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분(淳于棼)이라는 사람이
어느날
그의 집 남쪽
커다란 홰나무 아래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그만 잠이 들었다.
잠시 후
보라색 관복을 입은
두 사신이
자신을
데리러 왔다는 것이다.
홰나무 아래 동굴 안으로
정신 없이 따라간
순우분(淳于棼)은
괴안국(槐安國)
국왕의 환대를 받으면서
부마(駙馬)가 되며,
남가군(南柯郡) 지역의
태수와 재상(宰相)까지 오르며
20여년 간의 통치로
여러 자식을 두고
태평성대를 구가하는데...
이웃 나라
침공을 받게 되면서
고통스러운
시기를 겪게 되었고
부인마저
세상을 떠나자
관직을 버리고
환향(還鄕)의 결심을 하는데
깨어보니
모든것이
꿈 이였음을 자각한다.
기억이 너무 생생하여
홰나무 아래 남쪽 가지에
네모난 개미집이 보였고
그 개미집이
남가군(南柯郡)의 형상을
이루고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다시보니
개미집은 흔적없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결국,
인생이라는 것이
남가(南柯)의 꿈 처럼
부질없고
덧없다는 것을 깨닫고
도술에
전념하고 지내다
3년 후에
생을 마감했다.
그 지나간
나의 일갑자(一甲子)가
혹,
남가일몽(南柯一夢)이
아닐런지...
눈에 보이는 것들마다
손에 잡히는 것들마다
입에 들어오는 것들마다
귀에 들어오는 것들마다
지난 일들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저녁 시간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장미꽃이
피어 있는 줄 알았고
손만 뻗으면
무엇이든
품속으로
들어오는 줄만 알았으며,
발만 내딛으면
어디에든
충분히
갈 수 있었다고 믿었는데...
아뿔사!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삶의 질은
훨씬 나아졌을...
금청학자무(琴淸鶴自舞)!
거문고 소리 맑으니
학이 스스로 와서 춤을 추는
세상이 온통
진홍빛으로 보일지 않았을까?
그게 아니였다면
차라리 돌을 가슴에 품고
속삭였어야 했었고,
세상을
돌다리 라고 했다면
두드리고
건너지 못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는...
나의 무지(無知)함을
솔직히 자인하며
나는
또다시
잊혀진 과오(過誤)를
스스로 들추어 내며
안으로 쪼그라들어
또, 죄인(罪人)이 된다.
비위사비(非爲死悲)
노가비야(老可悲也)
죽는 것이
슬픈게 아니라
늙어간다는 것이
더 슬프지는...
기온은 떨어져
따뜻한 것만 찾게 되는
여름으로 가는
저녁 밤
괜한
푸념을 늘어 놓게 된다.
내 마음
나도 모르게...
甲辰年
五月 第二十九天
寓居泗川 灑落堂
律天 ~♥♥
카페 게시글
일반 게시판
꿈 이련가...
律天
추천 0
조회 10
24.05.29 22:45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