구 교육인데, 옛날 서당식으로 무조건 외우게만 하니까 어렵다고 하는 겁니다. 사람들은 보통 ‘새 조(鳥)’가 ‘아홉 구(九)’보다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만 3세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새의 그림을 그려가며 실험했더니 ‘새 조(鳥)’를 먼저 익혔습니다.” 이시이 박사는 중고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한자가 일본 문화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유치원 학생들을 상대로 30년 동안 학습 실험을 한 끝에 △한자는 아이를 천재로 만든다 △한자는 그림이고, 얼굴이 있다 △한자가 어렵다는 것은 배울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자가 어렵다는 건 학습지도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까.
“세계 언어 가운데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무릎을 치면서 배울 수 있는 문자는 한자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도 방법을 만드는 데 실패했습니다. 지금도 구태의연하게 10번, 20번씩 써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지능을 저하시킵니다. 한자의 기본은 300자 정도입니다. 활의 모양을 본떠 ‘활 궁(弓)’ 자를 만들었듯이 자형(字形)이 왜 이렇게 됐는지 보여준 뒤 그 다음엔 화학기호식으로 가르치면 됩니다. 나무 목(木), 수풀 림(林), 빽빽한 수풀 삼(森)처럼 말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50자를 가르치는 건 아무 부담도 안 됩니다. 그리고 2학년에 100자를 가르치는 식으로 점점 올라가면 6학년까지 900자를 익힐 수 있습니다. 정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게 한자입니다. 또 그렇게 900자, 1500자를 알면 국어 성적만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한자는 왼쪽 뇌를 발달시키기 때문에 성적이 전체적으로 올라간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의 한 교장선생님이 컴퓨터반과 한자반을 만든 뒤 실험을 했는데 한자반의 성적이 전체적으로 향상됐습니다.”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한자가 동이족이 만든 문자라고 역설하시면서 ‘극단적 민족주의’라는 오해도 받으셨죠.
“한자가 동이족이 참여해 만든 문자라는 건 제 주장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고증된 이야기입니다. 베이징대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때 ‘한자의 기원과 동이족’이라는 글을 발표했는데 베이징대 교수들이 열렬히 박수를 쳤습니다. 관영 런민(人民)일보도 보도를 했습니다만, 진실 앞에서는 그 사람들도 양심을 보인 것입니다. 자료를 어떻게 찾았느냐고 묻기에 ‘바로 너희 나라 갑골문에 나온다’고 대답했습니다. ‘창힐연구회’ 회장도 장문의 글을 발표해 제 말이 맞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창힐연구회장이 한자를 만든 창힐은 동이족이고, 공자도 동이족이라고 한 겁니다.” 창힐(蒼(힐,갈))은 중국 고대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황제(黃帝)의 사관(史官)으로, 새의 발자국을 보고 문자(한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눈이 네 개여서 ‘네눈박이 창힐’로 불린다.
―일본의 다케다 마사야(武田雅哉)가 쓴 ‘창힐의 향연’이라는 책을 보면 16세기 서양에서는 중국의 한자를 접한 뒤 ‘바벨탑 이후 잃어버린 인류의 보편문자가 아닐까’ 하며 놀라워했다는 내용이 소개돼 있습니다. 말은 달라도 문자는 하나여서 필기로 하면 모두 통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던 모양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만 해도 말은 달라도 문자로는 서로 통했으니까요. 그렇게 보면 한자가 오늘날에도 세 나라 사이에서 ‘소통의 보루’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5일 오후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한자교육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사실 19년 전부터 한자의 자형 통일을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과거엔 3국의 자형이 통일돼 있어 필담(筆談)이 가능했지만 오늘날은 그것마저 불가능합니다. 중국은 간화자를 쓰고 있고, 일본은 또 저들 나름의 약자(略字)를 쓰고 있으니…. 특히 간화자가 보급되면서 중국 젊은이들은 자기네 고전도 읽지 못합니다. 우리보다 더 심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에서도 정자(正字)로 돌아가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형 통일에 소극적이던 중국 학자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사실 마오쩌둥이 간화자 보급을 지시한 건 자기 뜻이 아니었습니다. 스탈린이 ‘중국에 한자가 있는 한 봉건제를 말살할 수 없다’고 해서 만든 겁니다. 하지만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고 할 때의 ‘속 리(裏)’ 자와 ‘마을 리(里)’ 자까지 음이 같다고 합쳐놨으니 문자혁명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마오쩌둥의 최종목표는 간화자가 아니라 한자를 모두 로마자화(化)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과 같은 통일 중국을 더는 유지할 수 없습니다. ‘밥 먹는다’는 말만 해도 400종이 넘는 나라인데 언어 통일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래서 다시 정자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저는 그래서 중국, 일본에 1500자만이라도 강희자전체로 자형을 통일하자고 주창하고 있습니다.” 청나라 강희제(康熙帝)의 지시로 1716년 완성된 강희자전은 오랫동안 가장 좋은 자전으로 널리 이용돼 왔다.
―참, 4월 17일 광화문 현판을 종전대로 한자로 할 것인가, 아니면 한글로 바꿀 것인가를 놓고 토론회가 열리는데 ‘한자 대표’로 나선다고 들었습니다.
“일부 한글학회 사람들은 ‘光化門’이 우리글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이렇게 반박합니다. 당신들 이름은 대부분 한자로 지어졌을 텐데 그럼 부모들이 우리말이 아닌 중국어로 이름을 지어줬다는 말이냐고요.”
사실 ‘김창혁 전문기자의 세상이야기’에서 ‘김창혁’은 기자의 이름이 아니다. 부친이 지어주신 이름은 ‘金昌赫’이었다.
김창혁 전문기자 chang@donga.com
中학계 "한자는 동이족 문자...한국만 몰라" | Save Internet 뉴데일리
진태하 인제대 교수
中학계 "한자는 동이족 문자...한국만 몰라"
입력 2011-04-17 17:45수정 2011-07-16 16:50
진태하씨, 초등학교 한자교육 촉구 1000만 서명운동"한글전용법 폐기, 공문서-신문등 한자 병기 서둘러야"
한자는 우리민족이 만든 글, 외국어가 아니다
“한자(漢字)는 중국 문자가 아니라 우리 조상 동이족(東夷族)이 만든 우리 글입니다. 중국 학계에서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는데 한국만 모릅니다.”
한중(韓中)언어학의 대가 진태하(陳泰夏·73) 교수(인제대)는 만나자마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올해도 주요 신문에 한자교육을 촉구하는 광고를 게재하였다.
1998년 전국 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를 설립, 이사장을 맡은 진교수는 당시부터 매년 몇 차례씩 광고를 냈다며 올해로 14년째라고 한숨을 쉰다.
▲ 한자교육 총연합회 이사장 진태하씨. 백두산 그림은 북한 화가 작품이라고.ⓒ뉴데일리.
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주요 일간지들에 낸 [한자교육 축구를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 광고에서 “현정부는 교육부가 지시하여 교육평가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89%가 지지하고, 역대 국무총리 21명전원과 교육부장관 13명이 찬성한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즉시 실시하라” 요구했다.
“우리나라 초대 문교부장관인 안호상(1902~1999) 박사가 장관시절, 중국의 세계적 문호 임어당(林語堂, 1895~1976)을 만났을 때 여담처럼 말했죠. ‘중국이 한자를 만들어 놓아서 우리 한국까지 문제가 많다’ 고요. 그러자 임어당이 놀라면서 ‘그게 무슨 말이오? 한자는 당신네 동이족이 만든 문자인데 그것도 아직 모른단 말입니까?’라는 핀잔을 들었답니다.”
임어당의 일화를 소개한 진 이사장은 인사를 차릴 틈도 주지 않고 한자의 조기교육을 계속 강조해 나갔다. 1967년 대만에 유학, 국립사범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국립정치대학에서 1975년까지 교수로 재직. 그의 학위논문 [계림유사(鷄林類事)연구]의 ‘계림유사’는 송(宋)나라 학자 손목(孫穆)이 고려에 왔다가 고려언어를 수집 설명한 책으로 11세기 한국어 연구에 귀중한 자료의 하나다.
중국 학자들이 고증
-한자가 우리 글이라는 근거를 좀 더 듣고 싶은데요.
“몇몇 한글 전용론자들이 연구 고증도 없이 한자는 중국 한족(漢族)이 만든 것이라고 규정해버렸습니다.
우리 말의 뿌리와 기둥은 잘라 버리고 그 발음 표기(한글)만 가지고 표현하자니 무슨 뜻인지 모르게 된 꼴입니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자(訓民正字)’가 아니고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제정, 발음을 표준화 한 것입니다. 한자를 무작정 외국어 취급하는 것은 참으로 무지한 자폭행위가 되는 이유죠.
첫 째, 한자(漢字)라는 호칭은 중국 한족이 만들었대서 붙여진 이름이 아닙니다. 그들은 한자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한나라 때에도 ‘한자’라는 명칭은 없었죠. 긴 역사를 논할 시간은 없으니 쉬운 예로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을 보면 [한자는 곧 한족인의 문자라는 말인데, 몽고문자와 대칭해서 말한 것이다]라고 설명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원(元)나라때 몽고인들이 중국을 지배하면서 몽고문자와 구별하기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둘째, 한자는 오래전부터 동이족이 사용한 문자가 약 3천400년전 은(殷)나라때 ‘갑골문(甲骨文)’으로 발전된 문자입니다.
중국의 사학자 왕옥철(王玉哲), 장문(張文), 문자학자 이경재(李敬齋)등의 연구 고증에 따르면 <한자의 연원은 동이족 문화유산으로서 ‘중국의 문자는 모두 동이인(東夷人)이 창조’하였으며 공자(孔子)도 동이족 은나라의 후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자는 동이족이 자기 언어를 표기한 문자이며 진짜 우리 말 우리 글입니다."
▲ 진태하 이사장의 한자교육 열정을 보여주는 작품 '교육한글 부흥문화' 액자 ⓒ뉴데일리.
-문자(文字)를 ‘글’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 민족 뿐이라고 주장하시는데...
“문(文)은 본래 ‘무늬’의 뜻이고, 자(字)는 ‘집안에서 아이를 낳다’는 뜻으로 만든 겁니다.
은나라 때 ‘글’의 뜻으로 처음 쓰인 문자는 ‘契’의 형태로 나무 조각에 칼로 글자를 새기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 契의 대(大)는 나중에 추가된 것입니다. 契의 현재 발음은 ‘계’ 또는 ‘설’로 쓰이지만 옛 발음은 [글]이죠.
예로부터 문자를 ‘글’이라고 칭해 온 민족은 아시아에서도 우리 한민족 뿐입니다.
‘글(契)’이란 글자를 만든 은나라 사람들은 중국인이 아니라 우리의 옛조상인 것입니다.
세종대왕의 한글도 ‘韓契’로 표기한다면 잃어버린 동이족 한자뿌리를 복원하는 셈이라고 할까요.
그러므로 현재 우리가 한자를 배척함은 세계에 자랑스러운 우리 국어문화를 우리 손으로 매장시키는 무지막지한 만행 아닙니까?“
-그동안 역대 정부에게 한자 병기와 초등학교 의무교육등 건의도 많이 하셨는데 효과는 어떻습니까?
“김대중 정부에서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때 문화부 신락균 장관이 관광지 도로표지판과 안내판에 한자를 병기했었죠, 노무현 정부땐 일언반구 회답이 없었습니다. 해마다 건의서를 보냈는데 응답을 안하니까 우리 회원들이 ‘공문서 읽을 실력도 없는 사람들인가 보다’고 웃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2년전 교육부에서 여론조사도 했고 공청회도 열었습니다.
늘 그랬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도 <초등교육 한자 의무화>에 90% 찬성입니다.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총론은 결정되었고 각론만 남았다’는 반응을 보이니 두고 봐야겠죠.
'한자 문맹률' 80% 넘어서
-회원이 5만명 넘었다는데 앞으로 구상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회원은 숫자가 문제가 아닙니다. 역대 총리 전원에다 각료들은 물론이고 각계각층 지도자들과 지식층이 다 모여서 이구동성 한자 교육을 주창합니다. 국가문화 위기 극복은 물론, 국민정신을 살리는 구국운동으로서 천만인 서명운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무식한 야만시대로 후퇴합니다.
예전엔 한글 문맹율만 따졌는데 현재
▲ 진태하씨가 수집한 벼루 일부. ⓒ뉴데일리.
‘한자 문맹율’은 80%를 넘습니다.
성균관대 조사결과 부모 이름 못쓰는 학생 83%, 자기 이름 못쓰는 학생도 25%를 넘었습니다. 모 재벌그룹 직원 특강을 7년째 계속합니다만 80% 이상이 ‘뇌졸중(腦卒中)’을 ‘뇌졸증(症)’으로 씁니다. 의사들까지 그러니 어쩝니까? 대학생들이 교재도 제대로 읽지도 이해하지도 못합니다.
한자는 나쁜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것입니다. 가장 과학적인 한글과 더불어 일심동체의 세계 최고의 문화컨텐츠로 거듭날 수 있는 이상적인 국어의 양날개, 이런 이상적인 언어구조를 가진 나라는 한국 뿐입니다.
[한자+한글]이라야 국어가 완성된다는 인식을 심어야합니다. 교과서는 물론, 모든 공문서, 신문-방송 언론, 문단등에서 하루 속히 국어를 정상화 시키도록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공문서-신문-교과서 한자 병기 빨리 해야
-국회에서 ‘한자 교육진흥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한글전용법을 2005년 ‘국어기본법’으로 만들면서 [제14조: 공공기관등의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로 못 박았습니다. 또 18조 교과용 도서 편찬도 같습니다. 최소한 이 두 개 조항은 ‘소정의 한자를 병기하여야 한다’로 고쳐야 합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사상최초로 여-야 합동 공청회가 열렸는데 박희태 국회의장등 각당 중진들이 개정 입법을 약속했습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제가 법사위 소속이므로 책임지고 통과시키겠다’고 장담하더군요.
북한에서도 공산주의 정책에 따라 한글전용을 해오다가 1968년 초등5학년부터 상
▲ 영조 임금의 친필 시집 '풍운가' 표지. ⓒ뉴데일리.
리니지2M 5주년
용한자 3,000자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는 중국 일본은 물론 북한에도 뒤지는 문화문맹국으로 전락될 겁니다.
하루 속히 ‘한자 교육 진흥법안’을 통과시켜 반신불수 국어를 정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합니다.
한국의 주요 무역-관광 대상국들이 한자문화국들인데 그들과 문화소통이 안된다면 왕따 당하고 고립될 게 뻔합니다. 정부도 정치인들도 제발 표퓰리즘을 버리기 바랍니다.“
■ 1999년부터 월간지 <한글+漢字문화>를 발간하는 진태하 이사장은 국내외로 이름난 서예가이기도 하다.
사무실 벽에 걸린 ‘敎育韓契 復興文化’(교육한글 부흥문화) 액자가 그의 열정을 말해 준다. 대만 유학때부터 문방사우(文房四友)를 수집, 각양각색 벼루만 500여점이라고. 또 박물관에서도 보기 힘든 영조(英祖) 어묵(御墨)이나 퇴계 이황의 친필등 보물급 서예품들이 수두룩하다.
묵향 물씬한 그의 서재가 남다른 ‘한글+한자 문화’의 실체를 보여주는 명소로 손색이 없을 듯 싶다.
인보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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