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사가 길례의 옷고름을 풀고

도사가 길례의 옷고름을 풀고 주막집 구석방에는 높다란 두건을 쓰고 수염을 길게 기른 '자칭 도사'라는 늙은이가 점도 처주고 사주팔자도 봐주며 이 집에 오래도록 머물고 있었다. 차림새는 도사를 흉내 내느냐고 나이가 들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십대 중반에 지나지 않는 건장한 남정네다. 가뭄에 콩 나듯이 띄엄띄엄 아낙네들이 점을 보러 오고 술에 취한 손님들이 즉흥적으로 사주팔자를 봐 그럭저럭 푼돈을 벌지만, 주막집 숙식비도 턱없이 부족해 주모에게 돈을 주는 법이 없었다. 젊은 시절에는 꽤 이름난 기생으로 이 남자 저 남자 품에서 콧대 높게 놀았지만, 쉰살이 넘자 물 떨어지고 기교 떨어지고 암튼 서리 맞은 호박꽃이 되어 탁배기를 거르고 국밥을 마는 처량한 신세가 된 주모는 가끔씩 온몸에 벌레가 기듯이 근지러운 밤이면 열일곱 딸아이가 잠든 후 몰래 구석방 도사에게로 갔다. 복채로는 제 몸 간수하기도 힘든 도사는 눈 질끈 감고 늙은 주모를 몇번 눌러 주고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다. 주모의 무남독녀 길례가 혼인날을 받아 놓았다. 주모가 혼수 준비하느라 나룻배를 타고 강 건너 저잣거리로 가고 나자 길례가 점심상을 간단하게 봐 도사의 방문을 두드렸다. 이불을 포개 놓은 방구석에 반쯤 누워 있던 도사가 “길례야, 시집갈 준비는 다 했느냐?” 묻자 “엄마가 하고 있잖아요” ? 길례가 퉁명스럽게 대답을했다. “그건 혼수 준비고 너는 첫날밤 교육을 제대로 받았느냐 이 말이다.” 길례가 눈만 껌벅거리며 “그게 뭔데요?” 하자 도사가 방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네 어미가 그것도 가르쳐 주지 않더냐?”그게 뭔데요?아, 이것아 떡방아 찧는 요령 말이다.  도사가 정좌를 하고 강의를 시작했다. “신부란 모름지기 신랑이 육희(六喜)를 얻도록 해야 하는 법이니라. 즉 여섯가지 기쁨을 줘야 한다 이 말인데. 첫째는 착(窄)이라하여, 옥문을 꼭꼭조여서 양물을 꽉 잡아야 하고, 올커니! 둘째는 온(溫)이라하여, 옥문 안을 따뜻하게 하여 양물이 춥지 않게 해야 하고, 셋째는 요(搖), 라하여 옥문을 오물오물 움직여서 양물을 자근자근 깨물리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하고, ㅋㅋ 넷째는 요본(搖本)이라하여 엉덩이를 좌삼삼 우삼삼 돌려서 남근이 구석구석 찌르도록 해야 하고, 꼴까닥 다섯째는 감창(甘唱)이라하여, 뜨거운 입김으로 숨넘어갈 듯 앓는 소리를 내어 신랑의 감흥을 높여 줘야 하고, 마지막으로 지필(遲畢)이라하여, 거시기를 빨리 끝내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 줄줄 알아야 하는 것이니라.” 알긋냐? 귀를 쫑긋 세워 듣던 길례의 숨소리가 가빠졌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실습을 해 보자꾸나.” 도사가 길례의 옷고름을 풀고 치마끈을 풀자 길례는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통째로 내맡겼다. 도사의 손가락이 길례의 옥문에 닿았을 때 그곳은 벌써 질척거렸다.질척 질척... 주모가 출타했다 하면 길례는 도사 방으로 손살같이 달려가 육희 실습을 받았다. 시월상달이 되어 마침내 길례는 시집을 갔다. 그리고 첫날밤에 신랑은 도망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