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초 청미래덩굴.
어제 산에 오르니 청미래덩굴의 열매가 점점 익어가고 있었다. 여름에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등산로는 풀들이 자라서 길을 가로 막는다. 그 중에 청미래덩굴도 한 몫을 거든다. 청미래덩굴의 가시에 찔려서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마치 나를 잊고 있었느냐고 내게 항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여 오늘은 청미래덩굴을 올려본다.
청미래덩굴은 항암작용이 뛰어난 약재다. 민간에서 위암, 식도암, 간암, 직장암, 자궁암 등의 갖가지 암에 까마중, 부처손, 꾸지뽕나무 등과 함께 달여서 먹고 좋은 효과를 본 사례가 적지 않다. 예전에 간경화 환자와 간암 환자 몇 사람에게 청미래덩굴의 뿌리(토복령)를 달여 먹게 한 적이 있었다. 그 중에서 몇 사람이 완치를 보았다.
청미래덩굴 뿌리는 뛰어난 암치료약이라 할 수 있다. 토복령이라고 부르는데 중국의 토복령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우리와 중국의 약초명이 다를 뿐 약성은 중국의 토복령에 뒤지지 않는다. 동의보감에도 우리식의 약재명이므로 토복령이라 기술했다.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암 치료에 청미래덩굴 뿌리를 흔히 쓴다. 특히 중국에서는 청미래덩굴 뿌리로 알약을 만들어 암환자를 치료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식도암이나 위암, 직장암, 비인암, 자궁경부암에 많이 쓴다.
청미래덩굴 뿌리 생재 500~600g(생재가 아니면 건재 150g)에 물 4~5리터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3시간 이상 달인다. 그런 다음 찌꺼기를 건져내고 돼지비계 30~60g을 넣고 다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4회 나누어 마신다.
돼지비계를 넣는 이유는 위장의 자극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돼지비계를 넣지 않으면 구토가 날 수 있다. 또 청미래덩굴 뿌리는 탄닌성분이 많아서 맛이 떫으므로 속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방사선치료를 많이 받은 환자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청미래덩쿨 뿌리는 급성 백혈병에도 좋다.
청미래덩굴 뿌리 60g, 황기 30g, 만삼, 숙지황 산두근 각 15g, 당귀, 용안육, 백작약, 아교 각 12g, 백화사설초 30g에 물 2되(3.6리터)를 붓고 물이 반이 될 때까지 약불로 달여서 하루 3번 마신다.
식도암에는 신선한 청미래덩굴 500g에 물 1.5kg을 넣고 물이 500g이 될 때가지 약불로 달인 후 찌꺼기를 건져내고 돼지비계 100g을 넣고 다시 그 물이 반이 되게 달여서 하루 3번 복용한다.
위암, 직장암, 비인암, 자궁암 등 갖가지 암에는 청미래덩굴 뿌리 30g, 까마중 50g, 겨우살이 30g, 꾸지뽕나무 30g, 유근피 30g에 물 3.6리터를 붓고 약불로 물이 반이 되게 달여서 수시로 물처럼 마신다.
맛은 달고 쓰고 떫으며 독이 없고 성질은 평하다. 관절염, 화상, 소변불통, 종기, 옹종, 암, 방광염, 근육마비, 치질, 여성의 생리불순, 임질, 매독, 수은중독 등을 치료한다.
감기나 몸살, 신경통 등에 뿌리를 잘게 썰어 말린 것 15~30g을 약불로 달여서 밥먹기 전에 마시고 땀을 흠뻑 내면 대개 거뜬하게 낫는다. 땀을 잘 나게 하고 이뇨작용에 뛰어나다. 또한 혈액을 맑게 하고 백 가지 독을 풀 정도로 해독작용이 뛰어나다.
봄에 어린 새잎을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차를 끓여 복용하면 몸 안의 온갖 독소를 제거한다. 수은이나 납 등 중금속 중독을 치료한다.
청미래덩굴 잎으로 떡을 싸서 두면 오랫동안 두어도 잘 상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경상도 의령이나 함안의 망개떡이 바로 청미래덩쿨로 싸서 만든 떡이다. 망개는 경상도에서 맹감은 전라도에서 청미래덩쿨을 지칭한다. 일본에도 청미래덩굴 잎으로 떡을 싸서 먹는 풍속이 있다.
매독이나 악창, 만성피부염, 수은(납) 중독, 풍습성 관절염, 신장염, 방광염, 소화불량, 잦은 설사, 간염, 간경화증, 지방간 등에 하루 10~30g을 달여 먹는다. 또는 잘게 썰어 말린 청미래덩굴 뿌리 15~30g에 물 1되 정도를 붓고 그 물이 반이 될 때까지 약불로 달여서 하루 3번 뜨겁게 마시고 이불을 덮고 누워서 땀을 흠뻑 낸다. 몸속에 있는 온갖 독소가 땀구멍을 통해 빠져 나와 병이 차츰 낫게 된다.
가을에 빨갛게 익은 열매는 먹어보면 속이 퍼석하게 비어 있어 먹을 것이 별로 없다. 하지만 잘 익은 열매를 까맣게 태워 참기름에 개어 아이의 태독이나 종기, 피부병 등에 바르면 신기하다고 할 만큼 잘 낫는다.
청미래잎은 금연초로 쓸 수 있다. 잎을 담배처럼 말아서 피우거나 잘게 썰어서 담배의 속을 제거하고 그 속에 넣어서 피우면 니코틴 중독에 의한 금단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개 한두 달쯤 청미래잎을 피우면 담배를 완전히 끊을 수 있다.
청미래덩굴은 산에 오르면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요즘 거의 모든 난치병은 수은 같은 중금속 중독과 깊은 연관이 있다. 중금속 중독을 풀어주는 청미래덩굴이 어쩌면 공해(미세먼지)로 인해 병든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약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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