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 네트워킹 전문가 데이비드 버커스 美 오럴로버츠대 교수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마음에 맞는 사람은 친구가 된다. 사람을 만나 친구를 사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성장 과정에서 가꿔 온 인간관계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는다.가까웠던 친구 사이에 사업상 부탁이 오가다 관계가 어긋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개 사람들은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사업 관련 부탁을 하거나 그들을 통해 사업 기회를 찾으려 한다. 오래된 친구와 함께 창업도 많이 한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HP 등 많은 기업은 의기투합한 친구들이 만들었다. 혹여 친구 관계가 망가질까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업 구상을 하거나 관련 기회를 잡는 경우도 있다. 이에 효과적인 네트워킹 비법에 대한 연구와 저서도 다수고, 새로운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최근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Friend of a Friend…: Understanding the Hidden Networks That Can Transform Your Life and Your Career)`라는 책을 낸 미국 오클라호마주 소재 오럴로버츠대(Oral Roberts University) 데이비드 버커스 교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버커스 교수는 친한 친구와 협력해 비즈니스 기회 찾기, 혹은 새로운 사람과 연결해 비즈니스 이득을 보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네트워킹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미 알고 있지만 연락이 뜸한 약한 유대관계(weak ties)의 사람들을 통해 네트워크하는 것이다. 연락을 주고받은 지 오래된 동창, 자주 보지 못하는 예전 직장동료 등이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에 포함된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버커스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하며 이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버커스 교수는 "기존의 네트워킹 비결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현재 있는 네트워킹 비법은 "성공적인 네트워킹을 했던 한두 사람의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킹 비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책을 저술한 동기를 밝혔다. 이어 "개인이 이미 친해진 사람들은 서로 알고 있는 정보가 같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나 정보를 얻는 데에는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하는 버커스 교수와의 일문일답.
― 책을 쓰기 전, 네트워킹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나. 그때도 비즈니스 네트워킹이 효과적이지 않다 여겼나.
▷저서를 집필하기 전에도 소위 말하는 `네트워킹`이 그다지 쓸모 있다 생각하지 않았다. 현재 사람들이 말하는 효율적인 네트워킹 비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두 사람의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비법이라고 하는 것도 도움은 된다. 그러나 이는 본인의 경험과 해당 네트워크 비법의 토대가 비슷했을 때만 효과적이다.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네트워크 비결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개인의 상황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비법을 알리고 싶었다. 고작 한두 사람의 성공적인 네트워킹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비결이 아닌, 모든 네트워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과학적 접근법으로 이뤄진 네트워크 성공 비법을 도출한 것이다.
― 저서에서 비즈니스 기회나 정보를 얻는 효과적인 방법은 알고는 있지만 연락이 뜸했던 약한 유대관계(weak ties)와 연결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거나 일자리를 찾을 때 자신을 잘 알고, 좋아하고, 신뢰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와 친한 사람은 이미 나와 친한 또 다른 사람과도 친분이 있다. 대부분 내 친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나 역시도 알고 있다. 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상황에도 적용된다. 나의 주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기존 네트워크를 통해) 나 역시도 이미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때문에 약한 유대관계, 혹은 관계가 뜸한 사람들과 연락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서로를 이미 알고 있지만 서로에 대해 깊이 알고 있진 않은 사이, 나와는 다른 곳에 있어서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지내는 사람들이 약한 유대관계가 형성된 이들이다. 나와는 다른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정보가 있을 것이다.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 자주 연락하지는 않는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로 무언가가 필요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약한 유대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에게 연락하진 않는다. 정말 급한 일이 생길 때까지 연락을 주저한다. 그렇지만 약한 유대관계의 영향력이 크다면 이들과 정기적으로 연락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교류하면 나 혹은 상대방이 서로의 도움이 필요할 때 힘들어하지 않고 평소에 대화했던 것처럼 도와 달라 이야기할 수 있다.
▷ 데이비드 버커스 교수는… 미국 오럴로버츠대에서 조직커뮤니케이션과 문예창작(writing)을 복수전공했다. 오클라호마대에서 조직문화로 석사 학위를, 리전트대에서 전략적 리더십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부터 오럴로버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 `창조성, 신화를 다시 쓰다(The myths of creativity: The truth about how innovative companies and people generate great ideas)`, 2016년 `경영의 이동(Under new management: How leading companies are upending business as usual)`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저서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Friend of a Friend…: Understanding the Hidden Networks That Can Transform Your Life and Your Career)`를 출간했다.
― 연락이 뜸했던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 다시 교류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이런 교류 측면에서 소셜미디어가 유용하다. 링크트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위챗 등의 소셜미디어를 보면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알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에게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싶어"와 같은 의무적이고 딱딱한 말을 하는 것보다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소식을 보고 무언가를 축하해 주든가 추천해 주는 등 접근하고자 하는 약한 유대관계의 인물과 관련된 일에 대해 얘기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는 기회를 잡는 편이 낫다.
― 한동안 연락을 안 하다가 도움이 필요해서 갑자기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락하는 관계는 얕은 관계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소셜미디어는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도구다. 그러나 단순히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포스트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다는 것으로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소셜미디어보다는 서로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혹은 얼굴을 마주 보는 것으로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쌓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소셜미디어가 대면 만남과 대화의 대체 수단이 될 수 없다. 소셜미디어는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대화를 시작하고 서로 관계를 지속하는 데 뒷받침이 되는 도구다.
―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 대표적 예로 유튜브가 있다.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네트워킹으로 유튜브 사업이 시작됐다. 해당 사람들의 관계에 특별한 점이 있었나.
▷가장 중요한 특성을 꼽자면 자베드 카림(Jawed Karim),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 로로프 보타(Roelof Botha) 등 페이팔을 창업하거나 그곳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 신생 테크놀로지 회사를 설립하거나 투자해 성공한,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 일원들이 나름의 정기적인 모임(semiregular)을 가진 것이다. 유튜브가 탄생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던 바비큐 파티 등의 모임을 만들었다. 또한 그들은 함께 뭉쳐야 하는 이유를 같이 찾았다. 회사일 외에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도 모색했다.
2005년 여름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 몇 명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당시 26세였던 컴퓨터 프로그래머 자베드 카림은 그 자리에서 키스 라보이스 전 페이팔 부사장에게 자신이 작업하고 있던 웹사이트를 보여 줬다. 이를 본 라보이스는 페이팔에서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로 자리를 옮긴 로로프 보타에게 해당 웹사이트에 대해 말했고, 관심이 생긴 보타는 카림을 포함해 해당 웹사이트를 작업하고 있던 사람들과 만났다. 몇 달 후 세쿼이아캐피털은 해당 웹사이트에 350만달러를 투자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웹사이트는 정식 출범했다. 유튜브가 세상에 공개된 순간이었다.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 다시 교류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도움을 구해야 할 때까지 기다렸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 재교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가 다시 연락할 때 순수하게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서 연락하는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연락하는 것인지 안다. 급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목마르기 전에 우물을 파라(You should dig your well before you are thirsty)"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약한 유대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지인들과 더 자주 연락해야 한다. 그래야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혹은 상대방이 도움에 필요할 때 특별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의 대화를 하며 도움을 청할 수 있다.
―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교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외의 방법이 있나.
▷예전에 알았던 사람들과 다시 교류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본인이 상대방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제시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다시 재회한 후 나눈 대화 내용 중에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기사나 조언을 공유하거나 직접 나서서 도움을 줄 수 있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쌓는 데에는 무언가를 베푸는 것(giving)이 굉장히 중요하다. 분명 본인이 도움을 요청할 시간이 온다. 내가 평소 누군가에게 베푸는 사람이었다면 요청하는 도움이 상대방에게 더 잘 받아들여질 것이다. 사람들은 베푸는 사람을 더 돕고 싶어한다.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에게 다가갔는데, 상대방이 관계를 다시 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만약 당신이 다시 교류하고 싶은 사람이 당신과 대화를 나누거나 다시 관계를 쌓고 싶지 않아한다면 가장 좋은 대책은 감정적으로 깊은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이다. 교류 횟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교류 횟수를 줄이면서도 상대방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그를 `재교류할 사람` 명단에서 지워라. 해당 사람에게 이메일이나 전화로 언제든지 상호 간에 연락할 수 있다 말하며 상대방이 나와 다시 관계를 쌓고 싶을 때 연락하라고 얘기하라. 그리고 나와 다시 관계를 쌓고 싶은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서라.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됐다고 하자. 목표 달성 후에도 이 네트워크를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을 통해 나의 목표가 이뤄졌는가?`가 옳은 질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사람은 각기 다르다. 당신에겐 매주 연락하는 사람, 한 달에 한 번 연락하는 사람, 1년에 한 번 연락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당신의 목표는 서로의 인생의 일부가 되고 싶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계속해서 연락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물론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 중 다시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알고는 있지만 연락이 뜸한 사람 중 다시 교류해 도움을 받거나 주게 된다면 돕는 것을 끝으로 곧바로 다시 연락을 안 하는 관계로 돌아가선 안 된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연락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습관과 같다. 정기적으로 하면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습관이다.
―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하는 것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처음부터 좋은 `약한 관계`를 맺어야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보는 사람이 좋은 약한 유대관계(good weak tie)의 사람이 될지는 현실적으로 알 수 없다. 대부분 우리는 `내가 필요한 것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한다. 우리에게 가장 `쓸 만한 사람`이 누군지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약한 유대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또 꽤 오랫동안 교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방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른다.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네트워킹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네트워킹을 잘 하지 못하는 특정한 성격은 없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의 네트워킹은 모두들 할 수 있고, 모두들 배워서 해야 하는 일이다.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교류해 좋은 결과를 본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면.
▷내 커리어와 인생에서 `땡잡았다`고 생각되는 경험들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을 통해 이뤄졌다. 언론과 인터뷰하거나 출판에이전트를 만난 것, 나아가 현재 재직 중인 학교에서 일하게 된 계기까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이 도움을 줬다. 소소하게는 잡지나 신문 기고 요청 역시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을 통해 들어왔다.
▶▶ 데이비드 버커스 교수는…
미국 오럴로버츠대에서 조직커뮤니케이션과 문예창작(writing)을 복수전공했다. 오클라호마대에서 조직문화로 석사 학위를, 리전트대에서 전략적 리더십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부터 오럴로버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 `창조성, 신화를 다시 쓰다(The myths of creativity: The truth about how innovative companies and people generate great ideas)`, 2016년 `경영의 이동(Under new management: How leading companies are upending business as usual)`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저서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Friend of a Friend…: Understanding the Hidden Networks That Can Transform Your Life and Your Career)`를 출간했다.
성장 과정에서 가꿔 온 인간관계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최근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Friend of a Friend…: Understanding the Hidden Networks That Can Transform Your Life and Your Career)`라는 책을 낸 미국 오클라호마주 소재 오럴로버츠대(Oral Roberts University) 데이비드 버커스 교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버커스 교수는 친한 친구와 협력해 비즈니스 기회 찾기, 혹은 새로운 사람과 연결해 비즈니스 이득을 보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네트워킹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미 알고 있지만 연락이 뜸한 약한 유대관계(weak ties)의 사람들을 통해 네트워크하는 것이다. 연락을 주고받은 지 오래된 동창, 자주 보지 못하는 예전 직장동료 등이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에 포함된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버커스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하며 이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버커스 교수는 "기존의 네트워킹 비결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현재 있는 네트워킹 비법은 "성공적인 네트워킹을 했던 한두 사람의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킹 비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책을 저술한 동기를 밝혔다. 이어 "개인이 이미 친해진 사람들은 서로 알고 있는 정보가 같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나 정보를 얻는 데에는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하는 버커스 교수와의 일문일답.
― 책을 쓰기 전, 네트워킹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나. 그때도 비즈니스 네트워킹이 효과적이지 않다 여겼나.
▷저서를 집필하기 전에도 소위 말하는 `네트워킹`이 그다지 쓸모 있다 생각하지 않았다. 현재 사람들이 말하는 효율적인 네트워킹 비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두 사람의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비법이라고 하는 것도 도움은 된다. 그러나 이는 본인의 경험과 해당 네트워크 비법의 토대가 비슷했을 때만 효과적이다.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네트워크 비결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개인의 상황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비법을 알리고 싶었다. 고작 한두 사람의 성공적인 네트워킹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비결이 아닌, 모든 네트워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과학적 접근법으로 이뤄진 네트워크 성공 비법을 도출한 것이다.
― 저서에서 비즈니스 기회나 정보를 얻는 효과적인 방법은 알고는 있지만 연락이 뜸했던 약한 유대관계(weak ties)와 연결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거나 일자리를 찾을 때 자신을 잘 알고, 좋아하고, 신뢰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와 친한 사람은 이미 나와 친한 또 다른 사람과도 친분이 있다. 대부분 내 친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나 역시도 알고 있다. 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상황에도 적용된다. 나의 주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기존 네트워크를 통해) 나 역시도 이미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때문에 약한 유대관계, 혹은 관계가 뜸한 사람들과 연락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서로를 이미 알고 있지만 서로에 대해 깊이 알고 있진 않은 사이, 나와는 다른 곳에 있어서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지내는 사람들이 약한 유대관계가 형성된 이들이다. 나와는 다른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정보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로 무언가가 필요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약한 유대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에게 연락하진 않는다. 정말 급한 일이 생길 때까지 연락을 주저한다. 그렇지만 약한 유대관계의 영향력이 크다면 이들과 정기적으로 연락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교류하면 나 혹은 상대방이 서로의 도움이 필요할 때 힘들어하지 않고 평소에 대화했던 것처럼 도와 달라 이야기할 수 있다.
▷ 데이비드 버커스 교수는… 미국 오럴로버츠대에서 조직커뮤니케이션과 문예창작(writing)을 복수전공했다. 오클라호마대에서 조직문화로 석사 학위를, 리전트대에서 전략적 리더십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부터 오럴로버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 `창조성, 신화를 다시 쓰다(The myths of creativity: The truth about how innovative companies and people generate great ideas)`, 2016년 `경영의 이동(Under new management: How leading companies are upending business as usual)`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저서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Friend of a Friend…: Understanding the Hidden Networks That Can Transform Your Life and Your Career)`를 출간했다.
― 연락이 뜸했던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 다시 교류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이런 교류 측면에서 소셜미디어가 유용하다. 링크트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위챗 등의 소셜미디어를 보면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알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에게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싶어"와 같은 의무적이고 딱딱한 말을 하는 것보다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소식을 보고 무언가를 축하해 주든가 추천해 주는 등 접근하고자 하는 약한 유대관계의 인물과 관련된 일에 대해 얘기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는 기회를 잡는 편이 낫다.
― 한동안 연락을 안 하다가 도움이 필요해서 갑자기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락하는 관계는 얕은 관계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소셜미디어는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도구다. 그러나 단순히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포스트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다는 것으로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소셜미디어보다는 서로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혹은 얼굴을 마주 보는 것으로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쌓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소셜미디어가 대면 만남과 대화의 대체 수단이 될 수 없다. 소셜미디어는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대화를 시작하고 서로 관계를 지속하는 데 뒷받침이 되는 도구다.
―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 대표적 예로 유튜브가 있다.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네트워킹으로 유튜브 사업이 시작됐다. 해당 사람들의 관계에 특별한 점이 있었나.
▷가장 중요한 특성을 꼽자면 자베드 카림(Jawed Karim),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 로로프 보타(Roelof Botha) 등 페이팔을 창업하거나 그곳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 신생 테크놀로지 회사를 설립하거나 투자해 성공한,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 일원들이 나름의 정기적인 모임(semiregular)을 가진 것이다. 유튜브가 탄생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던 바비큐 파티 등의 모임을 만들었다. 또한 그들은 함께 뭉쳐야 하는 이유를 같이 찾았다. 회사일 외에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도 모색했다.
2005년 여름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 몇 명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당시 26세였던 컴퓨터 프로그래머 자베드 카림은 그 자리에서 키스 라보이스 전 페이팔 부사장에게 자신이 작업하고 있던 웹사이트를 보여 줬다. 이를 본 라보이스는 페이팔에서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로 자리를 옮긴 로로프 보타에게 해당 웹사이트에 대해 말했고, 관심이 생긴 보타는 카림을 포함해 해당 웹사이트를 작업하고 있던 사람들과 만났다. 몇 달 후 세쿼이아캐피털은 해당 웹사이트에 350만달러를 투자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웹사이트는 정식 출범했다. 유튜브가 세상에 공개된 순간이었다.
▷어떤 도움을 구해야 할 때까지 기다렸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 재교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가 다시 연락할 때 순수하게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서 연락하는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연락하는 것인지 안다. 급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목마르기 전에 우물을 파라(You should dig your well before you are thirsty)"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약한 유대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지인들과 더 자주 연락해야 한다. 그래야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혹은 상대방이 도움에 필요할 때 특별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의 대화를 하며 도움을 청할 수 있다.
―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교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외의 방법이 있나.
▷예전에 알았던 사람들과 다시 교류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본인이 상대방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제시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다시 재회한 후 나눈 대화 내용 중에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기사나 조언을 공유하거나 직접 나서서 도움을 줄 수 있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쌓는 데에는 무언가를 베푸는 것(giving)이 굉장히 중요하다. 분명 본인이 도움을 요청할 시간이 온다. 내가 평소 누군가에게 베푸는 사람이었다면 요청하는 도움이 상대방에게 더 잘 받아들여질 것이다. 사람들은 베푸는 사람을 더 돕고 싶어한다.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에게 다가갔는데, 상대방이 관계를 다시 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만약 당신이 다시 교류하고 싶은 사람이 당신과 대화를 나누거나 다시 관계를 쌓고 싶지 않아한다면 가장 좋은 대책은 감정적으로 깊은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이다. 교류 횟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교류 횟수를 줄이면서도 상대방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그를 `재교류할 사람` 명단에서 지워라. 해당 사람에게 이메일이나 전화로 언제든지 상호 간에 연락할 수 있다 말하며 상대방이 나와 다시 관계를 쌓고 싶을 때 연락하라고 얘기하라. 그리고 나와 다시 관계를 쌓고 싶은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서라.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됐다고 하자. 목표 달성 후에도 이 네트워크를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을 통해 나의 목표가 이뤄졌는가?`가 옳은 질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사람은 각기 다르다. 당신에겐 매주 연락하는 사람, 한 달에 한 번 연락하는 사람, 1년에 한 번 연락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당신의 목표는 서로의 인생의 일부가 되고 싶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계속해서 연락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물론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 중 다시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알고는 있지만 연락이 뜸한 사람 중 다시 교류해 도움을 받거나 주게 된다면 돕는 것을 끝으로 곧바로 다시 연락을 안 하는 관계로 돌아가선 안 된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연락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습관과 같다. 정기적으로 하면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습관이다.
―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하는 것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처음부터 좋은 `약한 관계`를 맺어야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보는 사람이 좋은 약한 유대관계(good weak tie)의 사람이 될지는 현실적으로 알 수 없다. 대부분 우리는 `내가 필요한 것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한다. 우리에게 가장 `쓸 만한 사람`이 누군지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약한 유대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또 꽤 오랫동안 교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방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른다.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네트워킹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네트워킹을 잘 하지 못하는 특정한 성격은 없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의 네트워킹은 모두들 할 수 있고, 모두들 배워서 해야 하는 일이다.
―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 다시 교류해 좋은 결과를 본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면.
▷내 커리어와 인생에서 `땡잡았다`고 생각되는 경험들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을 통해 이뤄졌다. 언론과 인터뷰하거나 출판에이전트를 만난 것, 나아가 현재 재직 중인 학교에서 일하게 된 계기까지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이 도움을 줬다. 소소하게는 잡지나 신문 기고 요청 역시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을 통해 들어왔다.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 데이비드 버커스 교수는…
미국 오럴로버츠대에서 조직커뮤니케이션과 문예창작(writing)을 복수전공했다. 오클라호마대에서 조직문화로 석사 학위를, 리전트대에서 전략적 리더십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부터 오럴로버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 `창조성, 신화를 다시 쓰다(The myths of creativity: The truth about how innovative companies and people generate great ideas)`, 2016년 `경영의 이동(Under new management: How leading companies are upending business as usual)`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저서 `친구의 친구와 네트워킹 하라(Friend of a Friend…: Understanding the Hidden Networks That Can Transform Your Life and Your Career)`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