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오늘 (2023.2.24)로 벌써 일년이 지났다. 당초 3일만에 우크라이나를 정복하겠다던 러시아 푸틴의 야욕은 일주일 전쟁으로 그리고 3개월 전쟁 그러다가 해를 넘기고 말았다. 그동안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으며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도 망신창이가 되었다. 전쟁은 지리한 공방을 계속하는 선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아나 전쟁에는 당사자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뿐아니라 나토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도 일부 관여하고 있다. 직접 전쟁을 하지 않지만 간접 지원을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국제전이요 세계대전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전쟁은 과연 각국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고 각국은 어떤 성적표를 받고 있을까. 물론 전쟁에 성적표라고 하니 상당히 어색하지만 따져 볼 것은 따져 봄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가장 처참한 성적은 우크라이나이다. 비록 군사력에서 상당히 뒤처지지만 러시아를 맞아 1년을 버틴 것은 놀랄만한 일이라고 군사전문가들은 말한다. 물론 미국과 나토국들의 지원때문이지만 말이다. 우크라이나는 수많은 희생자와 피난민이 발생했다. 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폐허가 된 국토를 어떻게 복구할런지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중 부정부패라는 불미스런 사태가 드러난 것도 아픈 상황이다. 외교력을 발휘못해 무참히 파괴된 국토앞에 우크라 대통령인 젤렌스키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한국전쟁 1년만에 국제적 휴전안이 제시됐지만 무조건 북진만 외치다가 3년 전쟁을 치른 남한의 대통령 이승만이 연상되기도 한다.
러시아의 피해도 상당하다. 당초 푸틴은 우크라를 도울 나토국들에게 에너지로 엄청난 피해를 가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유럽지역이 예상보다 추위가 혹독하지 않아 푸틴이 노린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또한 세계 군사 대국이라는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했고 푸틴의 지도력에도 구멍이 상당히 크게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의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러시아의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가게 될 것이고 재정적자 역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왠만한 제재에 이제 무덤덤해진 푸틴이지만 초조해지고 있는 상황임이 분명해 보인다.푸틴이 자꾸 핵폭탄을 언급하는데서 그의 초조함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최근 모습에서 얼굴 등 몸이 정상이 아님을 볼 때 그의 판단도 냉정하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서방국들이 더욱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돌발적인 핵무기 감행을 할 경우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토국들의 경우는 어떤가. 독일과 프랑스 등 나토 주요국들은 에너지 수급에 큰 애를 먹었다. 하지만 당초 우려했던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우크라이나의 식량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것은 유럽국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이 지금 겪고 있는 동일한 상황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경제에 먹구름이 낀 것도 전세계가 비슷하다. 독일과 유럽 등 유럽국가들에서 군사비 증강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번 전쟁의 여파이다. 한동안 군비증강을 하지 않았던 독일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다시 군사력 증강에 나섰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독일인의 피에는 세계대전의 DNA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어떨까. 중국은 친 러시아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가 불리할 때 조금씩 도움을 주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내놓고 러시아를 지원하지는 않는다. 아주 약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할 경우 패배를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될 것에도 중국은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다. 미국과 나토 그리고 태평양국가들 연합에 저항해 이뤄진 러 중 북한 공산라인 벨트에서 러시아가 무너지면 자칫 중국이 그 뒷감당을 해야하는 처지가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중국입장에서는 러시아가 계속 버텨줬으면 하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는 않을 듯 하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가. 아마 미국은 전쟁초기부터 지금까지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손해볼 일이 전혀 없기때문이다. 러시아가 에너지와 식량 카드를 들어나왔지만 미국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물론 미국도 물가 급등으로 고민스럽지만 버틸만 하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미국은 자고로 전쟁으로 흥하고 전쟁으로 발전하는 나라이다. 창고에 쌓인 재래식 무기들을 대량 방출할 기회를 러시아가 제공한 것이다. 미군의 직접적인 파견도 없으니 국내에서 비판받을 일도 없다. 요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얼굴에 웃음이 흘러 나온다. 1년만에 최고 지지률 4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근 있은 국정연설 즉 미국 자국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메시지와 지지층이 결집한 효과로 보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오히려 군수산업에서는 엄청난 호황을 보이니 미국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바이든이 러시아 우크라 전쟁을 조기에 종료시키기 위해 적극적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그야 말로 꽃놀이패인데 왜 이런 전쟁을 조기 종식하려고 할까. 미국은 지금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쓸고 돈 줍고, 꿩 먹고 알 먹고, 그네타고 이도령 보고 식이다.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켜 미국만 좋은 일 시키는 것 같다. 푸틴이 제 정신으로 계산기를 두드려 본다면 한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2023년 2월 2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