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3H 피아노로 듣는 우리가곡 세계애창가곡 World's Favorite Songs and Korean Lied...
https://youtube.com/watch?v=PorEuGKCIKU&si=h7s3FBUwX7L9GsSI
~~어떻게 아름답게 늙을 것인가~~
내가 만난 아름다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공통점은
바로 타인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관심이었다.
늘 자기 건강과 자기 안부만 걱정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아니라,
언제나 타인의 안부와 타인의 기분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은
젊은이들에게 존경받을 수밖에 없다.
아흔 살 가까이 살다 가신 외할머니는 스무 명이 넘는 외손자,
외손녀들의 이름과 학교는 물론 학년과 반 번호까지
기억하셨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일곱 명이나 되는 딸들의
안부를 챙기셨고
사위들의 상담까지 도맡으신 분이셨다.
내가 오스트리아에 처음 갔을 때 만난 낯선 할아버지 또한 생명부지의 타인에게 따스한 친절을 베풀어주신
분이었다.
빈에 도착한 후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 나를 본
할아버지는 자신의 승용차로 내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셨다.
길만 알려줘도 고마울텐데...
처음보는 외국인에게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고
친절을 베풀어주신 할아버지 덕분에 나는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마치 도시전체가 나를 따스하게 반겨주는 것 같은
즐거운 착각이 들 정도로.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은 곧 배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곤 한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삶은 늘 똑같은 패턴의 반복일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령 피아니스트이자
최고령 홀로코스트 생존자였던 알리스 헤르츠 좀머는
110세의 나이에도 변함없이 하루 네다섯 시간씩
피아노를 연주했다.
알리스 할머니의 일대기로 화제가 된 백년의 지혜...
에는
그녀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어머니와 남편은 물론
수많은 친지들과 재산까지 다 잃는 끔찍한
고통을 겪고서도,
건강을 유지하고 존경받는 삶을 살았던 비결이 나온다.
알리스 할머니가 영혼의 젊음을 유지했던
첫 번째 비결은 바로 음악...이었다.
나는 유대인이지만 베토벤이 내 종교지요.
그녀는 수용소에서 자신의 목숨과 아들을 지켜준 것도
음악이라고 믿었다.
알리스 할머니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나치 병사는 그너에게 고백했다.
당신의 연주는 매우 아름답고,
어떤 일이 있어도 부인과 아드님은 지켜드리겠다고
말이다.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
똑같은 악보를 연주해도 매번 다른 연주를 해내려는
배움의 열정이 그녀가 혹독한 수용소 생활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준 소중한 원동력이었다.
알리스 할머니를 지켜준 두 번째 비결은 철학...
이었다.
할머니는 100세가 넘어서도 대학에서 강의를 들었다.
책을 읽으셨다.
그녀는 스피노자,
키르케고르,
니체 등 위대한 철학자의 책을 열정적으로 읽으며
교수들을 당횡시키는 도발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저 주어진 지식을 고분고분 받아 적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행동했고 삶을 바꿀 수 있는 철학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이다.
내가 인문학 강연을 할 때도
알리스 할머니처럼 멋진 분들이 찾아오신다.
한 할머니는 내 책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며 사인을
부탁하셨다.
그러면서도 책이 참 재미있는데 너무....
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나와요.
농담도 하시고
수줍은 듯 할머니의 멋진 모습에 나도 환하게 웃으며
말씀드린다.
가끔은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도 오셔서 강의를
열심히 들어주신다.
조용히 강의만 듣고 가지런히 받아쓰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강연이 끝난 후 꼼꼼히 조언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배움의 기쁨...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배운 것을 가르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찾는 것이다.
그저 배워서 나만 기쁜 것이 아니라,
그 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타인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을 더욱 깊이 물기 있게
만들어 준다.
끊임없이 배우고,
끊임없이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축복중 하나가 아닐까.
열심히 배운 지식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그 배움의 결과를 타인과 나눌 수 있는 것이야말로
노년의 무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축복일
것이다.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의 노인...에는 모두가
떠들썩하게 축하해주는 100세의 생일에 양로원에서
도망친 할아버지의 요절복통 모험담이 펼쳐진다.
할아버지는 주는 대로 먹고,
서비스 해주는 대로 만족하며 살다가 삶에 권태를
느낀다.
할아버지의 장수를 ㅈ축하하며 100세의 생일을
야단스럽게 기념해주는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충동적으로 양로원에서 도망친 할아버지는 이런저런
골치 아픈 사건에 연루되자마자 그가 되찾은
양로원의 안락하고 수동적인 삶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것이었다.
동안 메이크업이나 링클케어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삶의 우연을 견더내는
것이야말로 젊음의 증거가 아닐까.
위험을 감수하는 것,
삶의 예측불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젊음의 상징이라는 것을
할아버지는 온몸으로 보여준다
그는 남들이 보살펴주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삶의 가치를 찾아나가는 한 사람의 주체로서
다시 태어난다.
나는 할아버지의 산전수전 공중전이 담긴 모험담을 읽으며 노년에 대한 내 선입견을 벗어 던질 수
있었다.
100세쯤 된다면,
이 세상 ㅇ모든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더 이상 궁금한 건 없어지지 않을까? 라는
내 무의식의 편견이 옳지 않다는 것을,
할아버지는 기쁘게 깨우쳐준다.
나는 이 소설 속 할아버지로부터 배웠다.
100세를 넘긴 할아버지에게도 배워야 할 대상이
있음을.
우리가 죽는 날까지 삶에 대한 배움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젊음의 비결임을.
배움이 꼭 책 속에 있지만은 않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모든 사건,
타인,
사물,
공간이 우리에게 스승이 되어 줄 수 있다.
이제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보다
어떻게 노년을 아름답게 보낼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삶의 의미를 ㅈ찾을 수 없어
권태에 빠져 있다며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인가.
중요한 건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삶의 의미를 지위나 재산 같은 외적인 가치가 아닌,
나 자사의 무한한 가능성에서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
..
제가 아주 좋아하는 여성작가인
정여울님의 책속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