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우강면에 있는 삽교호 소들섬과 우강평야는 겨울철새들의 생명창고와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한국전력
측은 이곳에 '법과 절차대로'를 주장하며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우강면 주민들은 "소들섬을 야생생물보호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소들섬은 지난 1973년 대규모 지구단위 계획과 농지정리 사업 후 모래가 쌓이면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섬이다.
규모는 17만㎡이다. 1979년 삽교호 방조제가 건설된 이후 조금씩 면적이 넓어졌다. 당진 우강면 주민들은 지난
2019년 9월
이 작은 섬에 소들섬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소들섬은 큰기러기와 가창오리, 흰꼬리수리, 큰고니 등 다양한 보호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충남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다.
당진시는 최근 환경부에 소들섬 야생생물보호구역지정을 위한 자료를 문헌으로 대신해 제출했다. 당진시는
"소들섬을 야생생물 보호구역을 빠르게 지정하겠다"며 문서로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우강 주민들은 문헌이
아닌 사진으로 소들섬의 철새와 야생생물을 수시로 기록하고 있다.
당진에서 활동하는 유광호 사진작가는 소들섬 철탑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 2010년 무렵부터 소들섬을 사진으로 담고 있다.
유광호 작가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0년 전부터 소들섬과 인근의 우강평야를 촬영해 왔다.
소들섬을 중심으로 한 삽교호는 상당히 아름답다"며 "우강 소들 평야가 있는 예당평야는 한국의 2대 평야 중
하나로 꼽힌다. 평야라서 구름이나 하늘도 잘 보인다. 거기에 삽교호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작가는 "겨울에 철새가 왔을 때가 더욱 아름답다"며 "주로 기러기, 가창오리, 청둥오리가 자주 보인다"고 전했다.
소들섬과 야생생물보호구역 지정과 관련해서도 유 작가는 "소들섬을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아름다운
삽교호 소들섬을 송전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우강 주민들과도 촬영 내용을 계속 공유할 생각이다"
라고 말했다.
유 작가가 사진으로 담은 소들섬 및 우강평야의 철새 사진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백번의 말보다 직접 보는 것이
지닌 힘은 크다. 유광호 작가의 동의를 얻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