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이 타격 순위표에 규정타석에 든 전 선수를 매일 게재하자 ‘멘도사 라인’이라는 용어가 새삼 야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멘도사 라인(Mendoza line)’은 규정타석을 넘긴 타자 중 타율이 2할 언저리에 있는 타자를 상징하는 용어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9년간(1974~1982년) 활약한 마리오 멘도사라는 유격수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그는 1974년 피츠버그에서 데뷔해 시애틀과 텍사스에서 마지막 4년을 보내며 통산타율 0.215를 기록했다.
이 용어의 의미에 대해서는 ‘타율 0.200 안팎의 타자’와 ‘타율 0.215 안팎의 타자’로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 미국의 유력 스포츠 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는 ‘타율 2할 언저리에 있는 타자’라고 주장한다. 요즘 들어서는 ‘규정타석에 든 선수 중 최하위 선수’를 지칭하는 말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강타자 조지 브렛(1973~1993년)은 “일요일자 신문을 볼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누가 멘도사 라인 아래에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멘도사 라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배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시 일요일 신문에만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에 든 모든 선수의 성적이 실렸는데 멘도사가 항상 2할 언저리의 타율로 타격순위 밑바닥에 고정돼 있다시피하자 브렛은 멘도사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를 찾아보는 일이 더 재미있었다고 한다. 멘도사는 은퇴 후 90년대 초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애너하임 전신)의 타격 인스트럭터까지 지냈다.
한편 역대 메이저리그 선수 중 멘도사라는 이름으로 활약한 선수는 모두 5명이다. 그중 타자는 세 명인데 모두 별볼일 없는 성적만 남긴 것도 흥미롭다. 미니 멘도사는 1970년(미네소타) 0.188의 타율을 기록한 뒤 사라졌고, 카를로스 멘도사는 97년(뉴욕 메츠)과 2000년(미네소타) 2년간 뛰며 통산타율 0.181을 기록했다. 그나마 마리오 멘도사는 통산 0.215의 타율을 남겼으니 멘도사 중의 지존이라 할 만하다.
투수 중에서는 1979년 휴스턴에서 1이닝을 던진 게 전부인 마이크 멘도사와 통산 57승을 올리고 있는 현역선수인 라미로 멘도사(보스턴)가 있다.
이재국기자 keystone@