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공항을 출발하여 이태리 레오나르드 다빈치 공항에 내려 로마 관광을 시작했다. 시스틴 성당 안 뜰에 있는 미켈란젤로 조각상 앞에서 사진 촬영을 러시아에서 관광 온 한 아주머니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주머니에게서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연한 물질적 이기심에 오염되지 않은 순진한 인간의 심성을 느낄 수 있었다. 시스틴 성당의 천정에 그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성당 정면에 그린 “최후의 심판”을 관람했다. 거대한 그림이었다. 그는 이 불멸의 걸작을 그리면서 눈이 멀어지고 신체구조가 비뚤어질 정도로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즉 천장을 쳐다보고 붓을 놀리다보니 자연히 물감이 그의 얼굴 위로 떨어져 눈과 코로 흘러 들어가는 바람에 목구멍이 상하고 목이 뒤로 구부려 졌을 뿐만 아니라 허리까지 비뚤어졌다고 한다.
종교개혁을 촉발하는 원인 중 하나를 제공한 성 베드로 성당을 구경했다.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공사이다 보니 재원(財源)이 부족해 성경 진리에 어긋나는 면죄부를 발행한 것이 그만 종교개혁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한다. 교황이 집전(執典)하는 가톨릭의 본산(本山)답게 대리석으로 번쩍거리는 대성당 내부는 화려하고 장엄했다. 벽돌로 만든 평범한 서울의 명동성당과 대비되었다.
전차경기장과 콜로세움을 구경하다가 일행 중 한 명이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로마의 전문 소매치기에게 지갑을 뺏길 뻔했다. 아랍계 소매치기 소년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키가 작으니 상대방의 무릎을 타고 올라가 목에 줄로 걸은 지갑에 손을 뻗어 낚아채려고 하자 당사자도 얼굴이 시뻘게지고 목젖이 부풀어 오르며 비명을 지르며 결사적으로 방어를 했다. 그러다가 비명소리에 우리가 몰려들자 소매치기는 재빨리 도망을 가버렸다. 소매치기 아이들은 아랍계 이주민 소년들로서 소매치기의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 그들은 3단계로 나누어 범행을 저지르는데 1단계 최초 전문 탈취 자가 물품을 낚아채 넘기면 2단계에서 물건을 인계받은 발 빠른 자가 다시 신속히 도망하여 3단계 최종 오토바이 전문 도망꾼에게 넘긴다. 그 후에는 종적을 찾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소매치기에게 지갑을 빼앗길 뻔했던 일행 중 한 명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지갑을 바라보면서 콩알만 해졌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의 지갑에 든 돈은 최초의 해외여행 기념으로 직장 동료들과 가족들의 선물을 살 귀중한 돈이었다. 그는 어제 제네바 호텔에서 포르노 비데오를 감상한 철도청 공무원 분이었다. 나는 그가 아마 다른 사람들과 달리 어젯밤 몰래 재미를 본 대가로 그에게 덤벼든 악마의 짓궂은 장난이 아닐까? 하는 익살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첫댓글 흥미로운 글이네요.
감사합니다ㅡ
그 걸작을 사진으로만 봤지만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천장에 이 대작을 그리느라 화가의 목이나 허리에 병이 났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았는데 과연 그랬군요.
유럽의 소매치기는 악명이 높지요.
요즘은 가방 바깥에서 안에 담긴 여권이나 카드를 스캔해서 그 정보를 악용하기도 한대요.
그래서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칼에 안 찢기고 외부 스캔도 방지하는 여행용 가방이 나와서 잘 팔려요.
저는 예전에 바쁘게 살 때는 해외 여행 욕구가 별로 없었고,
연로하신 엄마께서 제가 여러 날 집 비우는 것을 몹시 싫어하셨기에 아예 나갈 생각을 안했는데,
이제 건강상의 우려로 발을 묶이게 되니 갑자기 너무 너무 나가 다니고 싶어요. ㅎㅎ
다저스님 기행문으로 대리 만족합니다. ^^
항아리님 감사합니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은 그만큼 삶에 대한 흥미가 있고 몸이 건강하시다는 증거이고 신호입니다ㅡ 달님은 어떻게 보면 아주 정적인 면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동적인 다이나믹스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시는 것 같습니다ㅡ
그래서 정과 사랑의 에너지를 모든 이들에게 발산하십니다. 그래서 달님을 좋아하는 분들이 주위에 많으시죠ㅡ
받침대와 천장 사이에서 것두 몇 년간을,,,
지독한 형벌이 따로 없을 듯 합니다~~
실로 형극의 시간들이었겠죠~~
맞습니다.불멸의 대작에는 그만한 노력과 고통이 따르죠ㅡ
미켈란젤로는 원래 조각가였는데
화가로서 천지창조 천장화는 감동 그 자체이고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하더군요..
시스티나 성당은 온통 예술 작품으로
그림을 감상하는데만 하루종일 보아도 다 못보겠더군요.ㅎ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의 그림에 그가 그림을 그리게 권유한 교황은 천국의 그리스도 옆에 그려 넣었고 자기가 극도로 싫어한 체세나추기경은 지옥에서 형벌받는 모습으로 그려서 복수했습니다
미켈란젤로에 대해선 많은 일화가 있지요ㆍ 미술사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나이가 들어서 기억이 잊혀지는것도 많아서 작업도 하고 전시도 해야 되지만 이론 공부도 쉬지않고 하고 자료찾고 발표하고 해야 되는데 ᆢ나이가 들어도 할게 넘 많은거 같아요ㆍ공부를 열심히 하고 외국여행은 주로 미술관 위주로 여행 하면서 작품을 보고 있느라면 그작가가 살아있는거 같이 느껴져서 가슴이 막 뛴답니다ㆍ그기쁨과 감동을 느끼기 위해 여행을 가지요ㆍ
그런데 요즈음은 팝송까지 할려니 무척 바쁘게 시간을 보내게 되네요~
다저스님의 글은 읽는 사람들 에게 상식과 미술사 얘기중 한 일부분을 얘기해 주시니 읽는 사람들이 상식이 늘게해 주시고 공부도 되게 해주시니 좋은일 하시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