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이라는 표현도 부족해 '반려'라고 쓴다. 예뻐하는 대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는 뜻까지 담자는 것이다. '반려견'이라는 표현은 어느 정도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하지만, 애완견이든 반려견이든 개에게 여름은 가혹한 계절이다.
휴가철을 맞아 주인 잃은 개가 늘고 있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가 관리하는 유기동물보호소에는 하루 평균 7마리 정도 들어오고 있다. 그 수는 점점 늘어나는 흐름이다.
30일 현재 창원지역 3개 보호소에서 돌보는 유기견은 598마리다.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여름휴가 기간에 평소보다 유기견이 늘어난다"며 "잦은 야외 활동으로 개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키우기 귀찮아 휴가지에 버리고 가는 주인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기동물보호소는 유기견을 돌보는 한편 개를 키우고자 하는 시민에게 무료 분양하고 있다.
◇올해 954마리 가운데 552마리 분양 = 창원시가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소는 3곳이다. 의창구 명서동, 마산합포구 진북면 지산리, 진해구 성내동에 한 곳씩 있다.
창원시는 지난해 명서동에 300마리 정도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을 새로 지었다. 보호소 3곳에서 돌볼 수 있는 유기견은 600마리 정도다.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유기견이 늘어나는데 시설이 부족해서 안락사 처리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판단해 보호소를 새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보호소에서는 관리직원과 애견 자원봉사단체인 '길천사' 회원이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목욕과 운동을 시키며 사육 공간 청소도 맡는다. 개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특히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지난해 보호소에 들어온 유기견은 1771마리다. 이 가운데 986마리를 분양했다. 원래 주인이 찾아가거나 자연사한 유기견도 있다. 지난해 말까지 보호소에 그대로 남은 개는 438마리다.
올해는 7월 현재 954마리가 보호소에 들어왔다. 이 가운데 분양한 유기견이 522마리다. 현재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은 598마리다. 보호소 시설을 여유 없이 가동하는 셈이다.
유기견 한 마리에 들어가는 보호 비용은 연 11만 원 정도다. 600마리를 1년 내내 돌보면 6600만 원 정도 들어간다. 분양은 유기견에게도, 개를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예산을 아껴야 하는 창원시 처지에서도 바람직한 해결책이다.
◇필요한 것은 마음 = 유기견이 들어오면 먼저 공고 과정을 거친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www.animail.go.kr) '유기동물·동물보호소' 메뉴에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날짜·지역·종류별로 검색 가능하다.
공고 기간은 7일이며 열흘 동안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유기견은 분양 대상이 된다.
유기동물보호소는 매주 화·금요일 오후 3시 유기견을 무료 분양한다. 그냥 가는 것보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유기견 현황을 확인하고 원하는 개를 미리 정하면 더 빨리 분양받을 수 있다. 신분증과 목줄, 이동 가방을 준비해야 한다.
일반적인 반려견 분양 가격은 종류와 크기별로 10만~80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100만 원을 훌쩍 넘는 반려견도 흔하다. 개를 키우고 싶은데 가격이 부담이었다면 유기견 분양은 좋은 기회다. 중요한 것은 반려견을 맞이하는 마음이다.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마음을 덜 주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분양 신청자에게 반려견을 키우는 마음가짐을 거듭 확인받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 번 버림받은 반려견이 또 버려질 때는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서도 '입양 전 점검표'를 게시해놓았다. △반려동물을 맞이할 환경 준비와 각오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결심 △가족과 합의 △적절한 치료 △경제적 부담 의사 등을 묻고 있다. 분양받기 전에 거듭 확인해야 할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