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라톤풀코스를 두번 뛰었습니다.
두번 모두 일철대회였고, 코로나 시대에 일철이 아니었음 풀코스를 뛰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시는 것처럼 어제는 훈련부장님의 지원으로 호공에서 서브3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렸더니 그에 대한 보답은 일철에 하면 된다고 방향을 알려주시네요.
일철에 가입하고 저는 왜 멘토가 없나 했는데 이제야 알겠습니다.
저의 멘토는 훈련부장님이었습니다.
멘토가 너무 훌륭한 분이라 부담스럽지만 잘 해보겠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가 실시 되던 무렵
코로나 공포에 남해대회를 취소하고 나니 2020년은 생활 체육인으로 이룬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춘마 날짜에 맞춰 서브3를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때마침 일철 MVP도전 1차가 끝나 쟁쟁하던 일철의 엘리트들이 한숨 돌릴 시기였으니 2차 MVP에 도전도 하고 훈련도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일철 MVP 2차가 끝나고 나니 체중은 2키로가 줄었지만 몸은 확실히 올라온게 느껴져 남해대회 미련마저 들게 했다. 도전이 6주밖에 남지 않았다. 마라톤을 하기에 월간 마일리지, 스피드, 지구력등 모든게 부족했다. 게다가 MVP 도전에 진이 빠졌는지 쉬고 싶었고 쉬어야했다.
설상가상으로 가을이면 찾아 오는 비염이 축농증이 되어 짧은 훈련에도 회복이 느리고 몸이 무거웠다.
MVP도전에 몸이 감당하기 힘들었는지 비염은 꼬박 한달을 가더니 지난주에는 항생제 부작용으로 설사가 계속되어 지난주 주말 훈련을 쉬게 되었다.
컨디션 난조로 테이퍼링 기간이 길어질수 밖에 없었고 장이 탈이 나서 카보로딩의 전반부 단백질 보급시기는 패스하고 후반기 3일 탄수화물만 했다.
서브3 계획을 들으신 훈련부장님이 지원을 해 주시겠다며 일철레이스로 판을 키워 주셔서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일철레이스 대회 당일.
진짜 춘마도 아닌데 눈을 뜨니 새벽 3시 9분이다. 알람은 4시 반인데..
자리에서 뒤척이다 식사를 하고 호수공원에 도착하니 6시 25분이다.
훈련부장님은 자봉캠프 마무리 단계였고 수윤선배님과 유창철인님이 벌써 한바퀴를 뛰고 들어온다.
오늘 풀코스는 혼자일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바로 웜업을 하고 훈련부장님과 보급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1분 페이스에 맞춰 준비해 주시기로 하고 훈련부장님과 함께 시계를 맞추고 start!
-1회전.물
뭐든지 할 수 있을것 같은 경기 초반 보급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평소 같으면 복대에 파워젤이 있을 텐데... 지금은 급수대에 있으니 시간을 아끼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보급 시점에 파워젤과 물을 동시에 잡는다? 물컵과 쓰레기를 양손에 들고 뛰어야 하나?
젤을 물에 태워 달라 부탁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1키로는 4분 3초로 조금 빼주고 나머지는 페이스보다 2,3초 빠르게 뛰었더니 급수대에 일찍 도착했다.
실수가 또 있었다. 5키로 기준 21분인데, 호공 1회전이 2,3백미터 모자랐으니..
훈련부장님이 당황해 하신다.
완전히 멈춰섰다. 다음 보급으로 파워젤을 물에 태워 달라는 부탁을 하니 아미노바이탈은 태우는게 가능하지만 젤은 들고 짜먹어야 되지 않느냐 하신다.
알겠습니다라고 하고는 바로 달렸다.
-2회전.젤
이번에는 나를 먼저 보시고 컵하나를 들고 주로로 나와 주신다.
파워젤을 물에 태웠다며 ㅎㅎ.
벌컥벌컥 들이키는데 파워젤이 이렇게 맛난 적은 처음이다.
짜먹는 젤은 뻑뻑하고 진득진득해서 목넘김도 안 좋고 입안에 달라 붙는데 이건 꿀맛이다.
빈컵을 손에 쥐고 달린다.
-3회전.물
1회전을 함께한 빈컵을 급수대로 던지고 다 마신 빈컵을 또 손에 들고 뛴다.
-4회전.젤
종이컵을 들고 뛰는 걸 아셨는지 십여미터 앞으로 나오셔서 보급을 해 주시며 컵을 바닥에 버리라 하신다.
그런 수고까지는 안 하시게 하려 했는데... 감동이었다.
-5회전.아탈
하프가 지나 슬슬 피로가 오는 시점이다.
이제는 시간도 잘 맞추신다. 역시 앞으로 나와 컵을 들고 기다려 주고 계신다.
지난 동마 때는 아탈이 기도로 넘어가 기침 꽤나 했고 춘마 때는 혀 아래 쏟아 붙고는 살살 녹이다가 덩어리가 된 아탈을 먹어야 했는데,
물에탄 아탈이라니! 이건 프로선수가 따로 없다.
-6회전.젤
KODA 젤. 코오롱 뉴트리션에 비해 확실히 효과가 좋다.
작년 공구로 구입한 KODA를 다 먹어서 기용형님한테 오늘을 위해 부탁했는데 확실히 든든하다.
공복감이 전혀 없다.
다행히 페이스 유지가 잘 되고 있다.
나중에 알았지만 젤이 물에 잘 안 녹아서 과도로 한참을 저으셨단다... 제가 나쁜놈 입니다 ㅠㅠ.
-7회전.아탈
8회전 보급이 빠져있다는 걸 아시고는 다음 보급을 준비하겠다고 메뉴를 고르라 하신다.
아탈을 외치고 쌩~~
반대편에 귀가 하시는 김용식 선배님이 걸어 오신다. 32키로나 뛰셨단다.
철인 20회 완주의 포스가 느껴진다.
-8회전.아탈
이제 마지막 바퀴다.
팔뚝에 적어놓은 페이스 보다 1분 빠르다.
키로당 430으로 뛰어도 턱쓰리는 가능하다.
일마 급수대 옆 오르막길이 아이유 고개보다 힘들다.
페이스가 뚝 떨어진다.
적당히 타협해서 58분대를 목표로 ~
42.2 키로를 지난다.
100미터를 더 달려 42.3 을 채우고 시계를 멈춘다.
마지막까지 기다려 주신 1인.
훈련부장님과 함께 스타트를 하고 급수대를 지날 때마다 훈련부장님을 찾았는데 마지막에도 ...
가을.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 해마다 10월이면 항상 생각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가을의 전설과 함께 권순태 훈련부장님이~~
첫댓글 감동입니다~ 훈련부장님이 이판이 강석씨 덕분에 준비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나머지 스토리는 여기서 보내요~
출근이라 미리 뛰고 왔는데 끝을보지 못해 아쉬워요.
두분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을의전설 축하드립니다~~
가을의 전설을 일철에서 쓰셨네. 훈부장님과 함께 한 풀코스 섭3 아마 평생 기억에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후배의 진솔한 후기가 내 기억에도 영원히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고생했고 회복 잘 해서 또 다시 주로에서 화이팅 합시다. 섭3 축합니다.
수고했네
가을 전설을 두사람이 함께 쓰셨네 .......일철에만 있는 황제 마라톤 앞으로도 쭈욱 이어지길 .....일철 힘 ...이강석 힘 ...
아이고~~선수본인이 잘하신걸...
너무 과찬입니다.훈련부로서의 본분을 다했을 뿐입니다.수고많았고 회복잘하시길..
호공에서 섭3리 쉽지않은데
잘했구나^^ 회복잘혀~
호수공원에서 썹3는 정말 힘들 것 같은데..수고했네요.. 이제 철인 풀코스만 남았네..문제 없이 하겠지만..
선수와 코치가 한몸이었네요.
썹쓰리 성취, 축하합니다.
가을의 전설을 썼네요.ㅋ
회복도 잘하세요.
이 어메이징한 친구.... 도대체 커서 뭐가 될라구!!!
당신의 전설을 응원합니다.^^
훈련부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혼자서도 잘해요~~!!!
철인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었네
계속해서 멋진모습 보여줘~~~ㅎ
이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도 꾸준히 훈련하고 단련한 사람은 큰 성취를 이루는군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회없다는 핑게로 게을러진 생활을 반성해 봅니다ㅠㅠ
힘든 코로나 시국에도 꾸준히 훈련한 사람은 큰 성취를 이루는군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코로나
핑게로 게을러진 생활을 많이 반성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